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다했다"…전세제도 대수술 예고

방윤영 기자, 이민하 기자 2023. 5. 17. 05:2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세시장에 혼란을 가져온 임대차3법 전면 개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전세사기, 보증금 미반환 사고 등 전세 관련 문제가 계속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세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방향으로 법을 뜯어고치겠다는 계획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전세제도는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역할을 해왔으나 이제는 수명을 다한 게 아닌가 본다"며 "임대차3법을 특히 전세 사기나 주거 약자들에 대해 피해를 끼칠 부분을 막는 방향으로 본격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 송파구의 부동산 사무소에 매물 전단이 붙어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세시장에 혼란을 가져온 임대차3법 전면 개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전세사기, 보증금 미반환 사고 등 전세 관련 문제가 계속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세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방향으로 법을 뜯어고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한 차례 유예한 임대차3법 중 하나인 임대차 신고제 시행 시기는 1년 더 미루기로 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전세제도는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역할을 해왔으나 이제는 수명을 다한 게 아닌가 본다"며 "임대차3법을 특히 전세 사기나 주거 약자들에 대해 피해를 끼칠 부분을 막는 방향으로 본격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원 장관은 임대차3법 폐지보다 개정에 무게를 두겠다고 했다. 그는 "단순히 억지로 4년간 (전세기간) 보장, 신고 안 하면 과태료 식으로 복잡한 문제에 대해 그냥 회초리 하나 들고 강요한 것으로 대책이 될 수 없다"며 "꼭 법 폐지만이 답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전세제도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9월부터 주택 임대차법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 중이며 내년 1월 나오는 연구 결과 등을 반영해 관련 제도에 대한 종합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다음 달 적용 기한이 다가오는 임대차3법 중 하나인 임대차 신고제는 1년 더 미룬다. 원 장관은 "여러 안을 놓고 검토했는데 현재 1년 더 유예하기로 결정했다"며 "전세가율, 역전세, 깡통전세, 전세사기 등 문제가 엉켜 있는 상황에서 임대차 신고라는 단편적인 행정에 행정력을 쏟기보다는 전체적인 임대차 시장을 공사하고 어느 정도 줄기를 잡은 시점에서 행정벌을 적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임대차 신고제 계도기간은 당초 이달 31일에서 내년 5월31일까지 1년 연장된다. 국토부는 도입에 따른 국민부담 완화, 행정 여건 등을 감안해 2021년부터 2년간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는 계도기간을 운영해왔다. 신고제 취지가 과태료 부과가 아니라 투명한 거래 관행을 세운다는 점, 계도 기간에 신고량이 증가해온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전문가들은 임대차3법 개선안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2년 전 법 자체가 도입될 당시 충분한 논의 없이 급하게 마련된 만큼 이번에는 시간을 갖고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임대차3법의 장점도 있겠지만 여러 전세 관련 문제가 터져 나오면서 한계도 분명 노출됐고, 개선 필요성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본다"며 "2년 전 임대차3법 도입 당시 전문가들이 예견했던 문제들이 불거진 만큼, 이번에는 긴 호흡을 가지고 우리나라 임대차 시장 특성에 맞는 방향으로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대차법이 간과한 건, 임차인과 얽혀 있는 임대인의 특성을 무시했고 자가 비율에 차이가 있는 수도권과 지방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정책을 일관적으로 적용한 것"이라며 "이번에 마련하는 개정안은 2~3년 뒤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데 미래 거주환경에 대해 면밀이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데 대해서는 제도를 반드시 수정해야 한다"며 "중개사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면서 손해배상기금 제도를 도입하고 전세보증금 에스크로 제도, 월세를 받는 임대인만 보호하는 방향으로 갭 투기를 막는 방안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방윤영 기자 byy@mt.co.kr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