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21승 특급에이스만 4월 접수했나…0.313 마법, 슬럼프 극복한 ‘진짜 MVP’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메이저리그 출신 21승 에이스만 MVP가 아니다.
NC의 4월 동력은 누가 뭐라고 해도 에이스 에릭 페디였다. 페디는 4월에만 6경기서 4승 1패, 38이닝, 5실점(2자책), 탈삼진 48개, 평균자책점 0.47을 기록했다. 4월 다승 공동 1위, 평균자책점 1위, 탈삼진 2위, WHIP 3위(0.89).
메이저리그 통산 21승, 2021~2022년 워싱턴 내셔널스 5선발 다운 모습이었다. 140km대 후반의 투심과 커터,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스위퍼를 고루 구사한다. 이 구종들의 커맨드가 KBO리그 최상위 클래스이며, 변화무쌍한 피치디자인을 앞세운 경기운영능력이 빼어나다. 과거 내구성이 아킬레스건이었지만, NC에서 그럴 기미는 1도 없다.
페디는 KBO리그 4월 MVP 후보에 올랐으나 고배를 마셨다. 그래도 팀에선 확실하게 인정을 받았다. 최근 NC는 4월 구단 MVP를 선정했다. 2019년 스프링캠프부터 선수단과 현장 직원 모두 투표에 참여해 월간 MVP를 뽑았다. 단순히 성적과 기록만이 아닌, 팀을 위해 헌신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부분도 반영해 코칭스태프가 후보자를 선정하고(4월 투수 2명, 야수 3명), 선수단과 현장 직원들이 이를 판단의 근거로 삼아 투표했다. 4월 구단 MVP 투표는 2일 경기 전 진행됐고, 총 62명이 참여했다. 그 결과 페디는 투수 부문 MVP를 차지했다. 득표율은 무려 77%.
페디는 “선수들이 뽑아준 상이기에 선수 생활을 하면서 받은 상 중 가장 뜻깊다. KBO리그에서 첫 달을 팀원들이 뽑아준 상을 받으며 마무리하게 돼 큰 동기 부여가 된다. 나의 4월은 나만의 것이 아닌 팀원들과 함께한 4월이다. 팀원들 덕분에 4월 MVP를 수상할 수 있었다. 또한 국제업무팀 매니저들의 도움으로 KBO리그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 그들에게 특별히 감사하다고 인사 전하고 싶다. 항상 잘하고 싶지만, 야구라는 것이 그렇게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려움이 왔을 때 우리 팀원들과 함께 잘 이겨낼 수 있게 하겠다”라고 했다.
페디에게 표를 던진 김영규는 “개인 성적, 팀 공헌도 모두 투표를 안 할 수 없었다. 4월에 팀을 넘어서 KBO리그 최고의 투구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 팀 1선발로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팀 분위기에 빠르게 녹아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라고 했다.
야수 MVP는 뜻밖의 인물이다. 외야수 천재환(29)이다. 4월 한달 동안 21경기서 67타수 21안타 타율 0.313 1홈런 5타점 OPS 0.773. 투손 스프링캠프에서 좋았다가, 시범경기서 좋지 않아 개막 엔트리에선 빠졌다. 그러나 외국인타자 제이슨 마틴과 김성욱 등이 부상으로 빠진 사이 1군에 올라와 좋은 활약을 펼쳤다.
2017년 입단과 재입단, 부상 등 굴곡의 스토리가 있는 선수. 투손 스프링캠프 MVP에 선정되자 자신의 성장에 도움을 준 박민우와 박건우 등에게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이번에도 천재환은 주변 사람부터 치켜세우기 바빴다.
천재환은 “2017년 입단 이후 처음으로 받는 월간 MVP 상이라 감회가 남다르다. 월간 MVP는 팀원들과 스태프들이 주신 상이기 때문에 더욱 특별한 것 같다. 시즌을 시작하고 슬럼프 기간이 있었는데 감독님, 코칭스텝, 선수, 임직원 모두가 저에게 좋은 말을 많이 해줬다. 그 응원이 멘탈에 큰 도움이 됐기에 늘 팀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그분들께서 MVP까지 뽑아줘서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C팀(2군)에 있을 때 정신적, 기량적으로 도움 주신 감독님, 코치님, 트레이닝 파트에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다. 그분들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그라운드에서 플레이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겸손하다. 천재환은 “아직 갈 길이 멀고 보여줄 것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한다. 팀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잘 알고 있다. 자만하지 않고 그라운드에서 성숙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가 되겠다. 야구장을 찾아준 팬들에게도 감사하다. 그분들의 응원이 매 순간 동기부여가 된다. 남은 시즌 팀 플레이로 팀과 야구장을 찾아주는 분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라고 했다.
투수 이용준은 천재환에게 표를 던진 듯하다. 그는 “우리 팀에서 가장 열심히 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마틴이 부상으로 빠져나간 부분을 정말 잘 커버해 줬다. 외국인선수가 빠져나간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항상 뒤에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라운드에서도 투수들에게 큰 힘이 된다”라고 했다.
[천재환(위, 가운데), 페디(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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