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버는 게임' 위믹스·'카카오 계열' 잡코인에 꽂혔다…김남국의 몰빵투자

박현영 기자 2023. 5. 17.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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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토렌트로 자금 불려 위믹스에 투자…위믹스 중심으로 자금 이동
'신생코인' 클레이페이 '몰빵 투자'로 의혹 확대…카카오 계열 코인 선호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검찰이 김남국 의원이 주로 이용한 업비트, 빗썸, 카카오 '클립' 지갑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가운데 김 의원의 가상자산(암호화폐) 투자 내역 윤곽이 구체화되고 있다.

현재까지 밝혀진 내용을 종합하면 김 의원은 위메이드의 가상자산 위믹스(WEMIX)와 '카카오 계열' 신생 코인들에 거액을 투자해왔다.

투자 과정에서 자금을 대거 옮긴 것도 위믹스를 따라 옮긴 경우가 많았다. 업비트가 위믹스를 상장하자 빗썸에서 업비트로 위믹스를 옮기고, 위믹스를 디파이(탈중앙화금융) 서비스에 예치하기 위해 업비트에서 클립으로 위믹스를 옮긴 식이다.

위믹스 외에 투자한 코인들은 대부분 '카카오 계열'의 신생 코인이었다. 주로 카카오 블록체인인 '클레이튼' 기반의 가상자산 교환 서비스 '클레이스왑'을 이용, 다양한 클레이튼 기반 가상자산에 투자했다. 특히 지난해 2월 발행된 지 한 달도 안 된 클레이페이(KP) 토큰에 30억원 이상을 '몰빵 투자'한 점이 가장 큰 의혹을 낳고 있다.

◇'위믹스' 따라 움직인 자금…빗썸에서 업비트·클립으로

17일 SBS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탈당 전 진상조사단에 "초기 투자금 10억원을 비트토렌트 등 가상자산에 투자했고, 이를 40억여 원까지 불렸다"고 소명했다. 여기서 언급된 초기 투자금은 2021년 1월 LG디스플레이 주식을 매각해 마련한 자금이다.

비트토렌트 등으로 불린 자금은 빗썸으로 옮겨져 위믹스에 투자된 것으로 추정된다. 김 의원은 진상조사단에 "위믹스 등 가상자산 가치가 한때 100억 원에 달했지만, 현재 기준 투자 원금 대비 손해를 보고 있다"고 소명했다.

김 의원이 비트토렌트로 자금을 불린 2021년은 업비트에 위믹스가 상장되지 않았을 때다. 빗썸은 2020년 10월 일찌감치 위믹스를 상장했지만, 업비트는 2022년 1월이 돼서야 위믹스를 상장했다.

김 의원은 업비트와 빗썸, 그리고 클립 지갑과 연동되는 클레이스왑을 주로 이용해온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따라서 2021년 김 의원은 비트토렌트로 불린 자금을 빗썸에서 위믹스에 재투자, 최대 100억원까지 자산 가치를 끌어올렸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후 2022년 1월 업비트에 위믹스가 상장됐고, 2022년 2월 김 의원은 빗썸에서 업비트로 위믹스 85만여개를 옮겼다. 업비트가 유동성(거래량)이 더 많은데다 거래하기 편리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시 업비트는 한 번에 많은 위믹스가 입금되자 이를 '이상거래'로 분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보고했다. 반면 빗썸은 위믹스가 빠져나갈 당시 이를 이상거래로 분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거래소별로 금액, 건수, 거래패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상거래를 탐지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김 의원이 빗썸에서 수차례 거액을 입출금해왔다면 빗썸은 그의 거액 출금을 이상거래로 탐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평소 거래패턴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업비트에선 그의 거액 입금이 '흔한 일'이 아니었으므로 이상거래로 탐지할 수 있다.

김 의원은 카카오톡 내 가상자산 지갑 '클립'으로도 여러 차례 위믹스를 보냈다. 2022년 1월에는 빗썸에서 클립으로 위믹스 42만여개를, 2022년 2월에는 업비트에서 클립으로 위믹스를 보냈다.

클립으로 위믹스를 보낸 이유는 클립과 연동되는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클레바, 클레이스왑 등에 위믹스를 예치해두기 위함이다. 당분간 위믹스를 매도할 계획이 없을 경우, 위믹스를 예치해둠으로써 이자를 받는게 이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뒤 위믹스 가치가 떨어지자 김 의원은 위믹스를 다시 빗썸으로 보내 빗썸에서 다양한 가상자산에 재투자했다. 이는 김 의원이 입장문을 통해 밝힌 내용이다.

◇'먹튀' 클레이페이에 30억원 넘게 투자…투자 코인 중 '카카오 계열' 다수

김 의원의 투자는 주로 위믹스를 따라 이뤄졌지만 클립과 연동된 클레이스왑에서는 주로 '카카오 계열' 가상자산에 투자헀다. 정확히는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발행된 가상자산에 주로 투자한 것이다.

그 중에서도 2022년 2월 경 30억원을 '몰빵 투자'했다고 알려진 클레이페이(KP) 관련 의혹이 커지고 있다. 클레이페이는 당시 발행된 지 한 달도 안 된 신생 코인이었기 때문이다.

김 의원 소유로 추정되는 클립 지갑의 거래내역을 보면 2022년 2월 16일 클레이스왑에서 김 의원 클립 지갑으로 클레이페이 토큰 59만여개가 입금됐다.

클레이페이는 과거 가격 데이터가 없어 정확한 금액을 알 수 없으나 조선일보는 이를 30억원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클레이스왑에서 위믹스와 클레이페이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클레이페이 토큰을 사들였기 때문이다.

교환을 신청한 위믹스는 당시 36억원치였는데, 이 때 슬리피지가 발생해 김 의원이 15억원 가량 손해를 보면서까지 클레이페이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슬리피지는 거래 시 매수자가 신청한 주문 가격이 실제 체결 가격과 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클레이페이의 경우 당시 신생 코인이므로 유동성이 적어 이 같은 슬리피지가 발생했다.

이후 클레이페이는 자금만 모으고 사라지는 이른바 '러그풀(먹튀)' 사기 행태를 보이며 현재는 사실상 사라진 프로젝트가 됐다. 김 의원의 자산 가치도 그만큼 하락했다. 현재 김 의원은 4700여만원치 클레이페이 토큰을 보유 중이다. 김 의원은 지난 8일 발표한 입장문에 클립 지갑 보유 내역을 캡처하며 이 4700여만원치 클레이페이 보유 내역을 숨기기도 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9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위믹스의 경우 상장사이자 대형 게임사인 위메이드가 발행해 '믿을만한' 가상자산이라고 생각해 투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투자 기준을 가진 김 의원이 발행된 지 한 달도 안된, '믿을 수 없는' 가상자산에 30억원 이상을 투자한 점은 큰 의혹을 낳고 있다. 게다가 그런 가상자산이 실제로 '러그풀' 사기를 감행해 의혹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이 밖에도 김 의원은 클레이스왑에서 다양한 클레이튼 기반 가상자산에 투자했다. 클레이스왑토큰(KSP)은 물론 메콩코인(MKC), 젬허브(GHUB), 보물행성(BOMUL) 등 모두 클레이튼 기반 가상자산에 투자한 내역이 나왔다. 상장 전 10억원 가량을 투자해 논란이 된 넷마블의 마브렉스(MBX) 역시 클레이튼 기반 가상자산이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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