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줌人]에스파의 매콤한 '넥스트 레벨'…'K팝 걸그룹-SM 역대' 초동 1위의 의미

정빛 2023. 5. 17.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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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파 멤버 닝닝, 윈터, 카리나, 지젤(왼쪽부터). 사진=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에스파의 '넥스트 레벨'이 매콤하다.

에스파는 지난 8일 발매한 세 번째 미니앨범 '마이 월드'로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해당 음반으로 초동(발매 후 첫 일주일 판매량) 169만 8784만 장을 돌파, 역대급 기록을 세운 것이다(이하 음반 판매량 집계 사이트 한터차트 기준).

이 기록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소속 아티스트 최고이자, 역대 K팝 걸그룹 중에서도 1위다. 역대 음반 초동으로 봐도 10위를 차지, 에스파보다 더 높은 초동을 기록한 가수는 세븐틴, 방탄소년단,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스트레이키즈밖에 없다.

사실 이러한 초동 기록은 어느 정도 예견된 터다. 에스파는 이번 앨범으로 선주문 수량만 총 180만 장으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고, 이미 발매 하루 만에 137만 장을 팔아 K팝 걸그룹 발매 첫날 판매량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K팝계에서 초동의 의미는 남다르다. 주요 소비가 음원 위주인 현 음악 시장에서 음반은 팬들이 소비하기 때문에, 음반 판매량이 팬덤 규모의 척도가 된다. 여기서 음반 누적 판매량인 총판은 집계 기간이 각기 달라 비교하기 어려운 가운데, 초동은 발매 후 일주일만 집계하므로 팬덤의 화력 측정기로 불린다.

또 앨범 발매 후 가장 빠른 기간 내 판매되는 수치라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 기간에 앨범을 사는 소비자들은 해당 음반을 보고 구매하기보다는, 가수의 이름을 보고 무조건 구매하는 충성도 높은 팬들이기 때문이다. 에스파 경우, 음반의 퀄리티 여부가 정해지기도 전인 예판(발매 전 예약 판매)에서 선주문량 180만 장을 기록했다. 이는 팬들이 앨범 '마이 월드'보다, 가수 에스파이기 때문에 음반을 구매했다는 방증이다.

더불어 초동 기간 앨범을 사는 팬들의 특성은 대부분 해당 가수의 음반뿐만 아니라, 콘서트, 굿즈 등 모두 소비한다. 가요기획사 입장에서는 매출의 상당한 부분을 책임지는 카테고리다. 다시 말해, 초동 구매층은 K팝계에서 가장 중요한 고객층인 것이다. 이것이 에스파의 탄탄하고 강력한 팬덤 파워가 가늠되는 대목이다.

에스파 세 번째 미니앨범 '마이 월드' 이미지. 멤버 지젤, 카리나, 닝닝, 윈터(왼쪽부터). 사진 제공=SM엔터테인먼트

무엇보다 SM 역대 초동 1위라 놀라움을 산다. SM은 K팝 초석을 다져온 가요기획사로, 1세대부터 4세대까지 다수의 인기 아이돌을 배출해 냈다. 그런 가운데 날고 기는 한솥밥 선배들 중에서도 가장 데뷔 연차가 어린 에스파가 SM 내 초동 1위를 차지한 상황이다. 이에 'SM 막내딸'이 가장 효녀 노릇을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서 시선을 모으는 부분은 보이그룹이 아닌 '걸그룹'이 이뤄낸 신기록이다. 팬덤 규모가 큰 쟁쟁한 보이그룹들을 제치고, 에스파가 당당히 SM 초동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몇년전만 해도 걸그룹은 음원 시장, 보이그룹은 음반 시장에서 강세였다. 하지만 에스파는 이 공식을 �틤關側� 팬덤 확보에도 성공했다.

물론 최근 다른 걸그룹들도 음반 시장에서 상승세가 두드러지지만, 그 중에서도 에스파는 걸그룹 초동 1위라는 달콤한 영광을 차지했다. 현존하는 K팝 걸그룹 중 가장 탄탄한 코어 팬덤을 가진 걸그룹임을 증명한 것이다.

사실 에스파는 이미 전작 '걸스'로 초동 112만 장을 돌파, 역대 걸그룹 중 최초로 초동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팀이다. 이는 에스파가 팬덤의 이탈 없이 꾸준히 확장해 온 것을 의미한다. 2020년 11월 데뷔곡 '블랙맘바'로 지금의 '4세대 걸그룹 전성시대' 포문을 연 에스파가 가장 큰 팬덤 규모를 자랑, '4세대 선두주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고도 볼 수 있다.

가수 대중성의 기준으로 평가되는 음원 차트에서도 호성적을 거두는 중이다. 이번 음반의 타이틀곡 '스파이시'는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에서(16일 오전 11시 기준) 일주일 최신차트 1위, 4주 최신차트 2위, 톱100 3위, 실시간차트 3위를 차지했다. 특히 32만 회로 시작한 '스파이시' 일일 스트리밍수가 일주일 만에 570만 회를 기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스트리밍수에서 조만간 '스파이시'의 차트 정상도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이번 에스파의 컴백을 앞두고 우려도 있었다. 다른 4세대 걸그룹들이 한창 활발하게 활동 중인데, 에스파는 SM 경영권 분쟁 사태가 겹치면서 공백기가 길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멤버들도 관련해서 속상한 마음을 내비친 바 있다. 그러나 '비 온 뒤 땅 굳는다'는 말이 있듯, 내홍을 겪은 에스파는 이번 신보로 '스파이시'한 인기를 누리며 'SM 3.0'의 걸음마를 모범적으로 뗐다. 여기에 일본 정식 데뷔도 전에 도쿄돔 입성을 확정하고, 올해 정규앨범 발매까지 약속해 또 한 번 놀라운 '넥스트 레벨'을 이룰 것으로 관측된다. 이것이 에스파가 계속해서 이뤄낼 '드림 컴 트루'가 기대되는 이유다.

에스파 세 번째 미니앨범 '마이 월드' 이미지. 멤버 닝닝, 지젤, 카리나, 윈터(왼쪽 밑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 제공=SM엔터테인먼트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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