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인상에… ‘효율 1등급’ 가전 마케팅 경쟁
“에너지 효율성을 강화한 프리미엄 김치냉장고 ‘비스포크 김치플러스’.”
삼성전자가 16일 올해 김치냉장고 신모델 70종을 출시하면서 가장 먼저 내세운 기능은 김치 맛보다 ‘에너지 절감’이었다. 삼성은 “신제품 가운데 40개 모델이 에너지 소비 효율 1등급을 획득했고, 1등급 최저 기준보다 에너지 효율이 약 10% 우수한 고효율 에너지 절감 모델도 있다”고 밝혔다.
이보다 일주일 앞서 김치냉장고 신제품을 내놓은 LG전자 역시 ‘에너지 효율 1등급’을 강조했다. LG전자는 “냉기(冷氣)를 만드는 냉동 사이클 효율을 극대화하고, 단열이 우수한 소재를 적용해 에너지 효율을 최대화했다”고 밝혔다.
16일부터 가정용 전기 요금이 전격 인상되며 소비자 부담이 커진 가운데, 가전 업체들은 일제히 ‘에너지 절감’에 몰두하고 있다. 성능은 기본이고, 에너지 효율까지 만족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전기 소비 줄이려, AI에 레이더까지 동원
현재 가전 업계에선 3대(大) 가전인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를 비롯해 공기청정기, 식기세척기, 청소기에 이르기까지 소비 전력을 최소화하려는 치열한 기술, 아이디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대목을 맞은 에어컨이 대표적이다. LG전자는 ‘한쪽 바람’이라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바람문의 왼쪽, 오른쪽 중 한 곳으로 찬 바람을 내보내는 기능으로 최대 냉방 모드 대비 최대 76%의 절전 효과가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또 최고급 제품엔 레이더 센서가 사람의 유무, 움직임을 감지해 알아서 절전 모드로 바꾸는 기능도 탑재했다. 캐리어에어컨도 에어컨 상단에선 장거리 바람을, 중·하단에선 양쪽 벽을 따라 흐르는 바람을 쏟아내는 AI 기술로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디 오퍼스’ 에어컨을 내놨다. 삼성전자도 신제품 에어컨의 열교환기 전열 면적을 2배로 늘리고, 실외기 팬(fan)을 더 크게 만들어 에너지 1등급보다 냉방 효율을 10% 높인 ‘에너지 특화 모델’을 만들었다.
냉장고는 가족들이 수시로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에너지를 낭비하기 쉬운 가전이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뭘 꺼내는 게 아니라, 단지 뭐가 있나 보려고 여는 경우가 70%에 달한다”고 했다. 삼성은 인공지능(AI)과 ‘내리막길에서 가속페달을 떼도 잘 달리는 자동차’와 같은 관성(慣性)을 접목했다. AI가 소비자 사용 패턴을 학습해 새로운 식품을 보관할 때는 가속페달을 세게 밟듯 냉각에 집중하고, 간단히 내부를 확인하려 열 때는 페달을 떼는 식으로 에너지 1등급 최저 기준보다 약 22% 적은 전력을 쓴다는 것이다.
SK매직은 지난 9일 출시한 광파 오븐 신제품의 대기 전력을 1W(와트) 미만으로 낮춰 ‘에너지 절약’ 인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보통 제품을 쓰지 않을 때도 시계 등 화면이 켜져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마저도 끌 수 있게 만들었다.
◇AI 가전 제어 앱 쓰면, 에너지 추가 절감
가전 업체들은 전기료를 최소화하려면, 반드시 ‘에너지 소비 효율 1등급’ 제품을 구입하고 이와 별개로 스마트폰에 AI 가전 제어 앱을 깔고 연동시키면 추가로 20%가량의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고 안내한다. 삼성전자 스마트싱스 앱의 ‘AI 절약 모드’ 혹은 LG전자 싱큐 앱의 ‘가전 에너지 모니터링’ 서비스를 활용하면 된다. 스마트폰 앱에 가전을 연동시키면 실시간 전기 사용량을 손쉽게 모니터링할 수 있다. 또 전력 사용량이 사전에 설정한 목표치를 초과할 것 같거나, 누진 구간에 진입하기 전 스스로 각종 가전을 절전 모드로 바꿔주는 기능도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AI 모드를 이용하면 월간 사용 전력량의 최대 21%까지 절감이 가능하다”며 “여름철을 앞두고 전기 요금 부담이 더욱 커진 만큼 각종 가전의 에너지 절감 기능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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