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마자 멋진남자 대접받네”…‘잘난척’ 아빠車, 가족모두 ‘엄지척’ [카슐랭]
8인승, 패밀리 오프로더 제왕
“매너가 사람도 차도 만든다”
자동차는 사람처럼 저마다 이미지가 있다. 차종만 봐도 누가 탔는지 지레짐작한다.
경차에는 운전이 미숙한 여성, 스포츠카에는 잘난 척하는 철부지 20대, 중·대형 SUV에는 활동적인 40대 남성, 대형 세단에는 점잖은 노신사, 오프로더에는 야성적인 30·40대 남성 등이 탔을 것으로 여긴다.
모든 선입견이 그렇듯 현실과 차이가 날 때가 많다. 우락부락한 남성이 덩치에 비해 작은 경차를 운전하고, 스포츠카 운전석에서 멋진 할머니가 내리기도 한다.
하지만 한번 고착된 이미지는 쉽사리 바뀌지 않는다. 이미지로 이득보다는 피해를 입는 경차와 소형차 입장에서는 억울할 일이다.
더 나아가 선입견이 고마운 차종도 있다. 영국 출신 랜드로버 디펜더다. 정통 오프로더인 디펜더는 1948년 2차 세계대전 때 ‘연합군의 발’로 활약했던 미군용 지프를 베이스로 제작됐다.
한국과는 70년 넘게 인연이 없었다. 지난 2020년 출시된 지 72년만에 한국에 첫선을 보였다.
한국인에게는 낯설면서도 낯이 좀 익은 차종이다. 아프리카를 무대로 삼은 다큐멘터리에서 동물 다음으로 많이 나와서다.
낯설면서도 어디선가 본 듯하기에 디펜더를 쳐다보는 한국인이 많다. 이미지는 복합적이다. 오프로더이기에 야성적이지만 거칠지만은 않고 자상함과 고상함도 갖췄다.
배우 윤여정의 어록처럼 ‘고상한 체하는 영국인’이 ‘잘난 척’ 만든 차답게 오프로더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품격을 추구해서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는 명언과 함께 피가 난무하는 거친 싸움에서도 옷매무새가 단정한 킹스맨 해리 하트를 닮았다.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사랑한 오프로더라는 사실도 고상한 이미지에 기여했다.
디펜더는 킹스맨처럼 ‘귀티’나는 옷차림새를 한 멋진 남자가 운전할 것이라는 착각을 일으킨다. ‘누가 탔나’ 궁금증과 함께 질투도 유발한다.
착각은 자유지만 마케팅에서는 브랜드와 차종 인지도를 높여주고 결국 돈이 되는 ‘후광효과’로 이어진다.
롱바디 모델인 디펜더 110이다. 2021년 6월에는 73년 만에 숏바디 3도어 모델인 디펜더 90이 국내 상륙했다.
올해는 8인승 모델로 ‘패밀리 오프로더 끝판왕’을 노리는 디펜더 130까지 왔다.
국내 출시 라인업은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디펜더 130 P400 X 다이내믹 HSE’, MHEV 디젤 엔진을 탑재한 ‘D300 X 다이내믹 HSE’ 두 가지 트림으로 구성됐다.
가격은 5년 서비스 플랜 패키지를 포함해 각각 1억4217만원, 1억3707만원이다.
디펜더 130 P400 X 다이내믹 HSE는 경량 알루미늄 구조에 트윈 스크롤 터보차저 및 48V 슈퍼차저, 저마찰 설계 등을 적용한 신형 3.0ℓ I6 인제니움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400마력(PS), 최대토크는 56.1kg·m에 달한다.
인제니움 3.0ℓ I6 디젤 엔진을 탑재한 D300 X 다이내믹 HSE는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66.3kg·m의 힘을 발산한다.
‘2+3+3’ 형태로 좌석을 배열해 8명이 탑승할 수 있다. 2·3열에는 카시트 5개를 장착할 수 있는 아이소픽스를 적용했다. 3열 시트는 폭이 1200mm, 레그룸이 804mm로 동급 최고 수준이다.
