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인치TV 50만대 공짜로 풀렸다…불황의 심리학 A to Z [미라클레터]
경기선행지수 하반기 침체가리키자
“불황의 심리학이 경제를 지배”
자동차 신차 구매 갈수록 줄지만
럭셔리 백은 가격 올라도 인기 여전
미라클레터
“미라클모닝을 위한 직장인의 참고서”
한편으로는 무엇인가 사고 싶은 마음에 이곳저곳을 둘러봅니다. 하지만.., 혹시나 만약에, 무슨 일이 있을지 몰라 가급적 아끼려 합니다. 다들 이런 생각을 하려는 찰나에, 한 TV 스타트업이 파격 제안을 했습니다. “TV 줄게! 광고 봐다오” 대다수 기업은 불경기 조짐이 있으면 가격을 낮추고 거품을 걷어내고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자 분주해지는데요.
이번 제안은 너무나 파격적이기에 수많은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의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비즈니스로 성공할 수 있어?” 저 역시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공짜 TV는 성공할 수 있을지, 불경기에 뜨는 비즈니스 트렌드는 무엇인지, 앞으로 경기는 어떻게 흘러가는지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가질까 합니다. 짧고 굵게 진단해보겠습니다.
이번에도 큰 사고를 쳤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텔리가 내놓는 TV는 디스플레이가 크게 두 개입니다. 위에 있는 디스플레이에선 일반 TV 프로그램이 나오고요. 그 바로 밑에 5채널 사운드 바가 있고, 다시 그 밑에 광고용 디스플레이가 별도로 있습니다. 메인 TV는 55인치 4K(가로 화소수가 4000개인 고해상도 TV) HDR입니다. 광고용 디스플레이는 사용자가 무엇을 눌러도, 어떤 짓을 해도, TV를 보는 동안에는 결코 끌 수 없다고 합니다.
일랴 포진은 이번 TV를 발표하면서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모든 게 공짜입니다. 그렇다고 비즈니스 모델이 걱정이시라고요? 저희는 광고, 데이터 이용, 제휴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텔리는 올해에만 총 50만대에 달하는 공짜 TV를 뿌린다는 방침입니다.
물론 대기자 이름, 이메일,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대기자 리스트에 올려야합니다. 이후 5분 동안 설문조사를 실시합니다. 왜? 실제 사용자를 추리겠다는 강한 의지! 더욱이 해당 TV는 줌 콜 기능이 기본적으로 내장돼 있습니다. 줌과 제휴를? 또 40개 가족용 게임, 수백만곡에 달하는 음악, 헤이 텔리!라는 음성 비서를 지원한다고 합니다. 또? 피트니스 스튜디오 기능이 있어서 집에서 피트니스를 할 수 있습니다. 음 그래도 뭔가 미심쩍죠? 그래서 직접 약관을 뜯어봤습니다. 내용은 크게 미국에서만 사용할 것, 사전 서면 허락 없이 계정을 절대 양도하지 말 것, 서비스로 받은 제품을 중고로 팔거나 재판매하지 말 것
텔리를 기본 TV로 사용할 것, 광고 차단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서는 안될 것 등입니다.
텔리는 올해 50만대를 무료로 배송한다는 방침인데요. 주변 투자자들은 이를 보고 이렇게 많이들 생각 하더라고요. “엉뚱하긴 한데, 나름대로 합리적인데요.”우선 TV 업체들의 마진은 약 10~20%라고 뉴욕타임스는 진단합니다. 중국의 저가 공세로 마진이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아마존에서 55인치 가격은 삼성전자가 487.9달러(크리스탈 4K UHD), LG전자가 476.99달러(UQ 9000) 정도이고요. 하이센스가 288달러 정도입니다. 또 아마존 파이어TV는 439달러 정도에 나와 있습니다.
텔리가 꿈꾸는 것은 그냥 공짜TV를 팔고 광고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현재 다양한 앱 제조사와 협업을 준비중이라는데요. 예를 들어 홈 콘트롤러나 보안 카메라 회사들과 손잡고 향후 하단에 있는 광고용 디스플레이가 이들을 연동해 보여주는 시스템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입니다. 포진은 또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리가 무료로 내놓아도 무료가 아닙니다. 텔리는 시장에서 가장 기능이 풍부한 스마트 TV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엄청난 데이터를 모을 것으로 보여요. 설문을 토대로 텔리 TV는 소비자들이 어디에 사는지, 소득 수준은 어느정도인지, 어떤 차를 운전하고 있는지, 임대 기간이 언제까지 인지도 파악을 합니다. 또 이런 데이터를 TV 프로그램 취향에 매칭하면 파괴력 있는 개인 정보 파악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시청자가 좋아하는 스포츠 팀을 파악해서, 기업 마케팅 팀에 팔 수 있겠죠?
