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은 임창정 억울함에 동조할 마음이 없다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윤지혜 칼럼 2023. 5. 17. 08: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누구나 마찬가지일 터. 투자를 했는데 이익이 크게 난다, 그것이 누가 봐도 비정상적인 결과라 해도, 우선 운이 좋았다고만 믿고 싶겠다.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이익을 내는 게 최대의 선이 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상적이든 비정상적이든, 돈만 많이 벌 수 있다면 무슨 상관이겠나. 안타깝게도 이때의 우리는 그 반대 상황이 올 가능성을 예감하지 못한다, 아니 않는다.

지난 24일,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이하 ‘SG’)을 통해 서울가스, 삼천리, 선광, 다우데이타 등 8개 종목 매물이 대량으로 쏟아지며 해당 기업의 주가가 폭락한다. 일명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로, 정도를 벗어난 행보와 그에 따른 걷잡을 수 없는 피해를 양산하여 주가 조작 세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 검찰과 금융당국이 공동 수사에 나섰으며 현재 핵심 세력으로 추정되는 일당이 구속된 상태다.

이들은 투자자 명의 휴대폰으로 주식을 사고팔며 주가를 끌어올리는 통정거래 방식을 통해 시세를 조종하여 거액의 이익을 거둔 혐의를 받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8개 종목에 투자한 사람 중에 배우 겸 가수 ‘임창정’을 비롯하여 여러 유명 인사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임창정이 억울함 가득한 목소리로 읍소한 바에 따르면, 이번 급락 사태로 그가 입은 손실액만 따져보아도 수십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하지만 대중이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으며 그의 억울함에 동조할 마음 또한 전혀 없어 보인다. 그도 그럴 수밖에. 임창정이 해당 사태의 핵심 세력 중 하나로 지목된 인물과 엔터 사업을 함께 하기도 했고, 주가조작 일당이 주최한 관련 투자자 모임에 참석했다거나 그들이 운영하는 방송 채널에 출연했다는 등의 행적이 알려지면서 임창정 또한 가담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즉, 비정상이라 보아도 될 만큼 크나큰 수익을 올릴 때는 아무 소리 없다가 범법 행위라는 사실이 탄로 날 위기에 처하고 막대한 손실까지 입게 되자, 발을 빼고 피해자로 돌아선 게 아니냐는 반문이다. 물론 임창정은 결백을 주장하며 자신 또한 피해자임을 호소하고 있지만, 그가 만든 프랜차이즈에선 그의 이름이 빠지고 그가 직접 참여하여 만든 제품인 소주 ‘소주한잔’은 판매가 중단될 예정이다. 공연 및 행사업계에서도 손절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으니, 여론은 부정적인 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져 있음을 의미한다.

대중이 그동안 임창정에게 짙은 호감을 느끼고 그의 행보를 지지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소주 한 잔’의 구성진 음색처럼 가식 없고 진실한 모습, 유쾌하고 성실한 태도 등에서 비롯된 신뢰감이 있었다. 그러니 그 또한 뒤에서 편법을 써서 큰돈을 쫓고 있었다는, 그러한 사람들과 별다른 바 없었다는 사실은 충격을 넘어 일종의 배신감을 안기는 것일 터. 아직 진위가 밝혀지지 않은 논란이라 하더라도 대중의 시선은 날카로울 수밖에 없다.

물론 누구나 임창정과 같은 상황에 놓인다면, 눈앞에 황금알이 있는데 마다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것이 비도덕적인 지점을 통과한 비정상적인 결과물이라 할지라도, 그 과정에서 조금의 이상함이 느껴졌을지라도 순간 눈을 감고 싶을 것이다. 그러니 임창정의 눈을 감은 욕망만큼은, 누구도 마음 편히 비난하긴 쉽지 않다. 문제는 그가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좋은 영향력을 끼칠 책임이 있는 스타라는 데 있다.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의 핵심 세력이 작업한 방식이 바로, 그러한 신뢰감을 활용하는 것이었으니까. 누구나 알 만하고 신뢰할 만한 인물을 끌어들여, 사람들로 하여금 저 사람이 했다면 나도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갖도록 만들었다. 무지에서 비롯되었든 혹은 조금이라도 의도가 있었든, 눈앞에 이익에 눈이 멀어 자신의 영향력이 악용되며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는지도 몰랐던 죄목은 분명하다. 대중의 비난 세례는 그에 관한 대가로, 금융당국의 조사 결과와 상관없이 최대한 달게 치러야 하겠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임창정 개인SNS, DB]

임창정 | 주가조작



[ Copyright ⓒ * 세계속에 新한류를 * 연예전문 온라인미디어 티브이데일리 (www.tvdaily.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Copyright © 티브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