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양 대표 지분 80% ‘담보 제공’…자금 확보 위해 주가 띄웠나

조해영 2023. 5. 1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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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금양의 최대주주인 류광지 대표는 보유 지분의 80% 이상을 금융회사에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담보 주식수량과 담보 제공 금융회사는 조금씩 달라졌지만 류 대표는 10여년 전부터 보유 지분의 대부분을 담보로 제공해 왔다.

주가가 일정 수준 하락할 경우 금융회사가 담보로 받은 주식을 처분하면서 류 대표는 금양에 대한 지배력이 흔들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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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콜옵션으로 얻은 240만주
1년도 안 돼 10배 이상 치솟아
박순혁 금양 전 홍보이사. ‘배터리아저씨’로 유명한 박순혁 전 홍보이사는 최근 회사를 그만뒀다. 머니올라(KBS) 유튜브 캡처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금양의 최대주주인 류광지 대표는 보유 지분의 80% 이상을 금융회사에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양 주가와 류 대표 간 이해관계가 매우 밀접하다는 얘기다. 또 류 대표가 지난해 7월 콜옵션을 행사해 지분을 추가 취득한 이후 호재성 공시가 잇따르면서 금양 주가가 10배 이상 뛰었다. 주식투자자들 사이에 ‘배터리아저씨’로 통하는 이 회사의 박순혁 홍보이사는 최근 회사를 그만뒀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지난 3월 말 현재 류 대표의 보유 주식수는 약 2300만주(지분율 39.6%)다. 이 중 약 1900만주는 금융회사에 담보로 제공돼 있다. 담보를 받고 돈을 빌려준 금융회사는 부산은행·대구은행·신한금융투자·케이비(KB)증권·한국증권금융·하나증권 등 6개사다. 담보 주식수량과 담보 제공 금융회사는 조금씩 달라졌지만 류 대표는 10여년 전부터 보유 지분의 대부분을 담보로 제공해 왔다.

금양 누리집 갈무리

이는 류 대표가 금양 주가와 매우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것을 뜻한다. 주가가 일정 수준 하락할 경우 금융회사가 담보로 받은 주식을 처분하면서 류 대표는 금양에 대한 지배력이 흔들릴 수 있다. 물론 주가가 상승하면 담보 가치도 함께 올라 류 대표는 자금을 추가로 더 확보할 수도 있다.

류 대표는 지난해 7월 두 차례에 걸쳐 콜옵션을 행사해 지분 240만주를 추가 취득한 바 있다. 당시 주당 취득 가액은 약 4천원이다. 2020년 금양이 채무 상환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발행한 약 170억원 상당의 전환사채(CB·주식으로 전환할 권리가 있는 채권)에 딸린 콜옵션을 류 대표가 들고 있었던 셈이다.

공교롭게도 금양 주가는 류 대표의 지분 추가 취득 후 급등세를 탔다. 수개월 동안 4천~5천원선을 횡보하던 금양 주가는 지난해 7월 말 9천원선을, 8월과 9월에는 각각 1만2천원, 2만원 선을 뛰어넘었다. 지난해 말 2만5천원선까지 오른 금양 주가는 해를 넘겨서도 급등세가 이어져 지난달 초 9만원대까지 치솟았다. 류 대표가 지난해 7월 추가 취득한 지분의 평가가치가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아 10배 이상 뛰어오른 셈이다. 해당 기간 동안 이차전지 관련 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높아진 관심에다 리튬광산 개발·자원개발회사 지분 취득 양해각서 체결·자사주 매각 등의 호재성 공시가 잇따른 것도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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