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추적 능한 '강력팀 형사'가 전담한다…'기대반 우려반'

송상현 기자 원태성 기자 2023. 5. 17.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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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진화하는 보이스피싱(전기통신금융사기) 범죄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관련 수사 기능을 형사 부서로 일원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우 본부장은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보이스피싱 사건은 신고 직후 즉시 대응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경찰의 수사 역량 중에서 가장 현장력이 있는 분야가 형사, 특히 강력 기능"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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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종수 본부장, 첫 번째 개혁 과제 내놔…형사과·수사과 수사 일원화
'업무 부하' 수사과는 환영…형사 "인력 충원·정당한 보상 있어야"
ⓒ News1 DB

(서울=뉴스1) 송상현 원태성 기자 = 경찰이 진화하는 보이스피싱(전기통신금융사기) 범죄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관련 수사 기능을 형사 부서로 일원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형사를 보이스피싱 범죄에 집중 투입하고, 그에 상응하는 포상을 확대해 검거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업무 과부하를 호소하는 수사과 소속 수사관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일이 늘어나는 형사들은 우려도 만만찮다.

우종수 국가수사본부(국수본) 본부장. 2023.4.2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우종수 본부장, 수사리뉴얼 첫 과제…"현장 이해도 높은 형사가 전담해야"

17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수사, 형사 등으로 분산된 보이스피싱 수사 기능을 형사과가 전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종수 국수본부장이 취임 이후 의욕을 보이는 '수사경찰 리뉴얼'의 첫 번째 추진과제로 여겨지는 만큼 실행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보이스피싱 범죄는 대면편취형과 계좌이체형으로 구분해 유형에 따라 각각 형사과 강력팀과 수사과 지능팀에서 담당하고 있다.

앞으론 유형에 상관없이 형사과 강력팀이 보이스피싱 범죄를 전담 수사하고 주요 사건의 경우 시도청에 보이스피싱 전담 부서를 설치해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수사과 내 사이버팀에서 담당하던 메신저피싱도 보이스피싱과 통합해 형사과에서 담당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국수본은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에서 계좌이체로 돈을 빼앗은 '계좌이체형'보다 직접 만나 현금을 가져가는 '대면편취형'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계좌이체형 보이스피싱 피해는 2018년 7만251건에서 2022년 2만8619건으로 줄어든 반면 대면편취형 피해는 같은기간 547건에서 1만4053건으로 5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미 보이스피싱 범죄의 70% 정도를 일선 형사과에서 담당하고 있는데 총괄은 수사국에서 하다 보니 형사들이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 우 본부장의 생각이다. 특히 보이스피싱 관련 전체 특진 중 형사들이 가져간 비율이 6분의 1밖에 되지 않아 전체적인 보이스피싱 수사의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용의자 추적에 능한 형사들이 보이스피싱 범죄를 전담하는 것이 검거율 등 수사 효율성 측면에서도 좋을 것이란 것이 우 본부장의 생각이다. 우 본부장은 서울경찰청 수사부장 시절에도 수사과에서 담당하던 보이스피싱 범죄를 수사과와 형사과로 이원화한 장본인이다.

우 본부장은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보이스피싱 사건은 신고 직후 즉시 대응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경찰의 수사 역량 중에서 가장 현장력이 있는 분야가 형사, 특히 강력 기능"이라고 기대했다.

◇업무 부하 수사과는 '환영'…형사들은 우려 커 "정당한 보상 뒤따라야"

이에 대해 일선 경찰들의 반응은 '기대반 우려반'이다. 우선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업무 과부하를 호소하고 있는 수사과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서울 관내 수사과 소속 A 경찰관은 "보통 보이스피싱 사건은 지능팀에서 맡는데 지능팀은 매일 벌어지는 집회도 담당한다"며 "수사과 입장만 봤을 땐 다른 사건에 집중할 수 있어 좋은 것이 사실"이라고 환영했다.

수사과 소속 B경찰관 역시 "형사과에서 대면편취를 담당하면서 전체적으로 보이스피싱 검거율이 높아졌다"며 "형사가 담당해서 검거율을 높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무가 늘어나는 형사들은 불안감이 크다. 서울 관내 형사과 소속 C경찰관은 "업무가 늘어난다는데 반길 사람이 누가 있겠냐"면서도 "정당한 보상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D경찰관 역시 "그냥 일만 떠넘기는 식이 돼선 안 된다"며 "인력을 충원한다든지, 팀을 조정한다든지 선행과제를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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