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달’공정환 “쓰레기 같다는 반응이 짤로도 돌아다녀 고맙다”

2023. 5. 17.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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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종이달’의 최기현 캐릭터로 5주동안 욕 많이 먹었다. 시청자 분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힐링이 되셨다면 저도 좋고, 덕분에 배우로서 많은 분에게 각인돼 저도 좋다.”

배우 공정환(47)은 최근 종영한 ENA-지니TV드라마 ‘종이달‘(극본 노윤수, 연출 유종선·정원희)에서 명예와 사회적 성공이 목표인 최기현 역을 실감나게 연기해 욕받이가 됐다. 그 말은 캐릭터를 돋보이게 연기했다는 뜻이다.

그는 “아내가 제 연기에 대해 칭찬을 안해주는데, 이번에는 지인들로부터 나의 연기에 대해 잘 들었고, 재밌었다고 얘기해주더라”면서 “오픈톡 반응들을 검색해봤는데, ‘쓰레기 같다’는 반응이 많았다. 짤도 돌아다니니까 고맙다. 이번 연기로 향후 일이 좀 더 많이 들어오면 좋겠다”고 전했다.

‘종이달‘은 숨 막히는 일상을 살던 여자 유이화(김서형)가 은행 VIP 고객들의 돈을 횡령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는 서스펜스 드라마이다. 이화의 남편 최기현은 아내의 그런 일탈에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 기현은 자격지심과 열등감에, 승진과 출세에 눈이 먼 속물근성까지 있기 때문이다.

“기현은 부모님에게 돈과 욕망을 물러받아 잘 관리하고 와이프와 부사장에게도 보여주려고 한다. 거기에 멋진 인형이 필요하다. 나의 성공을 위해 이화는 존재해줘야 한다. 허망한 것을 좇는 가짜 행복이다.”

‘종이달‘은 가쿠다 미쓰요가 쓴 동명의 일본 소설이 원작이지만, 기현 캐릭터는 완전히 바뀌었다고 했다. 원작에서는 돈 좀 아끼는 기업의 부장이며 아내와 교류가 적은 정도의 캐릭터였지만, 한국 드라마에서는 자격지심으로 인해 이화를 다른 방식으로 사랑하게 된다.

“기현은 이화내 집안에서 일하던 운전사의 아들이고, 엄마는 서초동에서 보신탕집을 운영하는데, 이화의 집이 어려워지면서 빚을 대신 갚아주게 된다. 어릴 때부터 동경한 여자였는데, 이걸 사랑이라고 착각한다. 가지고 싶은데 못가지고, 콘트롤 하고 싶은데 안되니 문제가 터지게 된다.”

기현에 대해 새로운 설정들이 가미되면서 비중이 커졌다. 공정환은 이를 잘 활용해 캐릭터를 돋보이게 만들었다. 평소 콤플렉스라고 여겼던 주름살을 활용해 재미를 봤다.

“이마에 주름살이 유난히 많다. 이번에는 자유자재로 쓰며 했는데, 나름 주름도 못되게 보인다며 재미 아닌 재미를 준 것 같다.”

모델 출신인 공정환은 이번 드라마에 나온 옷이 모두 자신의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옷으로 멋을 내면서 캐릭터 성격을 강화해나간 것. 심지어 20년전 수트를 입기도 했는데, 옷값이 아까워 살이 안찌도록 운동을 열심히 해서 입었고, 그래도 작으면 약간의 수선도 했다.

공정환은 아내역인 김서형과의 연기를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호흡”이라고 표현했다.

“극중 서형 선배와 식사를 8~9번 정도 했다. 매번 다르게 표현하고 싶었다. 서형 선배님이 잘 받쳐줘 연기하기가 좋았다. 서형 선배는 나에게 밥을 차려주고 바라만 보고 있고, 나는 먹으면서 나쁜 말을 해야 하고, 폭력적으로 감정을 보여주는 게 쉽지 않았다.”

1994년 모델로 데뷔해 한때 가수로도 활동한 공정환은 2006년 드라마 ‘소울메이트’를 비롯해 ‘추노’ ‘아테나’ ‘빛과 그림자’ ‘불꽃속으로’ ‘신입사관 구해령’ ‘60일, 지정생존자’ 등 다양한 드라마에 출연했다. 어느때부턴가 공정환이라는 배우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의 장점은 악역과 선역, 현대물과 사극 등 양 극단이 모두 어울린다는 점이다.

“적당히 생겨 악역과 선역 다 가능하다. 근데 대다수가 약역이 들어온다. 악역은 대놓고 나빠지는 걸 상상할 수 있어 재밌다. 간혹 집에서 연습할 때 내 표정이 이상해지는 것 같다. 초등학생인 두 아이가 깜짝 놀랄 때가 있다. 와이프가 아빠 연기연습이라고 알려준다.”

공정환은 지난해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로 파라마운트+ 오리지널 ‘헤일로’에 출연하기도 했다. 70세까지 100편에 출연하는 게 목표다.

“배우로 가족 건사하는 걸로 만족한다. 제 얘기 써주는 기자와 인터뷰하는 것도 감사한 일이고, 최근 제 일을 도와주는 형님이 갑자기 돌아가셨다. 인생 별 거 아니더라. 아이들과 잘 살면 된다. 나는 열심히 일 잘하는 배우가 되고싶다.”

마지막으로 공정환은 “출연료는 아내에게 다주고 매달 용돈을 받아 쓴다”고 강조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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