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재정적자 석달간 54조, 엉터리 세수추계 못 고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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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살림에 빨간불이 켜졌다.
1월에는 흑자(7조 3000억원)가 났지만 2~3월 두 달 간에만 61조 3000억원 적자가 났다.
1분기 적자액은 지난해 정부가 예산을 짤 때 예상했던 연간 적자액 전망치(58조 2000억원)의 92.8%에 달한다.
과거의 예를 보면 2019년까지만 해도 연간 재정적자액은 50조원대,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2.8%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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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살림에 빨간불이 켜졌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관리재정수지가 지난 1분기(1~3월)에만 무려 54조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1월에는 흑자(7조 3000억원)가 났지만 2~3월 두 달 간에만 61조 3000억원 적자가 났다. 1분기 적자액은 지난해 정부가 예산을 짤 때 예상했던 연간 적자액 전망치(58조 2000억원)의 92.8%에 달한다. 전례에 비춰 보면 연간 적자액은 1분기 적자액의 두 배 정도로 늘어난다. 따라서 올해 연말에 가면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이 110조원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과거의 예를 보면 2019년까지만 해도 연간 재정적자액은 50조원대,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2.8%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듬해부터 재정건전성이 급속히 악화됐다. 2020~2022년 사이에 재정적자액은 90조~117조원, 재정적자 비율은 4.4~5.8%로 껑충 뛰었다. 정부의 씀씀이가 헤픈 탓도 있지만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재정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확대재정에서 건전재정으로 정책 기조를 바꾸고 올해 예산도 씀씀이를 줄여 재정적자 비율을 2.6%로 낮춰 잡았다. 하지만 지금 추세로 가면 올해도 재정적자 비율이 지난해(5.1%)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윤 정부의 건전재정 의지가 무색해졌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씀씀이를 대폭 줄이고 있고 코로나19라는 특수 요인이 없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적자는 전혀 줄지 않고 있다. 세금이 안 걷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세금이 400조 5000억원 걷힐 것으로 보고 여기에 맞춰 예산을 짰다. 그러나 3월까지 세수 진도율은 21.7%에 불과하다. 이대로라면 올해 연간 국세수입은 350조원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상돼 50조원이 넘는 대규모 세수 펑크 사태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변수들이 시시각각으로 달라지기 때문에 예측은 실제와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그렇다 해도 세수추계 오차율이 두 자릿수에 이른다면 엉터리 추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는 성장률 추락과 감세가 세수에 미칠 영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결과다. 정부는 세수추계의 정확도를 높일 방안을 모색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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