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 2030까지 비명계 결집… 다시 불붙은 ‘이재명 퇴진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퇴진론’이 다시 끓어오르고 있다. 최근 돈 봉투 사태에 ‘김남국 코인 논란’까지 겹쳤는데도 이재명 대표의 ‘제 식구 감싸기’ 때문에 제때 대응하지 못해 위기를 더욱 키웠다는 불만이 표출되는 것이다. 당내에선 이 대표뿐 아니라 지도부 전원이 총사퇴하라는 주장까지 나온다. ‘이재명 체제로는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비이재명계 세력이 원내 현역 의원, 원외 2030 청년을 막론하고 급속도로 결집하는 모양새다.
비명계 조응천 의원은 1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남국 의원이 누구냐. 자타가 공인하는 이 대표의 최측근”이라며 “그런 사람이 비위에 연루돼 열흘 가까이 지났는데도 (지도부가) 제대로 맺고 끊는 게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중앙대 후배인 김 의원을 지난 대선 때 수행실장으로 기용했다. 원조 측근 그룹 ‘7인회’ 멤버이기도 한 김 의원에 대한 이 대표의 총애는 각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비명계 중진은 본지 통화에서 “김 의원이 이 대표의 윤리 감찰 지시 이틀 만에 탈당한 것은 누가 봐도 ‘짜고 친 탈당쇼’였다”며 “당대표 리더십이 살아있었다면 징계 절차를 공식적으로 개시했어야 했다”고 했다. 이 대표가 최측근 김 의원을 아낀 탓에 ‘징계 회피용 탈당은 제명 또는 향후 5년간 복당할 수 없다’는 당규를 적용할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사태 초반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김 의원 설명을 신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돈 봉투 사태엔 6일 만에 사과했던 이 대표가 김남국 코인 사태엔 9일 동안 시간을 끈 데는 이런 마음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보다 측근을 더 아끼는 대표는 안 된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결국 ‘이재명 지도부 전원 퇴진론’까지 분출하는 형국이다.
한 비명계 초선은 “쇄신의 모습을 보여주려면 지도부가 모두 물러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지난 14일 의원총회에선 설훈 의원 등이 이 대표 퇴진이나 재신임을 공개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의총 결의문에서 ‘김남국’이라는 이름이 아예 언급되지 않고, 국회 윤리특위 제소 내용이 빠진 점에 대해서도 ‘이 대표가 사사로운 정을 끊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한 중진은 “이 대표에게 선당후사, 멸사봉공의 자세가 결여돼 있다”고 했다.
이런 비명계 비판에 친명계는 “윤석열 정권의 무도한 폭주를 이렇게 성토해본 적 있었던가”(정청래 최고위원) “내부의 잘못만 현미경으로 들여다보지 말고 맑은 눈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잘못을 지적하라”(김용민 의원) “이재명 재신임? 본색을 드러낸다”(양이원영 의원) 같은 격한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당 관계자는 “당내 고질적 계파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며 “지난 2월 무더기 이탈표가 나왔던 ‘이재명 체포 동의안 사태’보다 균열이 심각하다”고 했다.
이른바 ‘개딸’ 등 이 대표 강성 지지층 역시 비명계를 향해 ‘그냥 당을 나가라’ ‘수박(민주당 내 보수)들을 처단하자’며 문자 폭탄 같은 공격을 퍼붓고 있다. 일부는 최근 김남국 의원을 비판하며 당 쇄신을 요구한 2030 청년들을 향해서도 ‘죽어버려라’ 같은 폭언을 난사한다.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공격을 당하는 청년 중 한 명은 ‘누구 하나가 죽어야만 끝날 것 같다’ 두려움에 바들바들 떤다”며 “이재명 대표는 김 의원을 비호하는 처럼회를 해체하고 극성 팬덤 정치를 확실하게 끊어내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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