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안 좋을땐 쉬자”...먹구름 낀 증시, 거래량도 무너졌다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3. 5.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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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주식거래 31%나 급감
공매도는 하루 평균 7천억
공매도. [사진 = 연합뉴스]
이달 증시 거래대금이 전달 대비 31% 급감한 가운데 공매도는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말 동반 하한가 사태 이후 CFD(차액결제계좌)를 활용한 주가조작 사태 후 거래가 소강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비해 양극재를 중심으로 한 2차전지 관련주에 대해서는 단기 급등에 따른 우려가 커지는 상황으로 평가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의 5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18조1920억원으로 4월(26조4050억원) 대비 31.1% 감소했다. 코스피의 5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9조900억원으로 이는 지난 4월 일평균 거래대금(12조5905억원) 대비 27.8% 줄었다. 코스닥의 경우에도 일평균 거래대금은 4월 13조8145억원으로 올해 정점을 찍은 후 이달 9조1020억원으로 34% 줄어든 상태다.

자금 유입 규모는 감소세인 데 반해 공매도는 늘고 있다. 올해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6928억원으로 증시가 큰 충격을 받았던 2020년(4541억원), 2022년(5841억원) 규모를 넘어섰다. 특히 코스닥의 올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2330억원으로 지난해(1326억원) 대비 76% 급증했다.

거래대금 감소, 공매도 증가 등 두 개의 악재가 발생한 건 우선 증시가 단기 과열됐다는 시장 참가자들의 전망 때문이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호재로 인해 상승 동력이 발생한 배터리 관련주 위주로 상승 폭이 컸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의 올해 주가 상승률은 각각 435%, 148%에 달한다. 최근 미국 부채한도 협상 및 은행 부실 우려 등 요인으로 인해 조정을 전망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윤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둔화 우려로 무게중심 이동하며 부진한 흐름 지속 중”이라며 “매크로(거시경제) 불확실성 속 거래대금 감소 추세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선물 매도 포지션도 지속 중”이라고 밝혔다.

SG증권발 CFD 매물 폭탄으로 이어진 주가 조작 사태도 시장의 투자심리를 약화한 요인이다. 이번 사태는 CFD를 활용, 레버리지를 극대화해 주가를 끌어올리다가 반대매매, 매도 물량이 터져 나오며 주가가 폭락한 게 핵심이다. 시장 전반에 단기 급등 종목에 대해서 공매도가 증가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공매도는 주가가 급등한 배터리 관련주에 몰렸다. 이달 11일 기준 코스피에서 공매도 잔고가 가장 많은 종목은 포스코퓨처엠으로 4760억원에 달했다. 그 뒤로 HMM(4110억원), 셀트리온(3610억원), 카카오(3410억원), 아모레퍼시픽(3140억원) 순이다. 코스닥의 경우에도 배터리주인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의 공매도 잔고가 각각 7350억원, 72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그 밖에 HLB(1400억원), 위메이드(910억원), 펄어비스(800억원) 순이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 등 일부 종목 고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지속되는 가운데 상반기 내 추가 수주 등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공매도가 증가하더라도 향후 숏커버링(공매도 청산을 위한 주식 재매수)으로 인해 주가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편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의 소액주주 수는 3개월 새 4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의 소액주주 수는 작년 말 22만5303명에서 올해 1분기 말 29만7848명으로 32% 증가했다. 그룹 지주사인 에코프로의 소액주주 수도 같은 기간 10만9619명에서 17만1131명으로 56% 늘었다.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에서 소액주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6%, 71%에 달한다.

철강주에서 배터리 관련주로 변신한 포스코홀딩스의 소액주주 수도 작년 말 31만3370명에서 35만2778명으로 13% 증가했다. 작년 말 포스코홀딩스 유통주식 중 소액주주의 비중은 67%였는데 올 3월 말 기준으론 79%로 훌쩍 뛰었다.

포스코홀딩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세 종목은 올해 개인투자자 순매수 1~3위 종목이기도 하다. 올해 1~5월 개인투자자들은 포스코홀딩스 주식을 4조2237억원 순매수 했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도 각각 1조8824억원, 9689억원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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