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정희 "故서세원 빈소 지킨 딸 서동주, 내가 할 일 다 해" [★FULL인터뷰]

윤성열 기자 2023. 5. 1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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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윤성열 기자]
서정희(왼쪽)와 故서세원 /사진=스타뉴스
"많이 힘들고 속상했어요."

개그맨 고(故) 서세원이 사망한 지 한 달 가까이 시간이 흘렀다. 고 서세원은 지난달 20일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병원에서 링거를 맞던 중 심정지로 사망했다. 향년 67세. 전 아내인 방송인 겸 모델 서정희는 그동안 애써 슬픔을 삼켰다. 비록 부부의 연은 이혼으로 끝이 났지만, 그래도 둘은 32년의 세월을 함께 보낸 사이다.

서정희는 16일 스타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괜히 '내가 옆에 있었으면 안 죽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연민이 느껴졌다"며 "비록 남이 됐지만 32년을 같이 산 남편이고, 아이들의 아빠인데 안 그렇겠나"고 전 남편의 사망 후 힘들었던 마음을 털어놨다. 서정희가 고 서세원의 사망에 대한 심경을 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혼 후에도 매일같이 고 서세원이 잘 살길 바라며 기도했다는 서정희는 "'여기까지가 내 몫인가 보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세원 씨를 위해 하루도 빼지 않고 기도했어요. 예전엔 미련이 있어서 기도했을 거예요. '남편이 회개하고 돌아오면, 혹은 아프고 힘들어지면 어떻게 하나. 그러면 받아줘야 하지 않나' 생각했죠. 이제는 그의 아내와 자녀를 위해서 기도해요. (그들이) 더 열심히 살고 힘든 자를 돕기를 응원합니다."

서정희(왼쪽)와 故 서세원 /사진=스타뉴스
서정희는 1983년 고 서세원과 결혼해 딸 서동주와 아들 서종우(개명 전 서동천)를 얻었다. 이들은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로 알려졌지만, 2014년 고 서세원의 가정 폭력이 드러나면서 파경을 맞았다. 고 서세원은 그해 서정희를 폭행한 혐의로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으면서 파경을 맞았고, 이듬해 둘은 협의 이혼했다. 이후 고 서세원은 2016년 23세 연하 해금연주자와 재혼해 딸을 낳았다.

서정희는 고 서세원 사망 후 쏟아진 '가짜뉴스'에 대한 피해를 호소하기도 했다. 서정희와 그의 아들 서종우가 빈소를 찾았다는 근거 없는 루머가 퍼진 것.

서정희는 "가장 속상한 게 가짜뉴스다"며 "'어떻게 이렇게까지 가짜뉴스가 많을 수가 있을까' 깜짝 놀랐다. 빈소에는 근처도 못 갔다. 이제 남이니까 가고 싶어도 못 가는 거다. (재혼녀와 그의 딸이 있는데) 예의를 지켜야 한다. 난 장지가 어딘지도 모르고 말해주는 사람도 없다. 내 아들과 며느리도 (빈소에) 간 적이 없다"고 말했다.
"故서세원, 마음서 떠나보내..애들과 관계 회복 못해 아쉬워"
서동주(왼쪽)와 서정희 /사진=서정희
딸서동주는 모친 서정희와 이혼 후 새 가정을 꾸린 부친 서세원과 절연했다고 밝혔지만, 상주로서 마지막까지 부친의 곁을 지켰다. 이에 서정희는 "동주가 너무 애썼다"며 "너무 든든하다. 내가 할 일을 다 해줘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며 딸 서동주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서정희는 또한 "이제 서세원씨는 잘 가게끔 보내주고, 남은 식구들(재혼녀와 딸)이 잘살아야 한다. 내가 더 열심히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 내가 할 일이 뭐가 있겠나. 이제는 내 마음에서 떠나보냈다. 다만 아이들과 관계가 회복됐다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못했던 게 아쉽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나타냈다.

서정희는 고인의 장례 절차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유족들은 고 서세원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한국으로 시신을 옮겨 부검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캄보디아 현지 사정이 여의찮아 화장을 결정했다. 서동주는 한국과 캄보디아에 오가며 사인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화장식에도 참석해 현지 교민들과 함께 환송 예배를 드리며 고인을 애도했다.

