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내리는데...MZ세대·자영업자 '숨통' 트이나

정옥주 기자 2023. 5. 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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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금융연, 기준금리 1%p 상승시 DSR 1.94%p 올라…소비 0.49%↓
KDI, 기준금리 1%p 오르면 차주 연간 소비 0.5% ↓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3년 동안 빚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계층이 2,30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대출 잔액은 지난해 4분기 은행권과 2금융권을 합해 모두 514조 5,000억 원으로 추산됐다. 2019년 4분기 404조원보다 27.4% 늘어났다. 사진은 30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광고 모습. 2023.04.30.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금리상승 등의 여파로 차주들의 이자부담이 급증한 가운데, 앞으로 신규 대출자 뿐 아니라 기존 대출자들의 금리도 내려갈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영끌족'들의 숨통이 트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변동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6개월 전보다 낮아지면서 그간 급속도로 불어난 이자 부담에 짓눌린 기존 대출자들도 점차 금리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4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44%로 전월 대비 0.12%포인트 하락, 6개월 전인 지난해 10월(3.98%) 보다 낮아졌다.

코픽스는 NH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KB국민·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를 말한다. 코픽스가 떨어지면 은행은 적은 이자를 주고 돈을 확보할 수 있어 대출금리도 내려가게 된다.

코픽스가 하향 조정되면서 은행권의 신규 코픽스 연동 금리도 줄줄이 내려가기 시작했다. KB국민은행은 전날부터 신규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를 연 3.97~5.37%로, 우리은행도 연 4.33~5.53%로 기존 보다 0.12%포인트 내렸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 하단이 3%대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 안팎에선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가 도래했던 지난해 하반기 돈을 빌린 차주들을 중심으로 대출금리 부담이 낮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주담대 변동금리는 일반적으로 6개월마다 조정되기 때문에, 기존 대출자들의 경우 지금까지 금리인하 효과를 느끼기 힘들었다. 코픽스가 금리 재산정 주기인 6개월 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예컨데 3월 신규 코픽스는 3.56%로 6개월 전인 지난해 9월(3.40%)보다 0.16%포인트 높아, 이때 변동주기가 도래한 차주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에도 오히려 대출 금리가 뛰었다.

그러나 이번 코픽스 하향 조정으로 지난해 10월 대출을 받았거나, 금리가 조정됐던 차주라면 재산정 주기인 이달부터 내려간 수준의 금리를 적용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앞서 "미국 국채금리와 연계된 우리 국내 단기 시장 금리 등이 상대적으로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고 이에 영향을 받아 신잔액 코픽스 기준금리가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며 "5월 내지는 6월 상반기가 지나기 전에는 은행의 노력과 단기 자금시장 안정으로 인한 금리 하락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코픽스가 하향 추세를 지속할 경우, 저금리 시기 부채를 크게 늘렸던 젊은층과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다소 줄어들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그간 금융권 안팎에서는 지금과 같은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젊은층과 자영업자들이 '약한고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이자상환 부담이 크게 늘면서 이들의 소비 여력과 상환능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평균적으로 차주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1.94%포인트 상승하고, 소비는 0.49%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자영업자와 저연령일수록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 감소율이 더 크게 나타났다. 자영업자의 경우 금리 인상에 따른 DSR 상승 폭이 급여소득자보다 크고, 그로 인해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 감소율도 전체 평균보다 큰 것으로 추정됐다. 연령별로는 금리 1%포인트 인상 시 39세 이하 청년층이 다른 연령대 대비 소비를 더 많이 감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열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향후 대출금리의 상승이 지속될 경우 그로 인한 이자상환부담의 가중은 우리나라 민간소비에 하방 압력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자상환부담 증가로 인한 소비 제약은 특히 자영업자 및 저연령층에게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므로, 해당 계층의 소비 여력 및 연체위험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에 따른 대출보유 차주의 연간 소비는 약 13만2000원(0.5%)감소하며, 저소득층과 대출이 많은 중산층에서 소비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특히 연령대별로는 30대 이하 청년층의 소비가 크게 감소했고, 20대의 소비 감소폭 약 29만9000원(1.3%)으로 60대 이상(3만6000원)의 8.4배에 달해 소득수준보다 연령에 따른 차이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은 2020~2021년 저금리 시기 중장년층에 비해 전월세 보증금 등 주거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부채가 빠르게 늘렸다. 이에 2020년 초까지 하락세를 보이던 DSR이 빠르게 상승하는 등 중장년층에 비해 젊은층의 부채상환 부담이 크게 늘어났단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기조 종료 기대감과 은행채 금리 하락,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 인하 등으로 시중금리가 긴축 이전수준으로 내려가는 상황"이라며 "따라서 신규 대출자들 뿐 아니라 지난해 하반기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았던 이들도 부채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anna22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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