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0.233'에 "좋았다"는 황대인... 솔로포-역전타 쾅쾅! 그렇게 KIA는 연패를 탈출했다

대구=안호근 기자 2023. 5. 17.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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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대구=안호근 기자]
16일 삼성전 직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KIA 황대인. /사진=안호근 기자
황대인. /사진=안호근 기자
"저는 지금도 좋았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이날까지 올 시즌 타율은 0.233. 그럼에도 황대인(27·KIA 타이거즈)은 자신했다. 그리고 이날 활약은 잠자던 호랑이 군단의 타선을 깨웠다.
황대인은 1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2회초 부상을 입은 류지혁의 대타로 교체출전,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맹활약하며 팀의 8-2 대승을 견인했다.

이날 경기를 벤치에서 시작했지만 황대인은 반전 맹타로 지난 3일 롯데 자이언츠전(10득점) 이후 7경기 만에 팀의 5득점 이상 경기를 이끌었다. 더불어 KIA는 15승 째(17패)를 거두며 삼성(15승 19패)을 제치고 6위로 뛰어올랐다.

경기 전 김종국 감독은 타순에 변동이 있다고 전하며 "(황)대인이와 (변)우혁이를 바꿨다"며 "1루수 스타팅으로 우혁이가 나간다"고 전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황대인의 타율은 0.211. 최근 10경기에선 0.167로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기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결정이었다.

올 시즌을 앞둔 황대인은 많은 기대를 받았다. 데뷔 초부터 거포 유망주로 기대를 받은 황대인은 지난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냈다. 지난 시즌엔 91타점을 올리며 타선을 이끌었기에 당연한 결과였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기대이하였다. 이날도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이유다.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황대인에게 생각보다 일찍 기회가 찾아왔다. 팀이 0-2로 뒤진 2회초 1번 타자 류지혁이 자신이 친 타구에 오른쪽 정강이 부분을 맞고 타박상을 입은 것. 황대인이 부랴부랴 대타로 나섰다.

5회 홈런을 날린 뒤 베이스를 돌고 있는 황대인. /사진=KIA 타이거즈
황대인의 홈런에 KIA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첫 타석에선 2루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5회 두 번째 타석에선 달랐다. 삼성 선발 원태인이 9타자 연속 범타를 기록하며 무실점 호투를 펼치고 있었으나 황대인은 5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원태인의 낮게 제구된 시속 147㎞ 속구를 통타,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비거리 129m 대형 홈런. 자신의 시즌 3호포.

원태인이 6이닝 1실점으로 물러난 뒤 KIA는 다시 기회를 잡았다. 삼성 2번째 투수 김태훈이 급격히 흔들렸다. 황대인의 한 방이 KIA 타선을 깨운 듯 했다. KIA는 흔들리는 김태훈을 공략했다. 변우혁의 2루타 직후 대주자로 나선 김규성이 견제사하며 분위기가 식을 뻔 했지만 이우성이 안타, 한승택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박찬호가 1타점 좌전 적시타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1사 1,3루에서 황대인 타석에서 투수가 우규민으로 교체됐지만 황대인은 침착하게 상대했다. 0-2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볼 2개를 골라냈고 이후 포크볼을 공략, 2루 주자 이우성을 홈으로 불러들이는 1타점 역전 적시타를 날렸다. 이후 KIA는 김선빈과 최형우가 각각 1타점 적시타,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승부에 쐐기를 박는 스리런 홈런 등 7회에만 대거 7득점을 몰아치며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경기 후 만난 황대인은 "저는 나가고 싶었다. 대구에서 좋았던 기억이 많았다. 나가게 돼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며 "팀이 연패 중이었는데 집중해서 그런지 오늘 경기를 잡았다. 한 주의 시작이기 때문에 좋은 승리였다. 한 주를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아 너무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부진에 대해서도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황대인은 "저는 지금도 좋았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도 "평가는 내가 아닌 코치님들이나 선수들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있어 좀 자신감이 좀 떨어졌던 것 같다. 페이스는 내가 봤을 때 똑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7회 역전 적시타를 터뜨린 뒤 세리머니하는 황대인. /사진=KIA 타이거즈
황대인이 이현곤 코치(오른쪽)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자신감을 갖는 것은 좋다. 하지만 타격 수치가 부진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황대인은 "아직 100경기도 넘게 남았다. 그런 걸 생각하다 보면 일희일비할 수 있다. 생각을 안 하려고 했다"며 "타석에 들어서기 전에 분석팀이나 이범호 코치님이나 홍세완 코치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어느 코스를 노리라고 하고 들어갔는데 그 부분이 좀 많이 좋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상세한 이야기에 대해선 "그건 1급 비밀"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으나 전력 분석에 대해선 "많이 도움이 됐던 것 같다. 나도 안 되다 보니까 그런 전략 분석에 의지를 많이 했다. 선수단도 믿고 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추격포 한 방과 역전 결승타 한 방에 타선의 물꼬가 트였다. 황대인은 "당연히 (앞으로) 잘 될 것 같다. 한 주의 시작을 잘했기 때문에 이번주는 연승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날 활약이) 당연히 좋은 영향력이 있을 것이다. 오늘을 계기로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 내일 경기가 약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물론 아직 부족한 점도 많다. 7회 역전타 때 2루를 향하지 못한 게 그랬다. "즐겨서가 아니라 선행 주자가 돌아오려 하는 상황이어서 주저하다가 못 갔던 것 같다"며 8회 팝플라이를 잡아내지 못했던 장면에 대해서도 "내 공이 아니라 생각했는데 주변에서 안 뛰어오더라. 그래서 내가 뛰어갔는데 뭐 흥분했다"고 자책했다.

그러나 "나는 파인플레이를 하는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내 정면이나 잡을 수 있는 타구에 있어서는 최대한 다 잡으려고 노력을 한다"며 "내가 봤을 때 올해는 수비가 좋아진 것 같아서 그래도 좋다"고 말했다.

지난해 활약으로 인해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을까. 황대인은 "내 커리어에 그렇게 홈런을 많이 쳤던 적도 없다"며 "늘 작년보다 올해가 좋은 느낌이다. 그런 걸 내가 만족하기 때문에 부담감은 없다"고 전했다.

이어 "부담감이라는 것도 좋은 것 같다"며 "가능성이 있으니까 부담감도 따라오는 것이다. 그런 것도 약간 즐겨야 하지 않나 싶다. 항상 즐기면서, 감사하면서 야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홈런을 때린 뒤 홈을 밟고 이현곤 코치의 환영을 받는 황대인(왼쪽). /사진=KIA 타이거즈
7회초 후속 타자들의 활약으로 홈을 파고 들고 있는 황대인(오른쪽). /사진=KIA 타이거즈

대구=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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