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밍 괜찮다"는 12억 외국인…승부처에 1할 타자랑 교체했잖아요

김민경 기자 2023. 5. 17.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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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나아지긴 했다. 안타 생산이 잘 안돼서 그렇지 타이밍은 괜찮다."

오그레디는 16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에 7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다.

최 감독은 "안타 생산이 잘 안돼서 그렇지 타이밍은 괜찮다. 조금 더 좋아질 것 같다. 6월에 가족 오고 그러면, 외국인은 혼자 있는 것과 가족들이 함께 있는 것의 차이가 크더라. 성향도 외향적인 성향이 아니라서 저런 친구들은 향수병이 더 있는 것 같다"며 가족이 오는 6월까지 기다려 보고 싶은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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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그레디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확실히 나아지긴 했다. 안타 생산이 잘 안돼서 그렇지 타이밍은 괜찮다."

최원호 한화 이글스 감독의 말이다. 사령탑은 점점 나아지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이야기하는데, 증명할 결과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올 시즌 한화에서 가장 골치 아픈 문제로 떠오른 외국인 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31)의 이야기다.

오그레디는 16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에 7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다. 부담감을 덜어주고자 7번 타순으로 내렸는데도 또다시 삼진 생산에 그쳤다. 오그레디는 올 시즌 삼진 36개로 부문 3위다. 타격 부진으로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10일까지 18일 동안 2군에서 재정비하는 시간을 보내서 이 정도다.

오그레디의 올 시즌 타율은 0.122(74타수 9안타)다. OPS는 0.337에 불과하다. 무려 90만 달러(약 12억원)나 주고 데려왔는데, 아무리 낯선 리그에 적응한다고 해도 낙제점에 가까운 성적이다. 삼진 36개를 얻는 동안 볼넷은 5개에 불과하다. 방망이가 거의 허공을 가르고 있다고 보면 되는 성적이다.

지난주까지 2군 사령탑이었던 최 감독은 오그레디를 처음 만났던 때를 되돌아보며 "처음 (2군에) 내려왔을 때만 해도 심각하다 했다. 그 흔한 바가지 안타도 왜 안 나올까 했다"고 이야기했다.

최악이었던 그때와 비교하면 그래도 많이 좋아지고 있다는 게 최 감독의 생각이다. 최 감독은 "안타 생산이 잘 안돼서 그렇지 타이밍은 괜찮다. 조금 더 좋아질 것 같다. 6월에 가족 오고 그러면, 외국인은 혼자 있는 것과 가족들이 함께 있는 것의 차이가 크더라. 성향도 외향적인 성향이 아니라서 저런 친구들은 향수병이 더 있는 것 같다"며 가족이 오는 6월까지 기다려 보고 싶은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오그레디는 여전히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다. 0-1로 뒤진 3회말 선두타자로 롯데 선발투수 찰리 반즈를 처음 마주했는데, 반즈는 공 4개 모두 슬라이더를 선택했다. 오그레디는 3구째 슬라이더는 볼로 골라냈지만, 나머지 공 3개를 모두 헛스윙하며 삼진으로 물러났다.

▲ 오그레디 ⓒ곽혜미 기자

5회말에는 선두타자 최재훈이 2루타로 출루한 가운데 오선진이 희생번트로 1사 3루로 연결했다. 한화로선 드디어 반즈를 공략할 수 있는 기회였는데, 공교롭게도 타석에는 오그레디가 섰다. 오그레디는 볼카운트 3-1까지는 잘 버티더니 2차례 파울 타구를 만들고 7구째 직구에 헛스윙하면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사실상 사령탑의 신뢰가 무너진 순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다음 타자 유로결까지 2루수 땅볼에 그쳐 한화는 이 절호의 기회를 허무하게 날렸다.

전반적으로 한화 타자들이 반즈를 공략하지 못하긴 했다. 반즈는 7이닝 3피안타 1사사구 8탈삼진 1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꽁꽁 묶어놨다. 다른 선수들도 전반적으로 부진했는데, 계속 부진한 오그레디가 돋보이는 게 억울할 수도 있다.

8회말 선두타자 오선진이 2루타로 출루했을 때, 최 감독은 오그레디를 한번 더 믿는 대신 대타 박정현으로 교체했다. 박정현은 올 시즌 타율 0.140(43타수 6안타)을 치는 타자다. 오그레디나 박정현이나 성적으로는 1할 타자인 건 마찬가지였는데도 바꿨다는 건 오그레디가 그만큼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오그레디는 이날도 고개를 푹 숙인 채 벤치로 돌아가 앉았고, 한화는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으나 1-3으로 져 2연패에 빠졌다. 정은원, 노시환, 채은성, 김인환 등을 믿는다고는 하지만, 시즌을 길게 봤을 때 외국인 타자의 폭발력은 상위권과 하위권을 가르는 중요한 변수가 되기도 한다. 한화가 탈꼴찌를 넘어 더 높은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면, 결단을 내려야 한다. 비상 신호는 이미 여러 차례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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