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현진의 돈과 세상] [123] 아마존과 동성애
2017년작 영화 ‘원더우먼’의 주인공은 섬 처녀다. 그녀의 고향 파라다이스섬에는 여자들만 산다. 그 영화의 모티프는 그리스 신화다.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여자들만 사는 아마존 왕국의 여왕 펜테실레이아가 트로이 전쟁 때 그리스와 싸우다가 죽는다. 아킬레우스는 죽은 그녀가 너무 아름다워서 크게 슬퍼한다. 아마존은 ‘가슴이 없다’는 뜻이다. 그 이름처럼, 그 왕국의 전사 즉 아마조네스는 활과 창을 다루기 위해서 한쪽 가슴을 도려냈다.
스페인 탐험가 프란시스코 데 오레야나는 신화 속 아마조네스를 실제로 마주쳤다. 그가 오늘날의 브라질에 도착하여 열대우림을 발견하곤 그 숲을 가로질러 서쪽으로 전진했다. 마침내 안데스 산맥을 넘어 태평양까지 이르렀는데, 그 과정에서 숱한 위기를 겪었다. 그중 하나가 여자들만 사는 부락을 만나 주민들과 전투한 것이다. 신화인지, 현실인지 구별이 되지 않는 그 기이한 경험 때문에 그 부락이 있는 울창한 열대우림을 ‘아마존’이라 불렀다.
기원전 5세기경 그리스의 한 섬에는 결혼 전의 여자들만 모여서 공부하던 학교가 있었다. 그곳의 학생들은 한쪽 가슴만 있지 않았다. 정상적인 가슴을 가졌고, 남자를 적으로 삼지도 않았다. 하지만 남자들의 접근을 막고 젊은 여자들만 모여 지낸다는 풍문이 묘한 상상을 불러일으켰다. 그 섬 전체가 동성애 소굴이라고 소문났다. 그 학교는 오늘날 지중해 동쪽 레스보스 섬에 있었고, 그 섬 주민을 통틀어 ‘레즈비언’이라 불렀다.
동성애는 아주 오랫동안 정신병으로 분류되었다. 그 병이 전염된다고 믿은 나치는 동성애자를 색출했다. 영국은 조금 ‘인도적’이었다. 동성애자에게 강제로 호르몬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국가가 ‘치료’에 앞장섰다.
1980년대까지도 동성애는 치료해야 할 정신병으로 취급되었다. 1990년 5월 17일이 되어서야 세계보건기구(WHO)가 정신질환 목록에서 동성애를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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