3열 시트가 펼쳐진 상태에도 트렁크 적재용량은 389ℓ에 달한다. 40:20:40 분할 폴딩이 가능해 다양한 목적에 맞춰 좌석을 구성할 수 있다.
2열과 3열을 모두 접으면 적재공간은 2291ℓ까지 확장된다. 공간활용은 SUV보다는 미니밴 같다.
전장은 타이어를 포함하면 5358mm, 타이어 없이는 5098mm에 달한다.
긴 전장에도 불구하고 전후방의 짧은 오버행을 통해 37.5도의 접근각 및 28.5도의 탈출각을 제공한다. 패밀리카 성향이지만 오프로더 정체성을 잃지 않았다.
빙판이나 모래 같은 노면이나 오프로드 주행, 고속 코너링 등 까다로운 주행 조건에서도 최적의 트랙션과 험로 탈출 성능을 발휘하는 액티브 리어 락킹 디퍼런셜 등 최신 오프로드 기술도 기본 탑재했다.
랜드로버 최초로 디펜더에 적용한 피비 프로(PIVI Pro) 인포테인먼트 기술은 운전자가 터치스크린을 통해 원하는 기능을 빠르고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10인치를 적용했던 110보다 더 커진 11.4인치 터치스크린에는 SK텔레콤과 공동 개발한 순정 T맵 내비게이션이 탑재됐다. 애플 카플레이 및 안드로이드 오토도 무선 사용할 수 있다.
컴포트, 에코, 스노우, 머드, 샌드, 암석 및 도강 등 드라이브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전자동 지형 반응 시스템은 8인승 디펜더도 ‘오프로더 제왕’으로 만들어준다.
오프로드 시승차는 D300 X 다이내믹 HSE다. 오프로드에서는 ‘4L’(4륜로우)로 전환한 뒤 지상고를 높였다.
지뢰가 터진 듯 움푹 깊게 파인 땅도, 바퀴가 헛도는 미끄러운 진흙탕도, 바퀴가 푹푹 빠지는 모랫길도 장애가 되지 않는다. 산도 타고 바위도 탄다.
앞차를 보면 차체가 뒤뚱뒤뚱 거리지만 안에서 느껴져는 요동은 적다. 110보다 오히려 더 안정감이 든다. 앞으로 내리꽂는 내리막길도 차가 알아서 속도를 줄이며 내려온다.
평범한 4륜구동으로는 엄두도 내지 못할 오프로더에서 운전자가 할 일은 에어 서스펜션, 저단 기어, 상황에 맞는 모드 선택 3가지다. 나머지는 디펜더가 알아서 한다.
온로드 성능도 패밀리카를 지향한 만큼 우수하다. 기존 110보다 더 힘센 엔진을 적용한 덕분에 요란 떨지 않으면서 제왕의 품위를 지키며 무게감 있게 질주한다.
지그재그 구간에서도 길어진 차체, 높은 차고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이 통과한다. ‘보이지 않는 두 손’이 차체 양쪽을 필요할 때마다 잡아주는 기분이다.
8인승 디펜더는 거친 환경에서도 품격과 품위를 잃지 않는다. ‘잘난 척’ 한다고 여길 수 있지만 솔직히 잘났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는 킹스맨 대사처럼 매너가 차를 만든다. 덩달아 운전자도 ‘킹스맨’으로 빙의돼 ‘자의반 타의반’ 매너를 지키게 된다.
일반적으로 도로에서 운전할 때는 계란을 잡을 때처럼 스티어링휠(핸들)을 양손으로 움켜쥐고, 엄지를 스티어링휠 안쪽으로 집어넣는 경우가 많다.
오프로드에서 이 같은 방식으로 스티어링휠을 잡는 것은 금물이다.
울퉁불퉁한 바위, 푹 파인 흙길, 이끼가 끼어 미끄러운 계곡 등을 지날 때 스티어링휠이 순간적으로 빨리 회전하기 때문에 그 안쪽에 엄지가 들어가 있으면 다칠 수 있다.
손으로 스티어링휠을 잡고 엄지 척을 한 뒤 운전해야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 디펜더 8인승으로 오프로더를 즐길 때는 가족 모두 ‘엄지 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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