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계좌 안 걸어둔 매물'이 더 많아요" 무슨 뜻? [현장 써머리]
수도권 아파트값 하락세 점진적으로 둔화하며 최근엔 계좌 걸어둔 급매물 사라져
부동산 시장을 취재하는 김서온 기자가 현장에서 부닥친 생생한 내용을 요약(summary)해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수도권 아파트값 내림세가 점진적으로 둔화하고 있습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0.02% 하락해 3주 연속 낙폭이 줄었는데요,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작은 낙폭이라고 합니다. 재건축과 일반 아파트가 각각 0.01%, 0.02%, 신도시는 0.03%, 경기·인천은 0.02% 떨어졌습니다.
부동산 시장의 척도로 통하는 강남권에서는 매도 호가 상승과 매물 회수 사례가 늘면서 송파, 강동, 서초 아파트값이 보합(0.00%)을 보였습니다.
이런 와중에 실거래가 이뤄지는 시장에서는 주목할만한 분위기가 일부 감지되고 있다고 합니다. 바로 '계좌를 걸어놓은 매물'인지, '계좌가 나오지 않은 매물'인지로 향후 반등세를 조금이나마 가늠해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부동산 시장에서 매매뿐만 아니라 임대차 계약 시에도 마음에 드는 물건을 선점하고 확실한 계약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집주인의 계좌로 계약금 일부를 보내기도 하는데요, 부동산 침체 기조가 짙어지면서 빨리 집을 처분하고 싶어 하는 매도자들이 매물을 내놓으면서 마치 '기본 옵션'처럼 계좌를 함께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신속하게 거래가 이뤄지는 급매물 대다수가 이처럼 매도인이 매물과 함께 자신의 계좌를 걸어두면 예비 매수자가 계약금을 보내고 거래가 이뤄지는 식입니다. 이처럼 '계좌가 걸렸다'는 것은 집주인의 매도 의사가 확실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집값 하락세가 길어지면서 매도인이 계좌까지 걸어둔 매물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최근 내림세가 둔화하면서 계좌가 나온 매물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하네요.
서울 마포구 일원 한 아파트 전용 84㎡ 매물의 전고점은 20억입니다. 현재 나온 매물의 호가는 17억5천만원에서 18억5천만원대에 형성돼 있는데, 17억대 매물을 보유한 집주인들은 계좌를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반면, 18억5천만원대 매물의 경우 계좌가 포함돼 있어 바로 거래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마포구 염리동 일원 T부동산 대표는 "현재 호가가 낮게 책정된 매물 대다수는 집주인들이 계좌를 거둬들인 상태"라며 "비교적 가격대가 높은 매물의 경우 계좌가 걸려 있어 바로 계약이 가능한 상태지만, 조금씩 상승거래가 이뤄지고 반등 기대감이 커지면서 집주인들이 가격을 더 올릴 여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규 입주 물량이 많았던 강남권에서는 매물 신뢰도가 높아 집을 보지도 않고 거래가 많이 이뤄지는 분위기입니다. 올 초만 해도 새 아파트 입주 물량 영향으로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장주 단지에서 급매물이 속출하며 빠른 가격협상과 계약을 위해 계좌를 걸어둔 매물이 대다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 전환이 기대되자 계좌가 미포함된 매물이 더 많아지고 있다고 하네요.
개포동 일원 H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가격 네고나, 일정 조율이 수월한 급매물들이 많았다"며 "특히, 예비 매수자의 조건과도 맞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계약금을 보내고 계약이 속전속결로 진행되기도 했다"고 전해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매도자들도 '조금 더 두고 보자'는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매물은 그대로 두고, 계좌만 거둬가면서 '계좌 없는 매물'이 더 많아졌다고 합니다.
다만, 전체적으로 집값 내림세가 둔화하면서 국지적(강남권 등)으로 상승거래가 이뤄지면서 박스권 내 등락을 거듭하는 모습이지만, 시장 회복 가능성과 가격 반등을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월 3천 건 이내로 절대적으로 많지 않은 데다, 추가 하락 기대로 관망을 유지하는 실수요자들도 상당수"라며 "재건축, 지역개발 유무가 일부 단지의 호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대다수 지역에서는 약세 경향이 유지될 전망"이라고 했습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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