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 프리츠커상을 아시나요

박태식 대전시건축사회 회장 2023. 5. 17. 07: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프리츠커상'은 프리츠커 가문이 운영하는 하얏트 재단에서 매년 건축예술을 통해 재능과 비전, 책임의 뛰어난 결합을 보여주어 사람들과 건축 환경에 일관적이고 중요한 기여를 한 생존한 건축가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세계적으로 전통 건축을 재해석해야 하는 건축가들이 상을 받는 시대에 한국식 건축을 전통의 방식으로 연구하지 않고 해외연수를 갔다 오면, 프리츠커상을 받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논리 때문에 무산되기도 했지만, 올해는 정부가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를 기르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하니 건축업계에 종사하는 건축사로서 너무 기쁜 소식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태식 대전시건축사회 회장

'프리츠커상'은 프리츠커 가문이 운영하는 하얏트 재단에서 매년 건축예술을 통해 재능과 비전, 책임의 뛰어난 결합을 보여주어 사람들과 건축 환경에 일관적이고 중요한 기여를 한 생존한 건축가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건축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고 있으며, 건축계 분야 인사에게 최고의 영광으로 인식되는 건축상으로, 건축사에게는 최고의 꿈이라 할 것이다.

1979년 미국인 사업가인 제이 프리츠커와 그의 아내 신디 프리츠커가 설립했으며 수상식은 매년 5월에 건축적으로 유명한 장소에서 개최되고, 수상자에게는 10만 달러와 건축가 루이스 설리번이 디자인한 청동메달이 수여된다고 한다. 미국은 8회, 일본 7회, 영국 5회, 프랑스 3회, 스페인 2회, 독일 2회 등 12개 국가에서 프리츠커상을 수상받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단 한 명도 나오지 못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한국은 왜 프리츠커상을 못 받는가?"라는 한국 건축계와 사회를 비판하는 기사를 접할 때마다 건축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씁쓸할 뿐이다. 수상자 0명인 이런 현실을 타파하고자 한국 정부는 2019년 프리츠커 수상 프로젝트를 구상, 해외연수도 계획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무산됐다.

세계적으로 전통 건축을 재해석해야 하는 건축가들이 상을 받는 시대에 한국식 건축을 전통의 방식으로 연구하지 않고 해외연수를 갔다 오면, 프리츠커상을 받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논리 때문에 무산되기도 했지만, 올해는 정부가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를 기르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하니 건축업계에 종사하는 건축사로서 너무 기쁜 소식이다. 또 디자인과 예술, 디자인과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업계의 성장을 돕고, 중견작가뿐만 아니라 신진작가, 장애 예술인 등 다양한 예술가의 작품이 산업과 접목하도록 '아트 콜라보' 사업을 확대 지원한다고 하니 건축계의 예술적인 감각에도 좋은 영향을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 밖에 K-디자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혁신적인 미래를 집약한 국립디자인박물관을 2026년 세종시에 개관할 계획이라고도 하니 좋은 건축물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2022년에는 아프리카 역사상 처음으로 부르키나파소의 건축가인 디에베도 프랑시스 케레가 아프리카의 전통 양식을 재해석한 건축물로 프리츠커상을 받으면서 사상 첫 아프리카 흑인 수상자가 탄생했다. 아프리카 출신으로 서민과, 가난, 민중과 함께해 공동체의 기반을 다지는 사회적 건축가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서민과 민중을 최우선으로 해 전통적인 건축물에 대해 재해석을 한다면 우수한 기술과 집념으로 조만간 좋은 소식이 들려올 것이라 생각한다.

가끔 국내에 프리츠커상이 없는 이유는 설계비용도 적게 주고 설계 기간도 촉박한 상황에서 빨리 끝내려다 보니 건축사의 장인정신은 무시되는 데 있다고 본다. 건축사보다 건설사가 갑인 것도 한 몫을 하고 국내외 건축물을 홍보 시 시공한 건설회사를 위주로 소개하고 정작 설계한 건축가의 이름은 드러나지 않아 건축사의 자긍심과 건물을 완성하기 위한 고뇌에 대한 보상은 부족하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피해의식, 과시욕, 승부욕이 담긴 건축물 대신 철학, 역사의식, 전통성, 세계관이 담긴 건축물에 대한 연구와 건축사의 노력이 많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더욱 정진해 나갈 것이다.

우리 고장 대전시에서도 '명품건축, 명품도시' 조성을 위해 공공건축가의 포럼, 심의 제도 개선, 설계비 예산 확보 등 많은 움직임이 시작됐으니 이를 계기로 대전에서 첫 프리츠커상을 받는 명예로운 건축물이 나와서 많은 사람들이 찾기를 기대해 본다.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