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 2차 밤샘조사 마감..경찰 구속영장 신청할까[종합]

"내가 할수 있는 말들 했다..심려 끼쳐 죄송"

[스타뉴스 | 윤상근 기자]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마약 상습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서 소환 조사를 마친 후 건물을 나서고 있다. 2023.5.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5종의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입건된 배우 유아인이 우여곡절 끝에 자신의 2번째 경찰 조사를 마쳤다. 밤샘 조사를 거친 경찰이 유아인의 이번 혐의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리게 될 지 주목된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16일 오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유아인을 상대로 2차 소환 조사를 마쳤다. 경찰은 이와 함께 유아인과 미국 여행에 동행했던 미대 출신 작가 A씨도 불러 역시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유아인의 이번 경찰 소환은 지난 3월 27일 이후 2번째였다. 유아인은 지난 11일 2차 소환 조사를 받을 계획이었으나 수많은 취재진을 보고 다시 발걸음을 돌리며 논란을 빚었다. 유아인의 법률대리를 맡은 법률사무소 인피니티는 "변호인은 이미 일정이 공개된 상황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비공개 소환의 원칙에 맞도록 다른 경로로의 출입 등 가능한 조처를 하여 줄 것을 요청했으나 경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마치 유아인이 단지 취재진을 이유로 출석을 거부하는 것처럼 왜곡된 기사가 보도되고 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경찰 조사에 성실히 응하지 않는 듯한 유아인의 이번 행보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다.

이와 관련,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관계자가 15일 "유아인의 소환 일자나 시기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공개할 수 없다. 출석 일자가 조율되지 않으면 당연히 (체포)해야 할 것"이라며 체포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고, 이를 의식한 것인지 유아인은 하루 만에 자신의 2번째 소환 조사에 응했고,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내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라고 짧게 밝혔다.

경찰은 유아인이 대마, 프로포폴, 코카인, 케타민 등 4종의 마약류를 투약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의료기록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을 의료 이외 목적으로 처방받은 정황도 포착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또한 유아인의 마약 투약을 돕거나 직접 투약한 혐의(마약류 관리법 위반)로 유아인 주변 인물 4명을 입건, 참고인 신분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한 상태다. 이들 4명은 평소 유아인과 친분이 두터운 미대 출신 작가와 유명 유튜버 등으로 알려지고 있다.

약 21시간에 걸친 밤샘 조사를 마친 유아인은 17일 오전 6시 26분께 경찰청사를 나오며 취재진을 향해 "내가 할 수 있는 말들을 했다.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밝히고 곧바로 준비된 차량에 탑승했다.

마약류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이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03.27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유아인은 앞서 1차 소환 조사 당시 "불미스러운 일로 이런 자리에 서서 그동안 저를 사랑해주신 많은 분들께 큰 실망하게 하게 된 점 깊이 반성한다"라며 "수사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내용들을 직접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지만, 개인적으로 저의 일탈 행위들이 누구에게도 손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자기 합리화 속에서 잘못된 늪에 빠져있던 것 같다. 그런 저를 보시기 많이 불편하시겠지만 저는 그런 순간들을 통해 그동안 제가 살아보지 못한 더 건강한 순간들을 살 기회로 삼고 싶다. 실망하게 해 정말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유아인이 투약한 마약류의 종류가 많고 혐의를 대부분 부인하는 점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유아인의 다음 행보가 어떻게 될지 주목된다.

윤상근 기자 sgy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