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터널' 끝이 보인다…삼성전자·SK하이닉스 쓸어담는 외국인

양지윤 2023. 5. 17.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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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산업이 매서운 불황의 터널을 탈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감산에 이어 업계 재편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황 개선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낸드플래시 업계 재편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등 미국 반도체주가 일제히 급등하자 국내 반도체주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반도체주가 오른 건 낸드플래시 기업간 합병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업계 재편 기대감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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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株 이달에만 5600억 순매수
삼성전자 1.4%·SK하이닉스 4.6%↑
키옥시아·웨스턴디지털 합병 논의 급물살
M&A, 업황 바닥 다지기 신호
"낸드 업계재편, 디램 감산에도 영향 줄 듯"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반도체 산업이 매서운 불황의 터널을 탈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감산에 이어 업계 재편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황 개선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반도체의 봄날’을 기다리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루한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 속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차곡차곡 모아가고 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1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전 거래일보다 900원(1.40%) 오른 6만5400원, SK하이닉스(000660)는 4000원(4.63%) 뛴 9만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낸드플래시 업계 재편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등 미국 반도체주가 일제히 급등하자 국내 반도체주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2116억원, 2170억원어치를 쓸어 담으며 수급을 이끌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4345억원, 1289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반도체주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반도체주가 오른 건 낸드플래시 기업간 합병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업계 재편 기대감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은 15일(현지시간) 일본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 합병 논의가 급물산을 타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은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3·4위 기업이다. 최근 반도체 업계를 덮친 최악의 한파로 양사에 대한 합병 압박이 더 커지면서 합병 논의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반도체 업계에서는 감산과 인수합병(M&A)을 업황이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메모리 반도체 산업 역사상 업체 간 통합은 주가와 장기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며 “양측의 합병 논의 본격화는 양사 간 시너지와 최종 합병 결과를 떠나 향후 낸드 구매 심리와 수급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낸드 수급 개선의 촉매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낸드 업계 재편은 D램 업황 개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번 M&A는 낸드 업계 1위인 삼성전자가 지난해 3분기부터 진행해 온 치킨게임(감산 없이 계속 물량을 쏟아내 한쪽이 망할 때까지 저가 경쟁을 벌이는 것)의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 합병이 성사될 경우 삼성전자의 공급전개계획 전략이 부각되며 D램 감산에도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치킨게임으로 인한 그간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적극적 감산을 3분기부터 실행하면 낸드 뿐만 아니라 D램도 반전 계기가 될 것”이라며 “D램 업황은 AMD 신규 서버 플랫폼 등 수요 자극제들이 더해지는 4분기부터 급반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스피 지수는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2480선을 회복했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89포인트(0.04%) 오른 2480.24에 거래를 마쳤다. 2494.40으로 상승 출발, 장중 3거래일 만에 2490선을 탈환했다. 하지만 현대차·기아의 동반 약세, 중국 경기 지표에 대한 실망감으로 2470선까지 밀렸다가 장 막판에 2480선을 가까스로 지켰다.

양지윤 (galile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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