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줄자 빚 갚는 은행들…올해 '채권 24조' 순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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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올해 들어 은행채를 지속적으로 갚고 있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권은 올해 들어 총 24조3200억원 규모(5월15일 기준)의 은행채를 순상환했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는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금융당국이 은행채 발행 자제를 요청한 영향이 컸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가계대출 감소가 이어지면서 은행권에서 추가 은행채 발행 등을 통한 자금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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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올해 들어 은행채를 지속적으로 갚고 있다. 가계대출 마이너스 성장 등으로 자금 조달 수요가 줄면서 우선 채권부터 상환하고 있다. 과거에 발행한 저금리 채권을 굳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채권으로 차환할 이유가 없다는 게 이유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권은 올해 들어 총 24조3200억원 규모(5월15일 기준)의 은행채를 순상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5270억원 많은 57조8500억원을 신규 발행했으나 82조1700억원의 은행채를 상환했다. 이달에도 이미 2조9500억원을 순상환했다.
은행이 채권 발행으로 진 빚을 갚고 있는 셈이다. 은행권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차환하는 대신 상환하는 비중을 높여왔다. 지난 3월에만 7조4100억원의 은행채가 순상환됐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는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금융당국이 은행채 발행 자제를 요청한 영향이 컸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금융당국이 지난 3월부터 은행채 월간 발행 한도를 같은 달 만기 물량의 100%에서 125%로 확대했지만 아직 상환이 우위다.
가계대출 감소가 이어지면서 은행권에서 추가 은행채 발행 등을 통한 자금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4월 가계대출은 5조8000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이 26조4000억원 늘었지만 전년(40조3000억원)과 비교하면 크게 둔화한 모습이다.
이와 함께 예금 금리가 떨어진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4분기에만 0.84%포인트(p) 뛰었던 신규 취급액기준 은행 예금금리가 올해 1분기에는 0.66%p 하락했다. 예금금리가 떨어지면서 수신을 통한 자금 조달 부담이 줄었다.
은행에서 굳이 수신금리보다 높은 금리의 은행채를 발행할 유인이 크게 떨어졌다. 최근 시장금리 하락으로 수신금리와 은행채 금리 간격이 좁혀졌지만 크게 의미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또 만기도래한 물량을 차환할 경우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은행채를 발행해야 하는 것도 상환이 먼저인 이유 중 하나다.
LCR(유동성커버리지비율) 규제 정상화가 오는 6월말까지 연장된 것도 은행이 은행채 발행을 덜 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다. 금융당국은 오는 6월말까지 LCR 비율을 92.5%까지 유지하고, 이후 규제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시기에 발행을 크게 늘렸던 은행채 만기가 대거 다가오는 것은 부담이다. 올해 하반기에만 약 100조원의 은행채 만기가 도래할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동결되고, 대출 증가가 둔화하면서 은행권에서 자금 운용에 계산이 서는 상황"이라며 "하반기 만기도래 물량이 많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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