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머스크도 오싹했나?...돈 아깝다더니 테슬라 광고 나선 까닭

테슬라 2023 연례 주주총회
경기 침체 조짐에 테슬라도 광고
사이버트럭 연간 25~50만대 인도
RV 캠핑카로 자유자재로 전환 가능
“휴머노이드는 테슬라의 궁극적 가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023년5월16일 연례주주총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출처=테슬라 유튜브)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광고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전격 철회했다. 머스크는 “광고 비용이 아깝다. 차라리 그 예산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하겠다”고 줄곧 공언했는데,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자 태도를 바꾼 것이다.

16일(현지 시각) 일론 머스크 CEO는 연례 주주 총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테슬라는 더 많은 차량을 판매하고자 광고하겠다는 생각에 대해 항상 열려 있다”면서 “테슬라는 앞으로 약간의 광고를 시도하고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그동안 광고를 지출하는 자동차 회사를 상대로 조롱을 한 바 있다. 심지어 그는 2019년 트위터를 통해 “나는 광고를 증오한다”고 적기도 했다.

테슬라는 그동안 광고 대신 머스크 개인의 홍보 능력에 전적으로 의존했다. 머스크는 1억4000만명에 달하는 트위터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고 팔로워를 상대로 다양한 판촉을 진행한 바 있다.

이 같은 극적인 변화에 대해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수석분석가는 “전기차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테슬라가 극적으로 바뀌었다”고 논평했다.

이처럼 머스크가 광고에 대한 견해를 극적으로 바꾼 까닭은 경기 침체 조짐 때문이다. S&P 글로벌 모빌리티에 따르면, 미국인의 신차 사용 연한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2003년 9.7년에서 2023년 현재 12.5년으로 증가했다. 또 미국내 등록 승용차의 숫자 역시 1978년 이후 최저치인 1억대 미만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토드 캄파우 S&P 글로벌 모빌리티 이사는 “경기 침체 조짐에 휘발유 자동차에서 전기 자동차로 전환이 더뎌질 수 있다”면서 “휘발유 차량이 도로에서 사라지려면 적어도 2050년은 넘어야 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테슬라가 연례주주총회에서 밝힌 주요 전기차 메이커의 판매대수 (출처=테슬라 유튜브)

머스크 역시 이러한 흐름을 염려했다. 그는 “경제가 앞으로 12개월 후에 회복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픽업트럭 시장이 성장하는 것에 대비해, 올해 첫 사이버트럭을 인도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는 “생산이 시작되면 연간 25만~50만대를 인도할 수 있다”면서 “나 역시 매일 사이버트럭을 몰겠다”고 선언했다. 또 해당 픽업트럭에 대해선 RV(레저차량·Recreational Vehicle)나 캠핑카로도 전환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선 함구했다. 또 스포츠 차량인 새로운 로드스터에 대해선 이르면 2024년 생산에 돌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 인공일반지능에 대한 위협 △ 휴머노이드 로봇의 개발 과정 △ 코발트 공급망에 대한 감시 △ 트위터의 미래에 관해 설명했다.

머스크는 “테슬라가 코발트를 조달하는 과정에서 해당 광산업체가 아동에 노동시켰는지 여부를 제3자 감사를 통해 확인하겠다”면서 “아주 작은 소량의 코발트라도 아동 노동 착취가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국가별 코발트 점유율은 콩고민주공화국(73%)과 인도네시아(5%)가 절대적이다. 특히 콩고민주공화국의 물량 상당수는 중국으로 수출되며, 중국은 콩고 코발트 광산의 약 70%를 소유하고 있다. 머스크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 정부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노동부는 2022년 보고서에서 중국의 리튬철 배터리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아동노동으로 채굴한 코발트를 사용한다며 ‘아동노동 또는 강제노역으로 생산한 제품’ 목록에 반영한 바 있다.

또 그는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인 옵티머스(Optimus)에 대해선 “테슬라의 고급 운전자 지원 시스템을 구현하는 데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종류의 소프트웨어를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궁극적으로 테슬라의 장기적 가치 대다수는 로봇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스스로 학습하고 스스로 경제 활동을 수행하는 궁극의 인공지능인 인공일반지능이 출현할지를 묻는 말에 대해선 “테슬라는 앞으로 인공일반지능 출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테슬라는 지금까지 나온 인공지능 가운데 가장 발전된 인공지능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한 질문자가 테슬라에서 은퇴한다는 루머가 있다고 묻자 “그렇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0.1% 상승한 166.52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서부시각 오후 4시30분 현재 1.1% 상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