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보다는 일본이 더 좋다”…세계 최고 부자의 선택, 이유는

박윤예 기자(yespyy@mk.co.kr) 2023. 5. 17.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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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투자의 화신 워런 버핏
반년만에 대만 TSMC 손털어
미중 갈등 염두한 결정인듯
워런 버핏 [사진 = AP 연합뉴스]
불안한 시장 전망이 지배하던 올 1분기 세계적인 투자 대가들의 선택은 안정이었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은 뱅크오브아메리카(BAC)와 옥시덴탈(OXY) 주식을 더 늘렸다. 대신 뉴욕멜론은행(BK), US뱅코프(USB) 등 은행주와 미중 갈등 격화의 충격이 예상되는 대만 TSMC(TSM)을 모두 매도했다. 장기투자의 대가로 알려진 버핏이지만 TSMC를 모두 처분하는데는 1년이 걸리지 않았다. 버핏 회장이 생각하는 미중갈등의 강도를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헤지펀드계의 전설’인 조지 소로스의 소로스 펀드는 미국 전기차의 테슬라(TSLA)·리비안(RIVN)을 대거 매도했다. 소로스 펀드는 대신 월마트, 넷플릭스 등에 대한 지분을 늘렸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의 헤지펀드, 운용사, 투자전문회사 등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분기보고서 ‘13F’ (1억달러 이상 운용기관 보유 지분 공시)에 따르면 워런 버핏의 보유 비중 1·2위인 애플(AAPL)과 뱅크오브아메리카를 추가 매수했다.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는 총 3251억 달러(한화 434조원)를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애플은 버크셔 포트폴리오의 전체 46%를 차지한다. 보유 주식수가 작년 4분기 8억9000만주에서 올해 1분기 9억1000만주로 2% 늘어났다. 애플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37% 올랐는데 워런 버핏도 수혜를 톡톡히 보았다. 작년 4분기 워런 버핏이 보유한 애플 주식의 평가금액이 1163억 달러에서 1509억달러로 30% 껑충 올랐다. 애플 시가총액은 2조7000억달러에 달하므로 워런버핏의 보유지분은 약 5% 수준이다.

애플에 대한 투자는 늘렸지만 버핏은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TSMC는 모두 덜어냈다. 버핏은 작년 3분기에 처음으로 TSMC에 투자했으나 작년 4분기 보유량을 상당수 처분하고 남아있던 TSMC 820만주도 이번에 모두 팔았다. 버핏 답지않게 TSMC에 단기투자한 셈이다.

앞서 이달 초 열린 버크셔 연례 주주총회에서 버핏은 TSMC가 “멋진 기업”이며 “반도체 산업에서 TSMC와 같은 부류에 속하는 기업은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간에 갈등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에 대만의 지정학적 위치가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버핏은 나아가 “대만보다는 일본에 투자하는 것에 대해 더 만족한다”고 말했다.

작년 워런버핏에게 큰 수익을 안겨준 석유회사 쉐브론(CVX)과 옥시덴탈(OXY)은 다르게 투자됐다. 워런버핏 포트폴리오에서 전체 6.6%를 차지하는 쉐브론은 일부 매도했고, 4.1%를 차지하는 옥시덴탈은 추가 매수했다. 버핏은 쉐브론을 1억6000만주에서 1억3000만주로 19% 줄였고, 옥시덴탈은 1억9000만주에서 2억1000만주로 9% 늘렸다. 버크셔는 현재 옥시덴탈의 최대 주주인데 주주총회에서 옥시덴탈 인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이번에 발표된 큰손들의 포트폴리오에서 은행주들이 가장 큰 관심을 받았다. 지난 3월 10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공개된 포트폴리오이기 때문이다.

버크셔 포트폴리오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전체 9%를 차지한다. 주식수를 10억1000만주에서 10억3000만주로 2% 더 늘렸다. 하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 주가가 올해 들어 17% 하락한 만큼 버핏도 손해를 봤다. 이 주식의 평가금액이 334억 달러에서 295달러로 12% 감소했다.

워런 버핏은 캐피털원 파이낸셜에 9억달러를 신규 투자했다. 캐피털원은 신용카드나 자동차 대출 등을 전문으로 하는 미 대형은행으로, 비자와 마스터카드에 이어 미국에서 세번째로 큰 신용카드 발행 업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몇몇 지역은행들이 여전히 혼란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버크셔해서웨이와 버핏이 신용카드 업계와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에 대해 편안함을 느끼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캐피털원 파이낸셜 주가는 올해 4% 하락에 그쳤다. 하지만 버핏은 뉴욕멜론은행과 US뱅코프의 지분을 전량 처분했다.

같은날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인 마이클 버리는 은행주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마이클 버리는 은행 위기가 회복될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다. 그가 운용하는 헤지펀드 사이언 매니지먼트의 1분기 말 포트폴리오에는 뉴욕 커뮤니티 뱅코프 85만주와 캐피털원 파이낸셜 7만주가 새로 추가됐다. 최근 주가가 대폭 떨어진 지역은행주도 사들였는데 팩웨스트 주식 25만주, 퍼스트리퍼블릭은행 15만주를 신규 매수했다.

반면 레이 달리오가 설립한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는 1분기 은행주를 대거 처분했다. JP모간 70만주와 뱅크오브아메리카 320만주, 웰스파고 172만주, 골드만삭스 10만주, 찰스슈왑 61만주 등 주요은행 지분을 모두 팔아치웠다. 지역은행주 퍼스트리퍼블릭과 팩웨스트와 함께 캐피털원 파이낸셜도 모두 팔아치웠다.

조지 소로스 [사진 = AFP 연합뉴스 ]
한편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가 테슬라를 비롯해 전기차 회사 지분을 대거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지 소로스 펀드는 작년 2분기부터 테슬라 주식을 모아왔는데 1분기에 13만주를 전부 매각했다. 테슬라 주가가 올해 들어 53% 오른 만큼 조지 소로스는 상당한 이익을 본 것으로 보인다.

소로스는 미국 전기 자동차 스타트업인 리비안의 보유 지분을 크게 줄였다. 작년말 1400만주에서 올해 3월말 350만주로 75% 가량 줄였다. 같은 기간 소로스 펀드는 월마트(WMT)와 넷플릭스(NFLX),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징동닷컴(JD) 등을 새로 매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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