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낭만닥터3’가 시즌1·2와 달라진 것…의사의 신념·가치 생각하게 해

2023. 5. 17.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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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금토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1과 2가 '괴짜 천재 의사' 김사부(한석규)와 열정 가득한 의사들의 환자 치료기라면 시즌3는 좀 달라졌다.

사람 살리는 것이 의사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하는 김사부와, 위험 부담을 안는 의사의 현실을 말하는 차진만의 가치관 충돌이 묵직한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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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 SBS 금토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1과 2가 ‘괴짜 천재 의사’ 김사부(한석규)와 열정 가득한 의사들의 환자 치료기라면 시즌3는 좀 달라졌다. 의사의 신념과 철학, 가치관에 대한 얘기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CS(흉부외과) 전문의 차진만 교수(이경영)가 돌담 외상센터장으로 부임했을 때만 해도 김사부와 선악대결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데 차진만 교수는 ‘빌런’이 아니었다.

두 의사는 가치관 싸움을 벌이며 다양한 화두를 던졌다. 13일 방송된 6회에서는 수술 중 사망 확률이 높은 중증외상 환자를 두고 김사부와 차진만이 대립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사람 살리는 것이 의사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하는 김사부와, 위험 부담을 안는 의사의 현실을 말하는 차진만의 가치관 충돌이 묵직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돌담병원엔 교통사고 환자로 배유림(지소영)이 실려왔다. 천식, 폐섬유증, 폐동맥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있는 배유림은 수술을 해도 살아날 확률이 1~20% 밖에 안되고, 테이블 데스 위험이 높은 환자였다. 서우진(안효섭)은 조금의 희망이라도 잡으며 수술을 하려했지만, 차진만은 희망이 없는 환자를 포기하라며 막아섰다.

이 소식을 듣고 온 김사부는 절망하는 보호자의 손을 잡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에 반대하는 차진만은 “네 눈엔 환자만 보이고 의사는 안보여?”라며, 수술이 잘못됐을 때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돌담병원 의사들의 기록을 말했다. 그중 대부분이 서우진이었다. 차진만은 “네가 아끼는 제자라면서, 왜 의사한테만 저런 리스크를 떠안게 하냐고”라며 분노했다. 김사부는 “그게 의사가 할 일이니까”라며 생명을 살리는 것이 의사의 소명임을 분명히 했다.

5회에서도 도의원이 자신의 고교생 아들을 죽게 만든 의사의 의료 사고 책임을 물었을 때 차진만이 나서 분위기를 반전시킨 적이 있다. 차진만은 “방치가 아니라 우선 순위에서 밀린 겁니다. 응급에서는 들어온 순서가 아니라 위급한 순서가 먼저라서요”라고 원칙을 말하면서, 더 위급했던 비서들의 상태는 묻지 않은 점, 공무 시간에 아들을 수행하다가 사고가 난 점 등을 질책했다. 그러면서 정인수(윤나무)와 의료진을 격려하며 센터장의 역할을 다했다.

현실적 인물인 차진만은 한석규의 ‘낭만’을 이해할 수 없다. 그러니 차진만의 말한마디는 김사부를 고뇌하게 한다. 김사부는 환자를 살리려는 자신의 확고한 신념이 제자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닐지 고민에 빠졌다. 히어로의 인간적 고민이 본격 시작됐다. 마치 마블의 아이언맨처럼.. 이 고뇌의 결론이 어떤 식으로 날지도 궁금하다.

물론 이 결론은 양자 택일의 문제도 아니며, 김사부의 방향전환도 아닐 것 같다. 김사부가 지금까지 추구해온 방식에 영향을 미칠 그 무엇이 이번 시즌의 장치를 통해 발현될지도 모른다.

두 의사의 충돌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의사의 가치와 입장에 대한 이야기다. 양 쪽 입장을 생각해가며 이해해볼만한 사안이다. 더구나 소아과 등을 지원하는 의사가 절대 부족한 지금, 의사와 환자들 간에 조성되는 치료환경에서 어떤 가치를 가져야 될지를 생각하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선악의 대결이 아니라 가치관의 대결이어서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3가 더 재밌고 의미가 있다는 반응들도 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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