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R마드리드 누구든 올라와' 라우타로 '천금' 결승골 폭발! 인터밀란 13년만 UCL 결승 선착, '밀란더비' 4연패 무기력한 AC밀란 0-1로 무너졌다
[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인터밀란(이탈리아)이 13년 만에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했다. 지역 라이벌 AC밀란을 따돌렸다. 인터밀란의 결승 상대는 맨시티(잉글랜드)-레알 마드리드(스페인)전 승자다.
인터밀란은 17일(이하 한국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주세페 메아차에서 벌어진 AC밀란과의 2022~2023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서 1대0 승리했다. 라우타로 마르티네스가 결승골을 터트렸다.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공격수인 라우타로는 경기 공식 POM(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으로 선정됐다. 인터밀란은 준결승 1~2차전 합계에서 3대0으로 크게 앞섰다. 인터밀란은 최근 밀란 더비에서 4연승을 이어갔다.
인터밀란은 2010년 이후 13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선착했다. 인터밀란은 2009~2010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서 바이에른 뮌헨(독일)을 2대0으로 꺾고 우승했다. 당시 사령탑이 무리뉴 감독(현 AS로마)이었고, 우승 주역은 밀리토, 자네티, 슈네이더르, 코르도바 등이었다. 자네티는 현재 인터밀란 부사장이다. 맨시티-레알 마드리드의 준결승 2차전은 18일 맨시티 홈에서 벌어진다. 두 팀의 1차전은 1대1로 끝났다.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6월 11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다.
인터밀란이 챔스 결승에 진출한 것은 1964년, 1965년, 1967년, 1972년, 2010년에 이어 여섯번째다. '빅이어(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건 1964년과 1965년, 2010년이었다. 세리에A 팀으론 2017년 유벤투스(준우승) 이후 6년 만이다.
인터밀란은 경기 초반 전체 라인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전방 공격수들은 강하게 압박했지만 마지막 수비 라인을 바짝 올리지 않았다. 상대의 역습을 대비한 것이다. 인터밀란은 3-5-2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최전방에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제코, 허리에 디마르코-미키타르얀-차하노글루-바렐라-덤프리스, 스리백에 바스토니-아체르비-다르미안, 골키퍼 오나나를 배치했다. 인터밀란은 전반 7분 바렐라의 중거리슛이 골대를 벗어났다.
1차전을 0대2로 내준 AC밀란은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공격을 펼쳤다. 좌우 측면을 계속 파고 들었다. 그렇지만 밀란도 최종 수비라인은 자기 진영에 두었다. 인터밀란의 빠른 역습을 막기 위해서 였다. AC밀란은 4-2-3-1 전형으로 나섰다. 최전방에 지루, 바로 뒷선에 레앙-디아즈-메시아스, 수비형 미드필더로 토날리-크루니치, 포백에 테오 에르난데스-토모리-티아우-칼라브리아, 골키퍼 매냥을 세웠다. 1차전서 결장한 주 득점원 레앙이 선발로 돌아왔다.
AC밀란은 전반 11분 디아즈의 결정적인 슈팅이 상대 골키퍼 오나나의 다이빙 선방에 막혔다. 인터밀란은 전반 23분 미키타르얀의 중거리슛이 골대를 벗어났다.
AC밀란은 전반 37분, 왼쪽 측면을 돌파한 레앙의 결정적인 왼발슛이 골대를 살짝 빗겨나갔다. 밀란 입장에선 가장 아쉬운 장면이었다.
인터밀란은 전반 39분 세트피스에서 나온 제코의 헤더가 상대 수문장 매냥의 동물적인 선방에 막혔다. 인터밀란은 전반 43분 다리를 다친 미키타르얀을 빼고 브로조비치를 투입했다.
두 팀은 전반전을 조심스럽게 운영했다. 먼저 실점하기 않기 위해 수비라인을 끌어올리지 않았다. 따라서 공격 과정에서 수적 우세를 누리지 못했다. 수비 집중력을 잘 유지했고, 밸런스가 좀처럼 깨지지 않았다. 전반전은 득점없이 0-0으로 끝났다.
후반전 초반 흐름도 비슷했다. 두 팀이 수비라인을 올리지 않은 상황에서 치열한 중원 허리 싸움을 벌였다. 최전방과 수비라인 사이가 크게 벌어졌다. 좀처럼 팽팽한 균형이 깨지지 않았다.