벌써 이러한 움직임에 투자자들은 비즈니스 분석에 돌입했는데요. 예를 들어 LCD TV 제작 비용 원가에 200달러, 그리고 여기에 더해 올해만 50만대를 뿌린다면 최소 1억달러(1340억원)가 필요합니다. 아직 텔리는 얼마나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지 공개를 하진 않았지만, 아마도 TV를 서서히 배포해 가면서 1340억원을 회수할 수 있는 광고주와 파트너를 모집할 것 같습니다.
2003년만 하더라도 미국인은 신차를 사서 딱 9.7년 타고 애프터마켓인 중고차 시장에 팔았는데요. 2023년 현재는 무려 12.5년을 탄다고 합니다. S&P 글로벌 모빌리티의 네이선 보메이는 이런 말을 했어요. “예전에는 주행거리 10만마일 (16만킬로미터)을 넘기면 무조건 팔았는데요. 이제는 수리해서 타는 사람들이 늘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중고 시세 웹페이지인 켈리블루북 Kelley Blue Book에 따르면, 올해 4월 신차의 평균 가격은 4만8275달러로 1년 전 보다 3.7% 올랐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애프터마켓 산업은 2022년 8.5% 성장했고 올해는 5% 추가 성장이 예상된다고 합니다. 그만큼 고쳐 쓰고 중고차 쓰고 하는 트렌드인 것이죠.
토드 캄파우 S&P 글로벌 모빌리티 이사는 이런 우려까지 해요. “휘발유 자동차에서 전기 자동차로 전환이 더뎌질 것 같습니다. 휘발유 차량이 도로에서 사라지려면 적어도 2050년은 넘어야 할 것 같아요.”또 차량의 전체 규모도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 1년반 에서 2년 내에 미국내 등록 승용차의 숫자는 1억대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대요. 이는 1978년 이후 최저치라고 합니다.
미국 애프터마켓의 대표적인 상장 기업을 꼽으라면 카바나 카맥스 브룸인데요. 특히 그동안 줄곧 하락세를 기록한 카바나의 주가가 한달 새 20% 올랐어요. 매출이 146억달러인데 시가총액이 28억달러에 불과하니 저가 매수세가 유입.
물론 경기가 둔화된다고 하더라도 전기차 트렌드가 다시 휘발유차로 확 바뀌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그 속도가 느려지는 것 같아요. 실제로 미국에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뒤 중고차 판매량이 10% 이상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주목받는 대표 브랜드는 케이트 스페이드 Kate Spade라고 합니다. 케이트 스페이드 앤 컴퍼니는 현대 패션의 아이콘인 케이트 스페이드와 남편 앤디 스페이드가 1993년 설립한 패션 하우스인데요. 2017년에 브랜드 코치와 스튜어트와이츠먼을 보유한 태피스트리가 전격 인수했습니다. 케이트는 고전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유명! 세련되면서도 여성스러움을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안타깝게도 2018년 타계했습니다.
케이트 스페이드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양치기강아지 Sheep dog 백은 약 500달러인데요. 3년 전 인기몰이를 한 비슷한 파인애플 백 보다 약 100달러 더 올라간 상태입니다. 또 태피스트리는 코치 핸드백 가격 역시 30% 올렸습니다. 이 같은 가격 인상에 순이익이 늘자 주가는 6개월 사이에 25% 상승했고요.
향후 매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투자자들이 판단한 것입니다. 태피스트리의 죠앤 크레보세랏 CEO는 이런 말을 했어요. “물론 명품 브랜드라도 경기 침체는 쉽지 않아요. 소비자들이 선택하는데 갈수록 신중해 지고 있어요.”하지만 명품 브랜드는 가격을 계속 올립니다. 즉각 매출에 반영이 되고요.
이들 명품 브랜드가 잇따라 가격을 인상하는 배경에는 소비자들이 그래도 따라와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수많은 명품 브랜드들이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가격을 올리고 있습니다.
