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국가부채협상 실패…美증시도 짓눌리기 시작 [뉴욕마감]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3. 5. 17.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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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가 4월 소매판매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주택 건축자재소매체인 홈디포의 실적저조가 불경기를 예고한다고 해석되면서 1% 안팎의 지수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의 국가부채한도 협상은 두번째 만남에서도 합의에 실패했다. 증시는 그동안 협상을 낙관하면서 지수에 그 위기감을 반영하지 않았지만 이달 말까지 타결이 지지부진할 경우 지수를 억누르는 악재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16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보다 336.46포인트(1.01%) 하락한 33,012.14를 기록했다. S&P 500 지수도 26.38포인트(0.3%) 빠진 4,109.9에 마감했다. 나스닥은 22.16포인트(0.18%) 내려 지수는 12,343.05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상무부가 밝힌 4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월비 0.4% 상승으로 나타났다. 소매판매 증가율은 직전까지 5개월간 4차례에 걸쳐 감소로 이어졌지만 4월에는 소비가 늘어난 것이다. 게다가 휘발유와 자동차를 제외한 근원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월비 0.6% 증가세를 기록해 아직까지 소비지출의 급격한 위축은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홈디포의 저조한 실적은 한 소매체인의 부진만을 의미하지는 않고 실물경기를 반영하는 지표로 읽혔다. 신규 주택건설 경기가 꺾인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자신들의 집수리마저 주저하면서 소비를 줄이고 있다는 해석을 낳기 때문이다. 미국 대부분의 주택이 단독 목조주택으로 이뤄진 특성 때문에 홈디포는 미국인들이 느끼는 주거의 문제와 밀접히 맞닿아 있다.

홈디포의 지난 1분기 주당 이익은 3.82달러 수준으로 예상치인 3.8달러보다 높았지만, 매출은 372억6000만 달러로 예상치(382억8000만 달러)를 밑돌았다. 회사 측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고가품목 소비를 줄였고, 집수리에 관한 대형 프로젝트를 뒤로 미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심리 자체가 위축되고 있는 셈이다.

하반기 경기침체가 예고된 가운데 지지부진한 연방국가부채한도 협상도 투심을 억누르는 변수가 됐다.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회동 마쳤지만 양측은 평행선을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협상이 낙관적"이라고 언급했지만, 매카시 의장은 "중요한 고비가 남아있다"고 부정했다. 공화당 소속인 매카시는 바이든과 행정부가 국가채무불이행(디폴트)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부채위기 증시에 반영되지 않았다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미국 공화당 소속의 캐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9일 (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부채한도 상향과 관련한 논의를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나 "아무런 대안을 보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루프캐피탈은 주식이 부채한도 협상 실패의 위험을 적절하게 가격에 책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앤서니 추쿰바는 이날 "민주당과 공화당이 부채한도 인상에 대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위험을 시장이 적절하게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증시에 팽배한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했다. 정치권이 강대강 대결을 하는 사이 어딘가에서 약한고리가 끊어질 위기에 놓여있고 그건 절단이 현실화될 때까지 위험한 결과를 아무도 알 수 없다는 의미다.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5월 글로벌 펀드매니저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투자자들은 경제성장 전망에 실망하면서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빼내 점점 더 현금으로 눈을 돌리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 전문가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문 투자자의 경우 현금 잔고가 포트폴리오의 5.6%로 증가했다. 또 응답자의 65%는 올해 경기침체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본능적으로 경제적 피해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답했고, 63%는 경기 연착륙을 기대했다. 응답자의 약 1/3은 연방준비제도가 여전히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버핏이 움직인 세 기업
(로이터=뉴스1) 신기림 기자 = 6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버크셔해서웨이의 연차총회가 끝나고 이들의 새로운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일단 버크셔가 인수했다고 발표한 캐피탈 원은 이날 5% 가량 오르다가 마감 직전에는 2.05% 상승으로 거래를 마무리했다.

버크셔는 기존에 보유했던 포트폴리오인 옥시덴탈 페트롤리엄의 지분을 1억2600만 달러 어치 추가매수했다고 밝혔다. 주가가 약세를 보였던 지난주 목요일부터 월요일까지 1억2600만 달러를 들여 주당 58.06달러에 지분을 늘린 것이다. 하지만 버핏은 옥시덴탈 지분을 확대하더라도 경영권까지 노릴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버크셔는 옥시덴찰 지분을 최대 50%까지 매입할 규제 승인을 받았지만 경영은 전문가들에 맡기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가는 0.65% 빠졌다.

버크셔는 이날 지난 분기에 고급가구 소매업체인 RH의 지분을 팔았다고 신고했는데 이날 주가는 8.77% 하락했다. 버크셔는 2019년 1분기부터 RH 주식을 매입해 지난해 말까지 236만 주를 보유했지만 주가는 2021년 중반을 기점으로 고점을 찍고 절반 이하 가격으로 하락해 현재는 200달러대 중반에 머물고 있다.
특징주 - 호라이즌테라퓨틱스 보다폰 엣시

호라이즌 테라퓨틱스는 이날 14% 이상 하락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가 생명공학 대기업 암젠(Amgen)의 테라퓨틱스 인수(278억 달러)를 막으려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이 알려져서다.

통신사 보다폰은 약 1만1,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고, 이 영국계 회사의 미국 상장 주식은 7.44% 하락했다 . 마르게리타 델라 발레 대표(CEO)는 "변화해야 산다"고 강조했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엣시(Etsy)의 성장 둔화를 예상하고 주당 목표주가를 79달러에서 74달러로 낮췄다. 엣시 주가는 이 덕분에 5.31% 하락했다. 새 목표가는 월요일 종가 대비 24% 낮은 수준이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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