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 배움으로 성장한 멋진 Y선생님

박은선 옥천장야초 수석교사 2023. 5. 1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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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덧 창밖의 나무들이 싱그러운 5월이 되었다.

모 초등학교에서 수석교사로 있던 나에게 수업컨설팅을 요청하신 Y선생님.

"제가 모 초등학교에서 수석선생님과의 컨설팅을 통해 수업이랑 생활지도에 대해 많이 배웠지만, 아직도 부족함을 느끼고 있어요. 그래서 수석선생님께서 가시는 학교로 저도 같이 이동해서 수석선생님께 좀 더 배워 저의 부족함을 채워, 아이들에게 좋은 교사로 남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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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선 옥천장야초 수석교사

어느 덧 창밖의 나무들이 싱그러운 5월이 되었다. 5월의 학교는 가정의 달, 어린이날을 축하하는 각종 행사, 체육대회, 수업 공개 등으로 여전히 바쁘고 빠르게 돌아간다. 내 마음은 새싹처럼 파릇한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선생님들이 봄 꽃보다 더 사랑스럽게 눈에 들어왔다.

문득 7년 전, 만난 Y선생님이 떠올랐다.

모 초등학교에서 수석교사로 있던 나에게 수업컨설팅을 요청하신 Y선생님.

첫 만남에서 수석교사인 내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선생님 이번 주는 어떻게 보냈나요, 요즘 가장 고민되고 힘든 것 들은 무엇인지 얘 기해 볼까요"

Y선생님은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 반에 사춘기가 왔는지 말을 하지 않고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모 아이가 있어요. 요즘 그 아이가 힘들어해서 도와주려다 보니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수업에서도 일방적인 수업이 아닌 아이들과 소통하는 수업을 하고 싶은데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속상해요"

솔직하게 자신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Y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3-4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Y선생님은 수석선생님과의 이야기를 통해 나를 돌아보게 되었고 복잡한 머릿속에서 고민으로 머리가 둥둥 울리던 것 들이 정리되었다고 이야기하였다. Y선생님은 어려운 점, 도움을 받고싶은 점을 적어 소통 메신저로 보내겠다고 하며 그날의 멘토링을 끝냈다.

그 후에 5-6차례 전화 및 메일로 자료를 주고받고 가장 힘들어하는 수업을 같이 준비하며 배움을 키워나갔다. Y선생님은 순수함 속에 뜨거운 열정이 있어서 늦은 퇴근 시간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아이들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놓치지 않으려 하고 아이들을 따뜻하게 품어 주는 선생님으로 변하여 가기 시작했다.

드디어 수업공개하는 날, Y선생님의 열정과 그동안 컨설팅을 통해 배운 다양한 수업 방법으로 아이들과의 수업은 박수소리와 함께 성공적으로 끝났다.

아이들을 하교시킨 후 Y선생님은 "그동안 만족한 수업을 해보지 못했는데, 아이들의 입에서 수업시간이 너무 짧아서 아쉽다는 이야기에 감동하였어요. 이번 수업의 성공 경험이 그동안 위축되었던 저에게 자신감을 주어서 새롭게 도전해 볼 수 있는 힘이 생겼어요. 감사합니다."

그 후 Y선생님과는 궁금한 점이나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하는 사이가 되었다. 그 이듬해 연말이 되어 나는 학교를 옮기게 되었다. 그런데 12월 어느 날 Y선생님이 나를 찾아왔다.

"제가 모 초등학교에서 수석선생님과의 컨설팅을 통해 수업이랑 생활지도에 대해 많이 배웠지만, 아직도 부족함을 느끼고 있어요. 그래서 수석선생님께서 가시는 학교로 저도 같이 이동해서 수석선생님께 좀 더 배워 저의 부족함을 채워, 아이들에게 좋은 교사로 남고 싶어요."

뜻밖의 이야기에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Y선생님의 열정에 너무나 놀랍고 동료 교사로서 참으로 뭉클하며 감동적이었다.

그래서 나는 Y선생님과 새로운 학교에서 같이 4년간 근무할 수 있게 되었다. Y선생님은 매년 수업 공개를 하고 자신의 수업에 대해 컨설팅 받고 성찰하여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제는 훌륭한 교사로 성장하게 되어 학급 운영을 잘하고 있으며, 어엿한 부장 교사로서 업무 추진을 하며 동학년 저 경력선생님을 도와주며 배움을 나누고 있다.

나는 Y선생님을 통해 배움의 열정은 뜨거운 더위도 이기고, 따가운 세상의 폭풍우도 물리치는 힘이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멋진 교사로 성장한 Y선생님이 나에게는 너무나 귀하고 자랑스럽다. Y선생님을 통해 교직 생활에서 내가 나누어준 배움보다는 내가 더 많이 배웠다. 오늘은 Y선생님과 전화통화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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