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위메이드-빗썸 ‘이상한 삼각고리’… 檢 전방위 압박
위메이드, ‘빗썸 최대주주’ 비덴트 한때 지분 보유
檢, 빗썸·업비트∙카카오 압수수색하며 압박
최근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거액의 가상자산(코인)을 보유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내 2위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 의원이 어떤 과정을 통해 빗썸의 전자지갑에 다량의 위믹스 코인을 갖고 있었는지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는 데다, 빗썸이 그의 이상거래 내역도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의혹은 또 있다. 위믹스 코인의 발행사인 위메이드는 지난 2021년 빗썸의 최대주주인 비덴트의 지분을 사들여 이 회사의 2대 주주로 있었다. 위메이드는 김 의원의 코인 보유 논란이 불거지기 직전인 지난달 말 남은 비덴트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가상자산업계에서는 김 의원과 위메이드, 빗썸이 서로 어떤 연결고리로 맺어졌고, 그의 코인 보유 과정에 빗썸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김남국 이상거래’ 빗썸은 왜 신고 안 했나
17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김 의원이 다량의 위믹스 코인을 보유했던 사실은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이를 이상거래로 판단해 검찰에 통보한 후 수면 위로 드러났다. 김 의원이 빗썸의 전자지갑에서 보유 중이던 위믹스 85여만개는 지난해 1~2월 업비트로 유입됐다. 업비트는 이를 비정상적인 거래라 보고 FIU에 신고했고, FIU가 이상거래로 최종 판단해 검찰에 알린 것이다.
업비트와 달리 빗썸은 김 의원의 코인 거래와 보유 등에 대해 FIU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자산업계 한 관계자는 “코인 유입 후 FIU에 이를 알린 업비트보다 오히려 오랜 기간 위믹스 보유 과정에서의 직접적 창구였고 한꺼번에 코인이 빠져나갔던 빗썸이 이상거래라 의심할 정황이 더 짙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이를 두고 금융 당국에 빗썸 등을 상대로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김 의원이 위믹스를 받아서 보유했던 곳은 빗썸이었는데 왜 업비트와 달리 FIU에 비정상적 거래로 신고를 안 했는지 의문이다”라며 “FIU가 조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어떤 과정을 거쳐 빗썸 계좌에 85만여개의 위믹스 코인을 넣고 있었는지도 아직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그의 전 소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조사 결과 그가 ‘에어드롭(발행사 등이 특정 목적에 따라 투자자에게 코인을 무상 지급하는 것)’으로 위믹스를 받았다는 사실이 일부 드러났을 뿐이다.
정치권과 가상자산업계에서는 위메이드가 김 의원에게 얼마나 많은 코인을 제공했는지, 이 과정에서 거래소인 빗썸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이 규명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이 나온다.
◇ 위메이드, 2021년 ‘빗썸 최대주주’ 비덴트에 투자
빗썸과 위메이드의 관계에 대해서도 의혹의 시선이 쏠린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말까지 빗썸의 최대주주인 비덴트의 2대 주주였고, 김 의원의 이번 코인 보유 논란이 있기 직전까지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위메이드가 비덴트에 투자한 것은 지난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7월 위메이드는 비덴트가 발행한 5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300억원의 전환사채(CB) 등 총 800억원을 투자해 17%의 지분을 확보하며 비덴트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빗썸의 사내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당시 위메이드의 투자에 대해 업계에서는 2020년 10월 빗썸에 상장한 위믹스의 사업 확장을 위한 결정이 아니겠느냐는 추측만 나왔을 뿐이다. 위메이드 측도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사업을 위한 협력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구체적인 투자 배경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말 위믹스가 5대 가상자산 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처분을 받은 후 BW를 통해 투자한 원금을 회수했다. 지난달 26일에는 CB에 대한 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해 비덴트와의 관계를 완전히 정리했다. 공교롭게도 위메이드가 손을 턴 후 며칠이 지난 이달 초 김 의원의 위믹스 코인 보유 사실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가상자산업계 한 관계자는 “김 의원이 85만여개의 위믹스 코인을 빗썸에 보유했던 시점보다 대략 반년 앞서 위메이드는 비덴트의 2대 주주가 됐다”며 “위메이드와 빗썸이 김 의원의 위믹스 보유 과정에 아무런 연관 관계가 없다고 보기엔 석연치 않은 면이 많다”고 말했다.
◇ 檢, 빗썸 정조준…실소유주 의혹부터 김남국 파문까지
빗썸은 김 의원의 코인 보유 사실이 알려지기 전부터 그동안 코인 부정 상장과 시세 조종, 횡령 등 숱한 논란을 겪었던 거래소다. 특히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복잡한 지배구조 문제가 부각되면서 실소유주가 누구인지에 대한 질의가 쏟아지기도 했다.
최근 검찰은 실소유주 논란, 김 의원 코인 보유 과정 등과 관련한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 9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빗썸 실소유주 논란과 관련해 콘텐츠 제작사인 초록뱀미디어를 압수수색했다. 초록뱀미디어는 비덴트, 빗썸의 관계사인 버킷스튜디오가 발행한 CB에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큰 이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초록뱀미디어가 빗썸의 실소유주로 지목된 강종현씨가 주가를 띄우는 과정 등에 함께 해 부당한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남부지검은 또 김 의원의 코인 보유 논란과 관련해 지난 15일 오후 빗썸과 업비트,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 등을 압수수색해 코인 거래내역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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