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정치사회학 外[신간]
<오월의 정치사회학>
곽송연 지음·오월의봄·1만7000원
5월이 짙어갈수록 광주의 아픔이 떠오른다. 정규군이 어떻게 같은 국민을 학살할 수 있었을까. 제노사이드 연구자인 저자는 그 이유를 네 가지로 본다. 첫째는 명령체계에 따른 복종이다. 이는 지휘관이 곁에 있을 때 학살의 강도가 높아졌음을 통해 드러난다. 둘째는 이데올로기 주입 효과다. ‘빨갱이’ 세 글자가 입혀진 상대는 더는 국민의 범주에 속하지 않은 ‘객관적인 적’이 된다. 셋째는 동료집단의 압력과 집단의 순응성이다. 동료에 대한 책임감이 집단으로서의 살해 가담성을 높인다. 넷째는 제노사이드의 경험이다. 한국전쟁과 베트남전 파병을 겪었기 때문이다. 광주민주화운동 피해자에 대한 서사를 넘어 수만의 가해자에 대해 접근한 드문 연구다. 저자는 발포 명령을 내린 진짜 가해자와 수동적으로 그 명령을 수용한 가해자 겸 피해자(일반 군인)를 구분하는 현실적·제도적 조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단순한 열망: 미니멀리즘 탐구
카일 차이카 지음·박성혜 옮김·필로우·1만8000원
안 쓰는 물건을 버리면 그만일까. 단순해 보이는 삶은 돈이 많이 든다. 스티브 잡스의 ‘발명품’ 또한 단순해 보이지만 “엄청난 전기를 소비하는 데이터센터, 노동자들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중국의 공장들, 주석을 캐느라 황폐한 구덩이 광산”에 의존해 만들어진다. 저자는 상업화된 미니멀리즘의 의미를 전복하고, 삶에 새로운 영감을 주는 미니멀리즘의 근원을 찾아 나선다. 줄임, 비움, 침묵, 그늘이라는 키워드로 미니멀리즘의 문화사를 풀어냈다.
공포와 광기에 관한 사전
케이트 서머스케일 지음·김민수 옮김·한겨레출판·1만8000원
동물 공포증 조사에서 뱀과 거미는 1, 2위를 다툰다. 이런 진화적 본능에 따른 공포증부터 튤립광, 허언증, 방화광 같은 욕망의 부산물까지…. 우리를 움찔하고 열광하게 만드는 99가지 공포증과 강박을 소개한다.
AI 이후의 세계
헨리 A. 키신저 외 지음·김고명 옮김·월북·1만9800원
AI 개발자는 많지만, AI 윤리를 탐구하는 사람은 적다. 정치·IT·과학계 거인인 저자들이 AI가 혁명적 변화를 일으킬 때 사회 각 분야에서 빠지게 될 딜레마를 진단한다. 이들은 ‘아직’ 인간에게 주도권이 있다고 말한다.
세일즈 우먼의 기쁨과 슬픔
전순예 지음·송송책방·1만6000원
“어서 오세요~”와 “계세요?”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보자기 좌판이라도 오는 손님을 맞을 땐 방문판매보다 당당해진다. 70대 늦깎이 작가의 세 번째 에세이엔 먹고살기 위해 물건을 팔았던 시절의 희로애락이 담겼다.
임소정 기자 sowha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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