다른 브랜드를 살펴보면요. 마이클 코어스 역시 가격을 계속 인상하는 브랜드로 꼽힙니다. 또? 반클리프 아펠, 까르띠에, 피아제를 소유하고 있는 리치몬트 역시 4월에 한자릿수 중반대로 가격을 올렸다고 발표했어요. 요한 루퍼트 CEO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돈 워리! 우리는 다른 경쟁사만큼 가격을 올리지는 않아요.” 샤넬과 루이비통은 2년간 20%를 올렸는데, 내년에 유럽을 중심으로 더 큰 폭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명품 가격인 인상되더라도 소비가 크게 꺾이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명품 소비자 중 40%는 상위 2% 부호입니다. 올해는 여행이 보다 더 자유화되면서 쇼핑 시장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컨퍼런스 보드가 1961년부터 미국의 경제 상황을 예측하는 데 사용되는 선행 지표인 경기선행지수를 개발해 발표하고 있는데요. 앞으로의 경제에 큰 영향을 줄 요소 10개를 추리고 분석해서, 향후 경기를 예측합니다.
이들 지표는 다른 지표에 비해 먼저 움직이는 특성이 있는데요. 예를 들어 신규 주문이 줄어든다면 향후 전체 주문이 감소하겠죠? 선행지수는 1961년 12월을 100으로 해서 움직이는데요. 경기 순환의 정점 2~3개월 앞서 최고점을 기록하고, 경기 순환 바닥에 2~3개월 앞서 최저점을 기록하도록 구성이 돼 있습니다.
이 지표를 보고 투자자와 기업가는 미래 경기를 예측하고 대비합니다. 미국의 경우 경기선행지수가 아직 바닥을 모르고 하락하는 추세인데요. 2022년 9월부터 2023년 3월까지 4.5% 하락했습니다. 이에 대해 컨퍼런스 보드의 저스티나 모니카 수석은 “2020년 11월 이후 경기선행지수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면서 “지표만 놓고 본다면 2023년 중반부터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최소 12개월간 경기 침체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선행지수가 하락하고 있는데, 지표만 놓고 보면 코로나 발발 수준까지 하락했습니다. 향후 경제의 체감이 코로나 발발 당시까지 악화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문제는 유동성입니다. 당시에는 연준이 막대한 자금을 풀어 적극적 대응에 나서면서, 경기가 살아났는데요.
현재는 기준금리를 인하할 움직임이 없습니다. 때문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 발발 수준 당시의 중간 수준까지 경제가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의 4월 경기선행지수는 이번주 18일 (현지시각 기준) 발표됩니다. 직전 월에 1.2% 하락했는데요. 이번 달에는 0.6% 하락할 것으로 투자자들이 예상합니다.
어떠셨나요? 오늘 600호 편지에선 55인치 공짜 TV부터 중고차 산업, 그리고 럭셔리 백의 가격 인상까지 경기침체기에 벌어질만한 경제 트렌드를 살펴봤는데요. 경기 침체는 우리의 삶에 어려움과 풍파를 몰고 올 수 있지만, 또 다른 면에서는 스스로를 돌이켜 볼 수 있는 시기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경제가 좋을 때는 모두가 뜁니다. 부동산을 사고, 사업을 시작하고, 주식을 사지만... 상당수의 이런 일 들은 FOMO(Fear of missing out)라는 심리가 작동한 결과 일 수 있습니다. “남들은 다 하는데, 나만 뒤쳐지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돕니다.
하지만 이런 거품들을 하나 둘 걷어내고 나면, 진짜 중요한 것들만 남습니다. 한 번 쯤 멈춰 스스로를 돌이켜 생각해보고, 재원도 중요한 곳에만 투입을 합니다. 어쩌면 내면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기회를 마주할 시기인지 모릅니다. 영국의 작가인 비비안 그린은 이런 명언을 남겼습니다.
“삶이란 태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삶이란 그런 비 속에서도 춤을 출수 있도록 배우는 것이다.” “Life isn‘t about waiting for the storm to pass...It’s about learning to dance in the rain.”
경기 침체기의 움직임은 더 큰 도전 정신과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뜻합니다. 미라클레터는 늘 독자님들의 성장과 그 용기를 응원하겠습니다. 오늘로 600호를 맞았는데 6000호, 6만호가 될때까지 독자님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겠습니다. 많이 응원해 주세요. 그럼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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