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창업승계경영과 전문경영도입의 끝없는 평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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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오랜만에 연락이 온 모 일간지 산업부 기자로 근무하는 대학 후배가 단도직입적으로 내게 물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 산업과 기업의 구조화, 자본화, 전문화 측면에서 새로운 글로벌 공조화가 구축, 가속화하는 가운데 '창업승계경영'과 '전문경영도입' 중 어떤 경영체제가 더 유리하냐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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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오랜만에 연락이 온 모 일간지 산업부 기자로 근무하는 대학 후배가 단도직입적으로 내게 물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 산업과 기업의 구조화, 자본화, 전문화 측면에서 새로운 글로벌 공조화가 구축, 가속화하는 가운데 '창업승계경영'과 '전문경영도입' 중 어떤 경영체제가 더 유리하냐는 것이었다. 후배가 이러한 주제를 화두로 꺼낸 배경에는 최근 22일간 미국에 머물면서 동부의 바이오 클러스터와 서부 실리콘밸리 ICT 클러스터를 횡단하며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존슨앤드존슨, BMS, 바이오젠, 오가논 등 바이오·제약, 첨단 ICT, AI(인공지능), 차세대 모빌리티 산업을 주도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주요 경영진 20여명을 직접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회동이 있었다. 이 기간에 이재용 회장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단절된 글로벌 네트워크를 복원하고 글로벌 CEO들과 중장기 비전을 공유하면서 미래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협력방안을 함께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승계경영과 전문경영도입 중 어떤 경영체제가 더 효율적일지는 산업별 특성과 기업별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 일반화할 수 없지만 헬스케어 분야에 오랫동안 몸담은 필자는 본 주제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 헬스케어기업은 ①산업적 특성 ②태생적 한계 ③강력한 리더십이라는 3가지 측면에서 전문경영도입보다 창업승계경영이 '아직은' 좀 더 필요한 경영체제라 판단한다.
첫째, 산업적 특성이다. 헬스케어산업의 핵심은 혁신신약과 의료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국가 차원의 선도적 리드(Initiating-lead)다. 다른 산업과 달리 헬스케어는 인류의 생명과 건강이라는 원초적 본질을 기반으로 영위되기 때문에 국가간 규제와 지원이 남다르다. 이런 환경에서 오랜기간 산업생태계 구축은 물론 기술의 대규모 축적을 이룬 선진국 주요 글로벌 기업들 속에서 한국 기업이 생존하기 위한 경영전략과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장기간 투자가 필요하므로 3년, 혹은 6년이라는 기간제한이 있는 전문경영도입 방식은 한계가 있다.
둘째, 태생적 한계다. 시대를 리드할 글로벌 혁신신약을 위한 연구·개발에는 '돈으로 시간을 산다'는 말처럼 천문학적 투자와 시간이 필요하다. 글로벌 헬스케어기업들은 자체 자금확보는 물론 자금조달 측면에서 한국보다 절대우위에 있다. 반면 한국 기업이 신약을 개발하려면 끊임없는 자금조달이 필요하다. 금융시장에서 자금조달은 대부분 신주발행이며 이는 오너일가의 지분희석으로 인한 지분율 하락으로 이어진다. 이런 의사결정은 전문경영도입 체제의 전문경영인이 할 수 있는 차원이 아니다.
셋째, 강력한 리더십이다. 최근 한국 기업들도 신약개발에 대한 위험부담을 줄이고자 오픈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을 도입, 신약개발 밸류체인(value chain)을 세분화하지만 여전히 하나의 프로젝트(Pipeline)가 기업의 생존을 결정하기도 한다. 환경급변, 경쟁격화, 실패위험 등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를 위해서는 투자자 등 외부고객은 물론 임직원 등 내부고객도 비전을 공유하고 추진의 정당성을 피력해야 한다. 이 또한 창업승계경영 체제를 바탕으로 한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피력해야 한다.
창업승계경영과 전문경영도입 중 어느 경영체제가 더 유리한지는 해묵은 논쟁이다. 객관적 자료와 근거를 바탕으로 한 합리적 이성주의 경영이 필요한 산업은 분명 최고 인재를 영입한 전문경영도입이 효율적일 것이다. 하지만 인류의 생명과 건강이라는 꿈을 좇는 분야라면, 특히 한국 기업이라면 열정과 사명감을 바탕으로 한 감성주의 경영이 아직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현욱 현앤파트너스코리아 대표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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