1차전을 내준 AC밀란이 조급하게 경기를 풀지 않았다. 인터밀란은 더 여유가 있었다. 밀란은 후반 18분 부상한 티아우를 빼고 칼루루를 조커로 투입했다. 인터밀란은 후반 21분 루카쿠와 고젠스를 조커로 투입해 공격에 변화를 주었다. 루카쿠 투입이 결과적으로 맞아 떨어졌다. 인터밀란은 후반 29분 라우타로가 균형을 깨트렸다. 루카쿠의 도움을 받은 라우타로가 왼발로 차넣었다. 밀란 수문장 매냥의 손을 맞고 골대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그게 결승골이 됐다.
0-1로 끌려간 밀란은 후반 31분 오리기 살레마커스를 동시에 투입해 공격의 고삐를 조였다. 인터밀란은 후반 39분 코레아와 갈리아르디니를 투입했다. 다급한 밀란은 공격적으로 나갔지만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마지막 팬스 연결이 정교하지 못했다. 지루와 레앙에게 패스 연결이 잘 되지 않았다. 또 인터밀란의 수비가 완벽했다. 밸런스가 끝까지 깨지지 않았다. 1점차 리드를 지킨 인터밀란이 1대0 승리했다. 인터밀란이 1~2차전 합계에서 3대0으로 완승을 거뒀다.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라우타로에게 평점 7.5점을 주었다. 제코는 6.8점, 루카쿠 7.5점, 오나나 6.8점, 바렐라 6.8점을 받았다. 밀란 선수들의 평점은 지루가 6.6점, 레앙 6.0점, 디아스 6.2점, 매냥 6.8점이었다. 유럽축구연맹은 경기 공식 'POM(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으로 라우타로를 꼽았다. 라우타로에 대해 '그는 골을 터트렸다. 또 상대 수비수들을 계속 힘들게 만들었다. 매우 열심히 뛰었고, 진정한 캡틴이었다'고 평가했다.
영국 BBC는 '인터밀란이 챔스 결승전에 선착했다. 맨시티 또는 레알 마드리드 둘 중 한팀을 기다리게 됐다'고 평가했다. 전문가 글렌 호들은 BT스포츠에서 "인터밀란은 질적으로 좋았다.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들은 결승에서 누구와 싸우더라도 우승 가능성이 있다. 특히 수비라인은 어떻게 수비를 하는 지 알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리버풀 레전드 출신 제라드는 BT스포츠에서 "오늘 인터밀란 인자기 감독에게 높은 점수를 주어야 한다. 그는 매우 냉정하게 경기를 지휘했다. 상대 레앙에게 전혀 공간을 주지 않았다. 인터밀란 수비가 너무 훌륭했다. 교체도 잘 했다. 감독이 올바른 판단을 한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통계사이트 파이브서티에잇은 17일 우승 전망을 업데이트했다. 여전히 맨시티의 우승 가능성을 51%로 가장 높게 점쳤다. 그 다음은 인터밀란(30%) 레알 마드리드(19%) 순이다. 맨시티의 결승 진출 가능성은 70%이고, 레알 마드리드는 30%이다. 이 대회 작년 챔피언은 레알 마드리드다.
결승골 주역 라우타로는 스카이스포츠 이탈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두 번의 준결승전에서 굉장히 잘 했다. 핵심은 팀이다. 나는 월드컵을 경험했다. 만약 우리가 하나가 된다면 중요한 경기를 잘 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일 것이다"고 말했다. 또 그는 미디어셋과의 인터뷰에선 "정말 너무 좋다. 가족에게 감사드린다. 축구란 스포츠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뛸 수 있게 돼 꿈만 같다"고 말했다.
패장 AC밀란 피올리 감독은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선수들은 두 차례 경기에서 모든 걸 했다. 인터밀란이 승리할 자격이 있다. 결승에 가고 싶었지만 실패했고 실망스럽다. 우리는 이번 시즌 많은 걸 배웠다"고 말했다. AC밀란 기술이사 말디니는 미디어셋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와 인터밀란 사이에서 차이가 있었다. 우리가 오늘 (1차전 보다)더 잘 했지만 1차전에서 졌다. 우리 구단이 추구하는 길은 위대하다. 우리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고 말했다.
승장 인터밀란 인자기 감독은 미디어셋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매우 행복하다. 밀란더비에서 이렇게 승리해서 기쁘다. 내일 벌어질 맨시티-레알 마드리드전을 흥미롭게 지켜볼 것이다. 결승에서 누구를 만나면 좋을 지 선호하는 팀은 없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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