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하는 게임株 속 옥석 찾기…실적 따라 희비 엇갈려

이용성 2023. 5. 17.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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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게임즈·크래프톤 호실적…주가도 우상향
엔씨소프트·넷마블 등 부진 늪 빠져
신작 등 업고 실적 개선…하반기 이후 가능할 듯
"신작 기대감 주가 영향 없어…성과 중요"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올해 초 중국의 판호 발급 등 영향으로 게임 시장 전반에 훈풍이 불었던 분위기와는 달리 최근 게임주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분기 실적이 저조한 게임주들은 흔들리는 반면, 호실적을 기록한 게임주들은 상승 흐름을 탈 준비를 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신작들의 출시가 대부분 하반기에 자리잡은 만큼 당장은 뚜렷한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단기적으로 실적에 따라 종목 간 차별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업황 부진 속 넥슨게임즈·크래프톤 등 조용히 ‘미소’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넥슨게임즈(225570)는 이달 들어 12.49% 올랐다. 크래프톤(259960)은 3.49%, 네오위즈(095660)는 0.46% 소폭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 가까이 빠지고, 코스닥 지수도 3% 넘게 하락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셈이다.

이들 게임주들은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양호한 1분기 실적을 기록했다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앞서 넥슨게임즈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522억원으로 172%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7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전환했다. ‘FIFA 온라인 4’, ‘던전앤파이터’ 등 대표 PC게임과 더불어 모바일 게임에서도 비교적 흥행에 힘입어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배틀그라운드’로 입지를 다진 크래프톤 역시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 성장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땐 10.1% 줄었지만, 직전 분기 대비 124% 늘었다. 당기순이익 역시 직전 분기 적자에서 빠져나왔다. 기존 배틀그라운드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라이브 서비스의 흥행이 주요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네오위즈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 89% 줄었지만, 직전 분기와 비교했을 때 영업이익이 흑자전환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신호를 보냈다.

증권사들도 일제히 목표주가를 올리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블루아카이브’의 예상 외 호실적을 짚으며 넥슨게임즈의 주가를 기존 2만6000원에서 2만9000원으로 11% 상향했다. NH투자증권은 크래프톤에 대해 23만원에서 25만원으로, 유진투자증권 역시 22만원에서 26만원으로 각각 줄줄이 상향했다. 키움증권도 네오위즈를 게임 업종 내 최선호주로 제시하며 기존 6만5000원에서 7만원으로 목표가를 올렸다.

1Q 실적 따라 주가도 갈려…신작 기대감도 ‘뚝’

반면, 엔씨소프트(036570)와 넷마블(251270), 카카오게임즈(293490), 펄어비스(263750) 등은 부진의 늪에 빠졌다. 엔씨소프트 경우 올해 1분기 매출 4788억원, 영업이익 81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 67%, 감소한 수치다. 간판 게임인 ‘리니지W’ 매출이 감소한 영향이다. 넷마블은 역시 신작 부재 속에 뚜렷한 수익을 내지 못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넷마블은 1분기 매출 6026억원, 영업손실 28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카카오게임즈도 모바일게임과 PC온라인 게임 모두 부진한 실적을 거두며 1분기 매출액 2492억원, 영업이익 113억원,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 73%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신작 부재와 기존작의 매출 하락 영향으로 펄어비스도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올 1분기 매출 858억원, 영업이익 1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1%, 78.8% 감소하면서 시장 전망치를 모두 하회했다.

주가도 내림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넷마블은 11.57% 하락했다.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는 각각 2.65%, 4.96% 뒷걸음질쳤다. 검은사막 지적재산(IP)로 버티는 펄어비스만 유일하게 4.88% 올랐다.

통상 게임주들은 신작을 재료로 상승 모멘텀을 받지만, 대규모 신작들이 줄줄이 연기되면서 당분간 실적에 따라 주가가 좌우될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잇따라 출시를 연기해온 신규 대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쓰론앤리버티(TL)’를 올해 하반기에 발표하겠다고 전했다. 넷마블은 기대작 PC·모바일 RPG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아스달 연대기’ 등이 2분기부터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게임즈는 모바일 RPG ‘가디스 오더’ 출시를 연기하면서 4분기에 선보이겠다고 언급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부진했던 주요 게임사들은 향후 출시되는 신작들에 힘입어 하반기를 기점으로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신작 출시가 안갯속이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 만큼 당장은 실적에 따라 주가 흐름이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주요 기대작들의 실질적인 이익 기여 시점이 내년으로 지연되면서 신작 게임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관련 테마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초과 성과가 더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이용성 (utilit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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