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철 “요키치와 데이비스의 승부는 붙어봐야 알 것 같습니다”

김종수 2023. 5. 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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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NBA 플레이오프는 정말 역대급으로 재미있다는 얘기가 나오던데 저도 동감합니다. 어느 팀이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서로간 백중세인 느낌입니다. 새크라멘토, 레이커스, 클리퍼스, 골든스테이트까지…, 선호하는 캘리포니아 팀들이 플레이오프에 주루룩 출전해서 더욱 좋기도 했고요. 어쨌거나 매경기 접전이 이어지다보니 심장이 쫄깃쫄깃해질 때도 많았습니다(웃음)”


김성철(47‧195cm) 전 원주 DB 수석코치는 주희정 고려대 감독 등과 더불어 ‘농구에 진심인 남자’로 불린다. 국내 프로리그를 넘어 NBA를 비롯 각종 농구관련 컨텐츠까지 틈틈이 찾아보며 끊임없이 무언가를 배우려고 노력하는 스타일이다. 이런 사실을 미처 몰랐던 기자는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NBA에 관심많냐?’고 물어보기도 했는데, 그는 이미 유료채널까지 가입해서 플레이오프를 챙겨보고 있었다. 우선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맞붙게된 덴버 너게츠와 LA 레이커스의 승리팀 예측도 부탁해보았다.


“많은 분들이 덴버의 전력을 높게 보고 있더라고요. 저도 상당 부분 공감하지만 개인적으로 덴버 농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요. 자말 머레이는 괜찮게보는데 요키치는 정말 제 스타일이 아니거든요.(웃음) 뭐라고 해야할까요. 기술자처럼 플레이하는 모습은 감탄을 금치못할 정도지만, 저는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빵빵 튀어나가면서 림어택하고 수비진 찢어버리고 그런 농구가 멋있더라고요.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성향일 뿐입니다. 요키치 좋아하는 분들이 많은 것 저도 알고있어요. 어디까지나 저도 팬의 입장에서 즐기고있는 상황인지라 이렇게 개인 성향을 가지고 보는 것도 재미있는 듯 싶어요”


덴버와 레이커스의 대결은 포스트에서 누가 우위를 가져가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덴버는 명실상부한 ‘조커’ 니콜라 요키치(28‧211cm)의 팀이며 레이커스 또한 이제는 '킹' 르브론 제임스(38‧206cm)보다는 ’갈매기‘ 앤서니 데이비스(30‧208cm)의 영향력이 더 커진 모습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의 진검승부에서 이길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제공권에서 우위를 가져간 데이비스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다.


“레이커스와 골든스테이트의 승부는 비교적 단순하게 끝났잖아요. 데이비스가 버티고 있는 레이커스는 빅맨의 우위를 살려 공수에서 앞서나갔고, 반면 스페이싱과 슈팅의 팀 골든스테이트는 제때 슛이 터지지 않았으니까요. 골든스테이트로서는 데이비스를 상대로 이기지는 못해도 어느 정도 묶어놓으면서 버틸 수 있는 빅맨의 활약이 필요했어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게 안되었죠”


그의 말처럼 레이커스는 자신들이 꺼내들 수 있는 패를 고르게 잘 사용했지만 골든스테이트는 믿었던 선수들이 공격에서 부진한 것을 비롯 수비도 제대로 되지않았다. 포스트 싸움에서 밀렸고 백코트에서도 압도하는데 실패했다.

 


“골든스테이트로서는 데이비스와의 매치업에서 어려움을 겪은게 시리즈를 넘겨준 가장 큰 패인이라고 봐요. 케본 루니는 몸싸움도 잘하고 제공권 장악에도 뛰어난 빅맨이지만 슈팅력이 약하잖아요. 실제로 레이커스에서 루니를 버리는 수비를 많이 구사하기도 했고요. 거기에 기동력, 활동량 등에서도 데이비스에게 밀릴 수밖에 없었고요. 도움수비에 능한 데이비스 입장에서도 루니는 수비시 부담을 많이주는 선수가 아니었죠. 반면 드레이먼드 그린은 루니보다는 공격옵션이 많지만 아무래도 사이즈에서 차이가 나서 높이에서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실제로 데이비스를 그린이 막게되면 르브론이 앨리웁 패스를 띄워주는 식으로 재미를 많이봤죠. 물론 이긴 경기에서처럼 골든스테이트의 외곽슛이 미친 듯이 들어가버리면 상쇄되고도 남겠지만 슛이라는 것이 항상 터질 수는 없는 것이잖아요. 1라운드 새크라멘토전에서 7차전까지 갔던 것도 골든스테이트의 체력을 갉아먹은 악재로 작용한 듯 싶고요”


골든스테이트와 달리 덴버를 상대로는 레이커스가 포스트 인근 싸움에서 우세를 점하기는 쉽지않을 공산이 크다. 데이비스와 요키치는 플레이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다. 둘다 리그 최고 수준의 빅맨인데다 플레이오프들어 절정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는지라 직접 붙어보기 전까지는 상성을 논하기도 쉽지않아 보인다.


“골든스테이트와의 시리즈에서는 활동반경이 넓고 영리한 데이비스가 상대 빅맨진의 약점을 제대로 공략했어요. 하지만 요키치를 상대로는 쉽지않죠. 요키치는 루니 이상으로 힘이 좋고 튼튼한데다 그린처럼 언더사이즈 빅맨도 아닙니다. 그린의 장점이 패싱능력이 좋은 포인트 포워드라는 것인데 요키치는 아예 그런 스타일의 끝판왕이죠. 슈팅 등 공격력 또한 차이가 크고요. 데이비스는 루니와 그린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는데다 업그레이드까지된 요치키를 상대해야됩니다”


그는 요키치의 폼이 워낙 좋은데다가 기복은 있지만 한번 터지면 무섭게 몰아치는 머레이 거기에 외곽에서 쏠쏠하게 지원사격을 해주는 마이클 포터 주니어까지 활약해주고있는 덴버의 상승세를 인정하면서도 레이커스의 넓은 선수층에 주목했다.


“한창 때 같지는 않겠지만 르브론은 워낙 큰 경기 경험이 많은 베테랑이고, 데이비스도 현재만큼의 몸상태만 되도 요키치를 많이 괴롭혀줄 것 같아요. 무엇보다 지금의 레이커스는 선수층이 워낙 좋아서 뜻밖의 선수가 승부에 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종종 나오지않을까 싶어요. 오스틴 리브스만해도 그렇잖아요. 막 그렇게 운동능력이 좋다거나 파워, 스피드 등에서 특별히 눈에 띄지는 않는데 수비도 곧잘하고 슈팅, 돌파, 패스 등에 고루 능하더라고요. 아무래도 온전한 주전급은 아닌지라 플레이의 기복은 있지만 경기력이 좋은 날은 어지간한 핵심 플레이어 못지않은 존재감을 보이더라고요. 놀라운 점은 레이커스에는 이런류의 선수가 리브스뿐만이 아니라는 것이죠. 개인적으로 승리팀을 꼽으라면 접전 끝에 레이커스가 올라간다에 한표 던져봅니다(웃음)”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유용우 기자,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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