선수와 지도자가 짜고 팀을 배신, 홍콩 강타한 홍콩 축구 승부조작 사건

김태석 기자 2023. 5. 17.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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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슈퍼리그에서 촉발된 승부조작 사건이 이제 홍콩으로 번지고 있다.

홍콩 부패방지위원회(ICAC)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어 2022-2023 홍콩 리그1에서 빚어진 대규모 승부조작 사건에 대한 전말을 소상하게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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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중국 슈퍼리그에서 촉발된 승부조작 사건이 이제 홍콩으로 번지고 있다.

홍콩 부패방지위원회(ICAC)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어 2022-2023 홍콩 리그1에서 빚어진 대규모 승부조작 사건에 대한 전말을 소상하게 공개했다. ICAC는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지도자 1명, 선수 11명 등 총 23명에 달하는 관련자들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ICAC는 승부조작이 빚어진 클럽이 어느 팀인지 알리지 않았으나, 많은 현지 홍콩 매체들은 홍콩 FC를 지목하고 있다.

중국 매체 <체단주보>에 의하면 홍콩 FC가 2022-2023시즌에 소화한 18경기에서 수상한 정황이 많았다고 한다. 량싱잉 ICAC 사무국장은 지난 1년 동안 승부조작 관련 증거를 수집하고 해당 팀의 성적에 대해 세심하게 예의주시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해당 팀은 단순하면서도 지능적으로 승부조작을 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들이 수동적으로 뛰게끔 전술을 수정해 약팀에 패하는 일을 만드는가 하면, 경기 전에는 외부 베팅 사이트를 통해 수익을 냈다. 경기 중 베팅 현황을 보고 전술을 바꾸는 일도 있었다.

남들은 알아볼 수 없는 사인도 피치 위에서 오간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이 경기 전에 지도자들에게 승부조작과 관련한 지시를 전달했고, 경기장 내에 있는 외부 불법 베터들이 사전에 약속된 몸짓으로 선수 혹은 지도자와 의사를 주고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과장된 몸짓이나 언행을 사용하거나, 몸을 구리거나, 양말을 경기 도중에 끌어올리거나, 쓰고 있는 모자를 벗는 등의 행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승부조작에 연루된 팀은 경기 결과에 따라 선수들에게 수당을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의하면 각 선수는 경기당 최소 수천 위안에서 최대 수만 위안의 돈을 받았다. 심지어 몇몇 선수들은 승부조작 경기에 따로 베팅까지 걸어 수 배의 수익을 더 올리기도 했다.

줘지신 홍콩 독립 반부패 위원회 사무국 수석은 지도자와 선수들이 외부 승부조작 세력과 결탁한 케이스라며 클럽은 완전한 피해자라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이 승부조작으로 혜택을 받은 반면 팀은 손 해를 봤다. 구단의 명성에도 악영향이 있었다. 조사 과정을 통해 구단 운영진은 이번 승부조작과 관련해 전혀 해당 사실을 알지 못했고, 팀이 이런 식으로 경기하는 걸 원치 않았다. 구단 운영진이 큰 피해자"라고 말했다.

베이준치 홍콩축구협회(HKFA) 회장은 "협회에서 리그 내 모든 팀들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하위권, 혹은 하위리그에서 승부조작이 이뤄지고 있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일부 사건과 관련한 증거 수집은 협회의 권한으로서는 한계가 있다. 배후를 밝히기 위해 ICAC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공식 견해를 밝혔다.

한편 최근 종료된 2022-2023 홍콩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데얀과 김신욱이 속해 있는 키치 SC가 정상에 올랐다. 문제가 된 홍콩 FC는 18전 7승 5무 6패로 6위에 랭크됐다. 홍콩 프리미어리그는 총 열 개 팀이 각축을 벌이는 체제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홍콩 FC 소셜 미디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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