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병’ 자카르타에 일격 당한 대한항공, A조 2위로 8강 리그 진출
대한항공은 16일(현지시간) 바레인 마나마에 있는 이사(ISA) 스포츠 시티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조별예선 A조 3차전에서 인도네시아 리그 준우승팀 자카르타 바양카라 프레시시에 1-3(28-30 17-25 25-22 21-25)으로 졌다.
1,2차전을 3-0 완승으로 마무리했던 대한항공은 이날 경기로 대회 첫 패배를 경험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2승1패 승점 6으로 자카르타(승점 7)에 조 1위 자리를 내줬다.
조 2위로 8강에 오른 대한항공은 오는 18일 일본 산토리 선버즈와 8강 조별리그 E조 첫 경기를 치른다. 이날 패배로 1패를 안고 8강 조별리그에 오르게 된 대한항공은 산토리전을 반드시 이겨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1세트 초반 대한항공은 자카르타의 조직력에 당황하며 끌려갔다. 자카르타는 대한항공의 공격을 연이어 걷어올리는 등 당초 A조에서 대한항공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꼽혔던 바레인의 알 아흘리에 비해 한 수 위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중국 국가대표팀 수석 코치를 지낸 지앙 지에 감독이 이끄는 자카르타의 서브와 속공, 블로킹은 수준급이었다.
세트 막판까지 시소게임이 이어졌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미들 블로커 한 자리에 김민재를 빼고 이번 대회 처음으로 조재영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28-28 듀스에서 정지석의 서브가 네트에 걸렸다. 이어 자카르타의 이란 출신 아웃사이드히터 마나비네자드의 오픈 공격이 성공하면서 1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세트를 내준 대한항공은 2세트 들어서도 자카르타 에이스 파르한 할림에게 거듭 점수를 허용하며 끌려갔다. 최근 두 시즌 연속 인도네시아리그 서브왕을 차지한 파르한은 강력한 서브와 타점 높은 오픈 공격을 앞세워 대한항공을 위협했다. 한국 V리그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에서 뛰고 인도네시아리그로 넘어갔던 다우디 오켈로도 득점에 가세했다. 7점 차까지 뒤처졌던 대한항공은 리시브와 서브에서 연이어 범실을 하며 18-25로 2세트까지 내줬다.
응원에 힘입은 정지석이 21-21에서 결정적인 서브 득점을 올렸고 이어진 서브로 자카르타의 리시브를 흔들며 넘어온 공을 이준의 퀵오픈이 내리 꽂히며 승기를 잡았다. 24-22에서 이준의 퀵오픈 공격이 또 한번 성공하며 대한항공은 3세트를 가져왔다.
4세트도 바레인과 한국 교민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 펼쳐졌다. 바레인 관중은 자카르타 서브 때마다 악기와 음향기기를 동원해 방해했다. 인도네시아 관중들의 기세가 꺾였지만, 경기 내용에서는 대한항공이 끌려갔다.
3연전의 여파였을까. 대한항공 선수들의 몸놀림은 앞선 두 경기와는 달랐다. 반면 자카르타의 에이스 파르한은 서브와 백어택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파르한은 17-14로 앞선 상황에서 손현종의 공격을 블로킹하며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파르한의 활약에 기가 눌린 대한항공은 결국 21-25로 졌다.
이 경기에 앞서 드미트리 무셜스키(러시아)가 이끄는 산토리 선버즈(일본)는 카이필 스포츠클럽(예멘)을 3-0으로 일축하고 C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산토리는 대한항공과 8강 E조에서 만난다.
아시아 최고 세터 중 하나인 사에드 마루프가 소속된 샤흐다브 야즈드(이란)는 타이중은행(대만)을 3-0으로 완파하고 B조 1위로 8강 F조에 진출했다. 패한 타이중은행은 B조 3위가 확정돼 8강에서 탈락했다. 타이중은행 사령탑은 2014~2016년 북한 4·25배구단을 지휘했던 세르비아 출신 브라니슬라브 모로 감독이다.
아시아쿼터로 OK금융그룹 합류를 앞둔 바야르사이한(몽골)이 뛰는 바양콩고르(몽골)는 다이아몬드 푸드 파인 세프 에어포스(태국)를 3-0으로 누르고 C조 2위로 8강에 올랐다. 바양콩고르는 8강 E조에서 대한항공과도 맞대결을 펼친다.
마나마(바레인)=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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