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이원석 충격의 동반 부진...'루즈-루즈 트레이드'로 전락하나 [김 용의 어젯밤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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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즈-루즈 트레이드'로 전락해버리는 것일까.
삼성과 키움이 트레이드를 했는데, 삼성이 베테랑 내야수 이원석을 키움에 내주고 불펜 김태훈을 데려오는 조건이었다.
삼성은 김태훈 영입을 위해 이원석에 내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까지 넘겨줬다.
트레이드 즈음 삼성은 연승을 하고 있었는데, 김태훈이 트레이드 발표날인 지난달 27일 급하게 삼성 유니폼을 입고 두산 베어스전 세이브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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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루즈-루즈 트레이드'로 전락해버리는 것일까.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 야심차게 서로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려 했는데, 아픔만 더 커질 것 같은 조짐이다. 아니, 한 쪽만 잘하면 배가 많이 아팠을텐데 그렇지 않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으려나.
지난달 말 '깜짝' 트레이드 소식에 야구팬들의 관심이 후끈 달아올랐다. 삼성과 키움이 트레이드를 했는데, 삼성이 베테랑 내야수 이원석을 키움에 내주고 불펜 김태훈을 데려오는 조건이었다. 삼성은 김태훈 영입을 위해 이원석에 내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까지 넘겨줬다.
서로의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진 결정이었다. 삼성은 불펜 보강이 간절했다. 마무리 오승환이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흔들리고 있는 시점이었다. 젊은 불펜 투수들이 많은 삼성인데, 경험 있고 무게감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 김태훈은 키움에서 마무리 뿐 아니라 7, 8회 투입되는 필승조 역할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경험을 쌓았다.
반대로 키움은 잘 치는 코너 내야수가 필요했다. 3루수 송성문이 화를 참지 못한 어리석은 행동에 부상 이탈했고, 마땅한 1루 자원도 없었다. 트레이드 당시 팀 타율 9위로 허덕이는 것도 문제였다. 이원석은 개막 후 3할 중후반대 고타율을 유지중이었다.
양측의 트레이드는 '윈-윈'인 것처럼 보였다. 트레이드 즈음 삼성은 연승을 하고 있었는데, 김태훈이 트레이드 발표날인 지난달 27일 급하게 삼성 유니폼을 입고 두산 베어스전 세이브를 기록했다. 이후 4월 남은 경기에서 1승2세이브를 기록하며 5연승의 주역이 됐다.
이원석 역시 트레이드 당일 KT 위즈전 키움 유니폼을 입고 안타를 신고한 뒤, 이어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4안타-2안타를 몰아쳤다. 지난 2일 이어진 삼성과의 '트레이드 매치'에서도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등 엄청난 타격감을 선보이며 키움을 기쁘게 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두 사람 모두 5월이 되고 급격한 하락세를 겪고 있다. 김태훈은 16일 대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역전패의 원흉이 되고 말았다. 2-1로 앞서던 7회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 변우혁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불안감을 노출했다. 상대가 번트 작전 실패로 2루 주자가 죽어 김태훈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듯 했지만, 정작 문제는 김태훈의 구위였다. 제구가 되지 않는 힘없는 공은 KIA 타자들의 좋은 먹잇감이었다. 이우성에게 안타, 이창진에게 볼넷, 박찬호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동점을 내줬다. 삼성은 급하게 우규민을 올렸지만, 이미 KIA가 분위기를 타버린 후였다. 그렇게 3연패 늪에 빠졌다.
김태훈은 5월 들어 5경기 3패 만을 기록중이다. 14일 LG 트윈스전 3실점에 2경기 연속 3실점 패전으로 충격에 빠졌다. 트레이드 효과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새로운 마무리를 찾았다며 환호하던 삼성은 이제 이기는 경기에 김태훈을 올리기 힘든 지경이 됐다.
그나마 위안거리일까. 이원석이 계속 잘했다면 삼성이 배가 많이 아팠을 건데, 이원석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원석 역시 5월 들어 13경기 타율 1할4푼6리 3타점에 그치고 있다. 최근 10경기로 줄이면 타율 1할5리다. 안타 1개 치기 힘들다. 16일 두산 베어스전도 볼넷 1개를 골라내는 데 그치며 3타수 무안타 경기를 했다. 타선이 살아나지 않고 있는 키움은 이원석의 극심한 부진 속에 여전히 8위 자리에서 허덕이고 있다. 철 없는 행동으로 팀에 손해를 끼친 송성문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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