서정희는 "(서)동주도 답답할 거다. 유족이지만 유족으로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가 정한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 하물며 장례 병원도 우리가 정한 게 아니다. 그렇지만 (동주는) 자녀로서 예의를 지키고, 현 가정을 존중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금쪽상담소' 출연은 내게 '틀 깨기', 변화하고 싶어"
/사진='오은영의 금쪽상담소' 방송 화면
서정희는 지난 12일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이하 '금쪽상담소')에 출연해 관심을 모았다. 촬영은 고 서세원의 사망 전 진행됐다. 이에 제작진은 방송 시기를 놓고 깊이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정희는 "서세원 씨가 녹화 이후 갑자기 돌아가시는 바람에 어떻게 방송에 나올지 걱정이 됐다"면서도 "'(제작진이) 알아서 잘 판단해서 하겠지' 생각했고, (고 서세원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크게 신경 쓸 마음의 여유는 없었다"고 털어놨다.

방송에는 고 서세원과의 결혼 생활에 대해 "자존감이 내려갔고 숨고 싶고 여러 마음이 들었다. 그 힘든 동아줄을 놓치면 죽을까 떨어질까 굉장히 위태로운 시기를 겪었다"고 말하는 등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는 서정희의 모습이 담겼다.

'금쪽상담소'를 시청했다는 서정희는 "내가 안 한 얘기를 한 건 아니다"며 "한 인간으로서 모습이 보여지길 원했다. '금쪽상담소'는 지나쳤던 세월에 대해 점검하는 시간이었다. 내가 지금도 그렇게 산다는 걸 고집하는 게 아니었다. 나는 변화하고 싶다. 변화는 결국 틀을 깨고 나와야 하는 거다. '금쪽상담소'는 내게 '틀 깨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정희는 또한 "왜곡된 나의 모습을 인정하는 순간부터 틀이 깨지는 거다"며 "그걸 인정 안하고선 틀을 깰 순 없다. 틀을 깨고 나와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사회적으로 건강한 시민이 되고 싶었다"고 '금쪽상담소' 출연 이유를 설명했다.
"'금쪽'서 일부러 가발 안 써, 이게 내 모습"
/사진='오은영의 금쪽상담소' 방송 화면
지난해 3월 유방암 판정을 받은 그는 최근 가슴 재건 수술을 받았다. '금쪽상담소' 촬영 당시 "복원 수술을 하고 이틀 있다가 녹화를 한 거라 부종이 심하고 힘들었다"는 서정희는 "이제 녹화한지 한 달이 지났는데 점점 부종이 빠지기 시작했다. 이제 3개월간 표적 치료하고, 5년 동안 항암 관련된 약만 꾸준히 먹으면 된다"고 회복된 근황을 전했다.

"사람들이 '왜 이렇게 실물보다 못 생기게 나왔냐'고 한마디씩 하더라고요. 저를 암 환자로 안 보는 거 같아요. 하하. 수술하고 이틀 만에 찍은 건데 당연히 암 환자의 모습이 좋을 리가 없잖아요. 머리도 일부러 가발 안 썼어요. 머리가 안 예쁘게 나고 있지만 그래도 이게 진짜 내 모습이고, 앞으론 더 예뻐질 거니까 그 모습을 담고 싶었어요."

/사진='오은영의 금쪽상담소' 방송 화면
여전히 일주일에 3~4번은 치료를 위해 병원 신세를 진다는 그는 요즘 건축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아직은 규모가 작지만, 손발이 맞는 파트너들과 건축사무소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싶다. 다들 '끝났다'고 하는 나이지만, 사실 그렇지도 않다. 요즘에는 다들 왕성하게 일한다. 디자인의 경우 늙어서도 할 수 있는 일이다. 건축은 워낙 관심이 많아서 시켜주지 않아도 할 판"이라고 설명했다.

서정희는 '금쪽상담소'에서 직접 상담을 해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서정희는 "오은영 선생님이 지금 미국에 계시는데 '미국 갔다 오면 나하고 차 마시고 그러자'고 내게 연락했다"며 "평소 오은영 선생님의 팬이다. 바쁘신데도 날 생각해줘서 너무 감사하더라. 생각 같아선 '이제 다 극복했습니다. 2탄'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라며 웃었다.

윤성열 기자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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