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죽고 태아 낙태한 아내, 재산 상속 못 받아 (어쩌다 어른)[어제TV]

사고로 남편을 잃고 아이를 홀로 키울 자신이 없어 낙태한 아내가 상속인의 지위를 잃었다.

5월 16일 방송된 tvN STORY ‘어쩌다 어른’에서는 23년 경력 가사 전문 양소영 변호사가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양소영 변호사는 다양한 재산 상속 사건들로 예를 들어 상속법을 설명했다. 먼저 양소영 변호사는 2013년 인천에서 있었던 모자살해사건을 들었다. 둘째 아들이 상속을 노리고 모친과 형을 살해 후 실종신고를 한 사건. 수사 중 어머니와 형의 시체가 발견되며 둘째 아들은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양소영 변호사는 이런 사건이 벌어진 이유로 “둘째가 먼저 결혼했다. 잘 살면 좋은데 도박을 하고 사업을 하다 부채를 졌다. 엄마가 1억 정도 빌라를 사주면서 잘 살게 도와줬다. 도박으로 팔아먹고 엄마가 화가 났다. 불러서 혼을 냈는데 아들이 엄마에게 한 이야기가 빚이 8천 더 있으니 갚아달라고 했다. 혼을 내서 불화가 깊어졌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모친에게는 2013년 기준 7억 건물에서 월세가 들어오고 있었고 생명보험도 있었다. 둘째 아들은 모친과 형이 사라지면 자신이 다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범죄를 저질렀다.

2015년 이후 아파트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상속 관심도 더 커졌다. 부모님이 살던 집이 3억일 때는 별 욕심을 안 내다가 그 집이 갑자기 10억이 되고 20억이 되면 자식들의 관심이 달라진다고. 이 집을 누구에게 어떻게 나눠줄 것인가. 집을 하나 상속받아 형제가 여럿이면 한 사람은 팔자고 하고 한 사람은 안 판다고 하며 분쟁이 늘어난다.

양소영 변호사는 2022년 잠실 사건도 소개했다. 아버지가 사망하며 자신을 끝까지 보살핀 딸에게 아파트를 상속했다. 남동생도 동의했는데 갑자기 아파트 가격이 상승했다. 동생은 값이 오른 만큼 더 달라고 요구했지만 누나는 이미 따로 상속받은 동생에게 더 주지 않으려 했다. 동생이 누나 목을 조르고 머리를 다치게 했고 한 달 후 누나는 사망했다. 19억 아파트 사건으로 18년 형을 선고 받았다.

낙태로 인해 상속인의 지위를 잃게 된 사건도 있었다. 한 부부가 결혼했고 시부모가 집을 사주셨다. 아내가 임신했는데 남편이 사고로 갑자기 사망했다. 젊은 부인 입장에서 남편의 사망을 견디기 힘들었고 아이도 키울 자신이 없어 낙태 수술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남편의 집 상속 순위는 어떻게 될까. 아내는 항상 상속 1순위지만 태아를 살해하며 상속인 지위를 잃었다.

민법에서는 태아가 생기는 순간 상속인이 되는 것으로 본다. 아내가 사실은 고의가 없었지만 본인하고 동순위 상속인을 살해한 게 됐다. 민법에는 상속 결격 사유가 있다. 상속인을 살해한 경우 상속 결격 사유가 된다. 자연적으로 유산했으면 고의가 아니다. 낙태했기 때문에 상속인의 지위가 없어졌다. 이 사건에서 집은 부모님이 가져가게 됐다.

대조되는 사례도 있었다. 낙태한 배우자는 못 받는데 외도한 배우자는 어떨까? 아버지가 이혼 후 재혼했고 암에 걸렸다. 자식들은 그 사이 미움이 옅어져 부친을 간병했지만 새어머니는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아버지 사망 후 새어머니는 장례식장 주차장에서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웠다. 아버지는 유언으로 재산인 집 한 채를 그 새어머니에게 주기로 했다.

혼인신고가 된 배우자는 상속 순위를 제거하기 어렵다. 법에 상속 결격 사유가 있어야 지위가 없어진다. 상속인을 살해하거나 상해한 경우. 유언을 사기로 기망에 의해 하게 한 경우. 외도한 경우가 기망에 의한 유언을 하게 한 걸로 볼 수 있을까. 법원의 판단은 나의 부정행위를 배우자에게 고지할 의무가 없다는 것. 위자료 청구 대상이 될지언정 상속 결격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양소영 변호사는 “저도 법원의 판단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고인의 집은 먼저 유언대로 배우자에게 상속되고 자녀들은 유류분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tvN STORY ‘어쩌다 어른’ 캡처)

[뉴스엔 유경상 기자]뉴스엔 유경상 y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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