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만 왜 이래?" 아파트 거래 뚝…'같은 조정' 송파는 활발

배규민 기자 2023. 5. 17.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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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책을 내놨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거래량 회복에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유독 용산구의 거래량이 주춤한 이유는 다주택에 대한 취득세 중과 부담이 꼽힌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을 피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 완화방안을 내놨다.

정부는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 완화방안을 내놓으면서 잔금 지급일이 2022년 12월21일 이후인 경우 소급 적용키로 했지만, 국회에서 법률 개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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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대통령실 이전 호재로 서울 용산과 종로에 있는 아파트를 사들인 외지인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대통령실이 서울 종로구에서 용산구로 이전하자 양쪽 부동산 가격도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청와대와 가까운 한 아파트는 전용면적 124㎡ 직전 신고가가 17억7천만 원이었는데, 최근 호가는 19억 원대를 보이고 있다. 용산 대통령실 근처에 있는 아파트 전용면적 60㎡ 역시 신고가보다 호가가 2억 원 가까이 뛰었다. 가격 상승 전망이 시장에 반영되며 서울 아닌 곳에 거주하는 사람이 용산과 종로 아파트를 매수한 비중은 주택 거래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사진은 6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용산 아파트단지 모습. 2022.6.6/뉴스1


#강남에 집을 한 채 보유중인 A씨는 용산에 10억원대의 아파트를 구입하려다 포기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격 조정이 일부 있었지만 취득세가 여전히 부담되서다. 매매가가 10억원이라고 가정하면 취득세만 8000만원이 넘는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 중과제도 완화 제도안을 발표했지만 시행일이 여전히 불투명하다.

정부가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책을 내놨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거래량 회복에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 중과제도 완화다. 시장 회복을 위해서는 실수요 뿐 아니라 다주택자가 나서는 등 가수요가 따라줘야 하는데 취득세 부담이 여전히 한계로 작용한다.

1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1월부터 4월까지 용산구 아파트 거래건수는 총 10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2건)과 비교하면 6건(5.9%)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월별로 1월 13건, 2월 23건, 3월 39건, 4월 33건이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거래건수는 9642건으로 이 중 용산구 거래량은 1.1%에 불과하다.

비조정대상지역 속하는 마포구는 올 1월~4월 거래량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6.3%(182건) 늘었다.

송파구는 올 1월~4월 거래건수가 866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272건)에 비해 218% 늘었다. 서울 전체 기준으로 9%를 차지한다. 송파구와 용산구 모두 조정대상지역에 속하지만 전년대비 거래량 증감은 차이를 보였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사업부 팀장은 "송파구는 인구도 많고 아파트도 많아서 시장의 움직임을 가장 빠르게 받는 곳"이라면서 "다른 조정대상지역보다 철저하게 실수요 위주로 많이 움직이는 곳이라 구별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독 용산구의 거래량이 주춤한 이유는 다주택에 대한 취득세 중과 부담이 꼽힌다. 용산구는 실수요도 있지만 다주택자의 가수요도 적지 않은 곳으로 꼽힌다. 용산의 미래 가치를 감안한 수요가 적지 않은데 아직은 취득세 부담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한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을 피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 완화방안을 내놨다.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 세율을 8%에서 기본세율(1~3%)로 낮추는 것을 비롯해 3주택 이상 세율도 12%에서 6%로 절반 낮췄다. 법인 및 4주택자 이상도 12%에서 6%로 낮아졌다.

문제는 시행일이다. 정부는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 완화방안을 내놓으면서 잔금 지급일이 2022년 12월21일 이후인 경우 소급 적용키로 했지만, 국회에서 법률 개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야 이견으로 언제 처리될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용산구 효창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최근 매수 문의가 있는데 취득세가 낮아진 줄 알았다가 아직 법 개정 전이라고 안내하면 부정적으로 바뀐다"면서 "취득세 부담 때문에 망설이는 대기 수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병탁 팀장은 "일부 급매 물건이 나오더라도 취득세 비용을 생각하면 급매라는 생각을 안 하게 되는 것 같다"면서 "정부는 취득세 완화 소급 적용을 발표했지만 실제 법 개정이 이뤄져야 확실하기 때문에 지금은 장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거래량은 주춤하지만 매매가는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시계열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규제지역인 강남3구와 용산구는 전주대비 아파트 매매가격이 0.01~0.08% 상승했다. 용산구는 0.01% 올랐는데 아파트 매매가격이 오른 것은 지난해 6월 둘째 주(0.01%) 이후 약 1년 만이다. 저가 매물이 소진된 후 상승 거래가 발생한 영향으로 한국부동산원은 분석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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