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균의 어반스케치] 유달동 로망스
경기일보 2023. 5. 17. 03:01
어쩌다 옛 상처가 새로워진다. 못 오는 임이면 이 마음도 보낼 것을.... ‘목포의 눈물’은 유달산에 올라가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이난영의 노래와 항구의 우수를 느끼게 하는 근대적 미학이 흐르기 때문이다. 아파트 일색인 수도권의 도시와는 다른 풍정은 나지막한 집들이 옹기종기 기대고 있는 이 도시의 내재율이요 힘이다.
구도심의 남도아리랑이라는 식당에서 홍어삼합에 애탕을 곁들였다. 물론 목포 막걸리 한잔도. 본고장에서 맛보는 정통음식들은 지역의 문화적 에너지를 모두 가져가는 느낌이다. 평화의 소녀상이 보이는 뒤로 근대역사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구 일본 영사관이 있다. 나는 이곳을 몇 번 봤지만, 뒤란에 방공호가 있는 줄은 몰랐다. 긴 굴속으로 들어서자 조선인들을 강제 동원해 파놓은 방공용 땅굴이 그대로 남아있어 소름이 돋았다.
거리에 내려서자 동양척식주식회사 건물과 적산가옥들이 즐비한 곳에 예쁜 현대적 카페들이 산뜻하게 들어왔다. 유달동의 로망스, 오늘은 수강생 이영에씨가 그렸다. 내성적이며 잔잔한 그녀는 퀼트, 프랑스자수, 뜨개질 등 수공예에 능하여 모두가 신사임당 같다고 칭찬한다. 그녀의 그림이 더욱 행복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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