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횡령사고 잡아낸다”… 장기근무 직원 내부통제 강화

김유진 기자 2023. 5. 1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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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작년 금전사고 898억원 규모
명령휴가 제도 강화 등 내부통제 강화
금융 당국, 임직원 책임 강화한 개선안 발표
신한은행 전경. /신한은행 제공

최근 직원 횡령사건이 발생한 신한은행이 금융사고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내부통제 강화에 나섰다. 장기근무 직원의 유가증권계좌 거래내역 등 금융거래정보를 확인하며 금융사고 발생 가능성을 통제하려는 것이다. 금융사고에 노출돼 있는 다른 은행도 내부통제 강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달 장기근무 유임 신청 직원을 대상으로 제출서류 발급 매뉴얼을 배포했다. 이 매뉴얼은 장기근무 유임을 신청한 직원을 대상으로 개인(신용)정보 및 금융거래 정보 수집·이용 동의서, 본인신용정보조회서, 유가증권계좌 거래내역 신고서 등을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번 매뉴얼은 횡령 등 금융사고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우리은행에서는 한 부서에서 장기간 근무한 직원이 700억원대의 횡령사고를 저지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은행권에서는 금융 당국의 주문에 따라 직원의 순환근무를 확대하고, 장기근무를 하는 직원에 대해서는 특별 관리를 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내부통제 강화 차원에서 한 부서에서 장기근무를 한 직원에 대한 정보 수집을 확대하는 것으로, 신한은행뿐만 아니라 다른 은행도 이에 대한 관리를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을 포함한 은행권은 지난해 우리은행의 대규모 횡령사고 발생 이후 잇달아 발생한 금융사고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에서는 배임, 횡령 등으로 발생한 금전 사고 규모가 897억원에 달했다. 올해 들어서도 신한은행, IBK기업은행 등에서 횡령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

그래픽=이은현

금융 당국은 은행권에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하며 은행권에서도 금융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틈새를 막는 작업을 시작했다.

KB국민은행은 내부통제 강화 방안으로 현금(시재)검사 강화를 위해 불시 타부점 소속직원에게 명령해 교차점검을 실시한다. 모출납 등 고위험업무 담당자에 대한 명령휴가 실효성 제고를 위해 준법지원부 내 명령휴가 점검 전담인력을 구성하고, 준법감시인 명령휴가 확대 실시를 추진한다. 또, 사고개연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영업점 업무에 대한 상시감사 운영하고, 본부부서의 상시감사 체계를 강화한다. 특히 금감원 보고 대상인 사고금액이 3억원 이상 금융사고가 발생해 조사할 시 내부고발 의무 위반 여부를 필수 조사 항목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부서별 직무분리 대상 업무 재점검 후 직무분리 업무 확대 및 내규 정비에 나섰다. 자금집행 등 고위험 업무에 대해 필수 명령휴가 대상자를 선정 및 불시 명령휴가를 실시한다. 영업점을 포함한 전 본부부서의 내부통제 기준 및 절차를 점검하고 영업점의 경우 불시 시재감사를 진행 중이다.

우리은행은 금융사고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소관조직별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임원의 내부통제 점검의무를 명시한 내부통제규정을 지난 3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개정했다. 아울러 조직개편을 통해 내부통제 체계 구축에도 나섰다. 내부 감사 조직인 검사실의 기능 중 본부조직 감사 기능을 분리해 ‘본부감사부’를 신설하고, 본부조직 전담 상시 감사 업무를 수행하며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체계를 구축하는 역할을 맡겼다.

금융 당국은 은행권의 자체 노력 외에도 경영진의 내부통제 강화를 골자로 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선안’을 이달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이번 개선안에서 임직원 책임 범위를 사전적으로 확정해 두는 ‘책임 지도’를 도입한다. 책임 지도는 불완전 판매나 거액의 횡령 등 각종 금융 사고 발생에 대한 임직원의 책임을 명확히 할 수 있는 제도다.

아울러 당국은 은행의 경영실태평가에서 내부통제의 평가 비중을 확대한다. 경영실태평가는 재무상태, 자산 건전성, 경영진의 경영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핵심적인 감독 수단이다. 당국은 내부통제 관련 조직 및 체계·기준 및 운영, 금융사고 예방 기능 등을 평가 항목으로 포함해 은행의 자발적인 내부통제 강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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