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은 줄었지만… 불 꺼진 아파트 '준공 후 미분양' 주의
16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의 'RICON 건설 BRIEF' 45호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 물량이 점차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며 미분양 위험 심화 우려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기준 전국 미분양 물량은 7만2104가구로 전월 대비 3000가구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전국 준공후 미분양 물량은 2월에 비해 96가구 증가한 8650가구로 집계됐다. 수도권 미분양도 소폭 감소해 분양시장 위축으로 인한 부동산 시장 침체 가능성은 희석된 것으로 예상된다.
권주안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분양 물량은 주택수요의 회복과 신규 공급 감소에 기인하는 것으로 경착륙 위험도 동반하여 약화되고 있다"며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물량 자체가 많지 않아 급격하게 증가하지 않는 추세가 지속된다면 경착륙 위험은 크지 않고, 주택거래가 저점을 지나 소폭 회복되는 추세가 유지되고 있어 수요 회복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기준 주택거래량은 전국 7만7000건으로 전월 대비 소폭 떨어졌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거래 통계 기준으로는 완만한 증가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국(7만7199건) 수도권(3만5222건) 서울(9324건) 등이다. 지난해 월평균 거래량 대비 전국은 비슷한 수준이나 서울은 1000건, 수도권은 1799건 내외 각각 증가한 것으로 지속적 오름세가 이어졌다. 권 연구위원은 "주택 시장 거래 회복은 급매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나 주택가격의 충분한 조정과 시장금리 보합 여건 등에 기인한 수요 회복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누적 인·허가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23% 줄어든 9만가구 미만으로 조사됐다. 수도권은 3만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가까이 공급 물량이 감소했다. 서울은 전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권 연구위원은 "인·허가 물량 감소는 최근의 미분양 증가 둔화와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며 "공급 물량 조정을 통해 경착륙 위험이 완화되고 있으나 준공후 미분양 물량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추가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정상적 조정은 지속되나 가격은 저점을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의 예측이다. 현재 수요 위축 등의 영향으로 인·허가 물량이 적어졌고 정상적인 조정을 통해 시장 회복 여건이 조성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볼 때 올해 하반기엔 경착륙 완화가 지속되면서 거래의 미미한 회복세가 수요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택경기는 저점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미분양 물량이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준공후 미분양 증가로 비화되면 공급 측면 위험이 급격하게 확대될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시장 모니터링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반기에는 주택경기 회복에 영향을 주는 변수의 변동성을 점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권 연구위원은ㄴ환율과 시장금리 변동성이 가지는 불확실성은 주택 시장 변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 불확실성 확산 자체가 위험 인자로 작용할 확률이 높아 금리로 촉발된 현 주택시장 조정이 안정적으로 마무리되기 위해선 거시경제 여건 변동도 잠잠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권 연구위원은 "금리 역전과 환율 불안정성 등은 거시경제 불확실성을 심화시켜 하반기 주택시장 여건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금리 등 거시 주요 변수들의 체계적 역전 문제가 지속될 시 자산시장 전반에 걸친 왜곡이 확대되고 수지 악화와 성장 둔화 우려도 커져 향후 주택시장 악재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확산되고 있는 주택시장 회복 가능성에 대한 지속성과 확산 여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확률은 높지 않으나 준공 후 미분양 물량 추이와 지역별로 편중된 미분양 물량의 향후 변동성에 따라 경착륙 위험 가능성이 잔존하고 있으며 거시경제 여건의 영향이 시장 회복을 더디게 할 수 있으므로 미분양과 거시경제 여건이 하반기 시장 단기 변동에 영향을 줄 것으로 풀이된다.
권 연구위원은 "신도시 등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과 관련 규제 완화 방향성도 중요한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정부가 미리 발표한 주택공급계획의 추진 속도와 실적도 시장 회복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내년의 총선과 연계된 국지적 주택시장 변동성과 심리적 여건 변화도 미분양 이슈와 맞물릴 경우 중요한 이슈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부연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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