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의회 지도부, 부채한도 2차 협상 성과없이 종료…분위기는 낙관적

1시간가량 회동…지난 9일 회동보다 분위기는 화기애애
매카시 "합의 도달 어려운 일 아냐"…민주 "솔직하고 실질적 논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3년 5월16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왼쪽부터)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등과 만나 부채한도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현 특파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등 미 의회 지도부가 16일(현지시간) 부채한도 문제와 관련해 회동을 했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종료됐다.

다만, 백악관이 협상단 참여 범위를 조정하는 등 양측이 협상을 지속하기로 하면서 미 연방정부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를 피하기 위해 이달내 협상을 타결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의장 등 미 의회 지도부는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만나 약 1시간가량 부채한도 문제 등을 논의했다.

회의엔 민주당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와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공화당 소속 매카시 하원의장과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등이 참여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는 지난 9일 백악관에서 회동을 가졌지만, 별다른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이들은 당초 12일 추가 회동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실무 협의가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일정을 연기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하원의장 모두 부채한도 상향에는 동의하고 있지만, 공화당은 정부 지출 삭감을 조건을 내걸고 있는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조건없는 부채한도 상향을 주장하고 있어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양측은 이날에도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회동을 마무리했다.

다만 양측은 생산적인 논의를 했다고 밝히며 실무 협의를 지속하기로 하면서 이달내 협상 타결 전망에 무게를 더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미국이 역사상 처음으로 디폴트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할 필요성과 자신의 책상에 도달할 수 있는 예산 합의에 대해 "생산적이고 직접적인 만남"을 가졌다고 백악관이 성명을 통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양한 여러 문제들에 대한 더 많은 작업이 남아 있지만, 양측이 선의로 협상하고 어느 쪽도 원하는 모든 것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한다면 책임감 있고 초당적인 예산 합의로 가는 길이 있다고 낙관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에 대해 매일 회의를 계속하라고 지시했고, 이번 주 후반에 전화로 의회 지도자들과 협상 상황을 확인하고, 해외에서 돌아오는 대로 의회 지도부와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과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2023년 5월16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부채한도 문제를 논의한 후 기자들과 만나 발언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현 특파원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17일 일본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초 일본 방문에 이어 22일 파푸아뉴기니 수도 포트모르즈비 방문하고 24일엔 호주 시드니를 찾아 미국과 인도·일본·호주의 안보협력체인 쿼드(Quad)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일본 방문 이후 순방 일정에 대해 재검토를 하고 있다고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이어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부채한도 협상을 위해 바이든 대통령이 파푸아뉴기니와 호주를 방문하는 일정을 취소하고 G7 정상회의가 끝난 뒤 오는 21일 미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통화를 갖고 호주 방문 일정 연기를 알리고, 앨버니지 총리의 국빈방문을 초청했다고 장-피에르 대변인은 전했다.

이번 회동에서도 성과를 도출하진 못했지만, 협상 분위기는 이전보다 낙관적으로 변했다.

매카시 의장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협상 방식의 구조가 개선됐다. 우리가 (협상을) 완료할 시간이 며칠 밖에 없지만 그것은 이제 더 나은 기회를 준다"고 말했다.

그간 공화당측에서 협상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불만을 제기했던 것을 고려해 바이든 대통령이 협상 참여 범위를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매카시 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명한 백악관 참모들이 자신의 대표단과 직접 협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과 더 직접적으로 협상하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매카시 의장은 양측이 여전히 "멀리 떨어져 있다"면서도 이번 주말까지 협상을 마무리하는 게 "가능하다. 합의에 도달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매카시 의장은 지난 2월1일 바이든 대통령과 가졌던 회동을 거론, "만약 우리가 2월에 여기에 있었다면 저는 매우 낙관적일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지난 회동보다 낙관적인 분위기를 내비쳤다.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회의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 초당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면서 서로 존중하면서 "솔직하고 실질적인 논의"로 지난 주보다 더 화기애애했다고 전했다.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도 회의가 개방적이고 솔직했다면서 "그러나 매우 화기애애한 논의였다"고 설명했다.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이르면 내주나 늦어도 2주 안에 합의안을 추진하겠다는 시간표를 제시하기도 했다고 WP는 전했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