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사이 '두 배'된 덩치 …엔터주가 달라졌다
시총도 1년 사이 2조원에서 '4조원' 돌파
와이지엔터도 상장 후 첫 8만원 넘어서
성장성 모멘텀에 2차전지 이후 증시 주도 기대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2차전지에 이어 엔터주가 증시를 책임질까. K-콘텐츠의 인기와 중국 봉쇄 해제 바람을 타고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시장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엔터주가 ‘리오프닝(경기재개)’ 주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성장 영역에 진입한 하나의 산업 카테고리라며 재평가를 내리고 있다.
1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JYP Ent.(035900)(JYP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1만9900원(20.84%) 오른 11만5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 이후 최고가로 이날 시가총액 4조원을 넘어서며 4조964억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시가총액은 2조원대였지만, 일 년 만에 2배 커진 것이다. 코스닥 내 시가총액 상위 순위도 1년 전 17위에서 현재 6위로 올라섰다. JYP엔터는 올 들어서만 70.20% 상승하며 같은 기간 코스닥의 상승세(20.23%)를 압도하고 있다.
이날 JYP엔터는 1분기 호실적을 바탕으로 급등했다. 전날 JYP엔터는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19.1% 증가한 420억원이라고 공시했다.시장 예상치(271억원)를 55.0% 웃도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4.1% 늘어난 1180억원으로 집계됐다. 스트레이키즈가 월드 투어를 18회를 성공시키며 콘서트 실적을 견인했고, 음반은 트와이스와 엔믹스의 컴백으로 약 300만장이 판매됐다.
게다가 이달 미국 걸그룹 A2K의 프로모션 콘텐츠 공개를 앞두고 서구권 시장에서 기대도 커지고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K팝의 미국향 음반·음원 수출 및 미국 내 공연 모객 수는 각각 미국 시장의 1%, 3% 수준에 불과해 상승 잠재력은 매우 크다”라면서 “현지화 아이돌 시장이 연착륙하면 국내 엔터사들의 미국 점유율은 음반은 최대 4~5%, 공연은 최대 7~8%까지 가파른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이 구조적 성장이 이어질 것이란 기대 속에 증권가도 목표가를 높였다. 메리츠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9만5000원에서 12만원으로 상향했다. 하나증권도 기존 9만1000원에서 13만원으로, 키움증권도 8만3500원에서 12만원으로 목표가를 올려잡았다. 현대차증권(6만6000→11만원), 유진투자증권(9만8000→12만5000원), NH투자증권(11만→14만원), 교보증권(11만→12만6000원), 삼성증권(9만2000→12만8000원), 한화투자증권(11만5000→13만5000원)도 기대치를 높였다.
JYP엔터 뿐만 아니라 이날 하이브(352820)와 에스엠(041510),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도 각각 1.97%, 6.54%, 9.40% 씩 상승했다. 특히 와이지엔터 역시 이날 상장 이후 처음으로 8만원(종가 기준)을 뚫으며 8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에스엠은 1분기 경영권 분쟁 상황으로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소폭 밑돌았지만 하이브와 와이지엔터는 모두 기대치를 넘어서는 1분기 영업이익을 낸 바 있다.
증권가는 공연이 본격 재개되면서 K팝 아티스트들의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고, 4세대 아이돌 그룹들의 세대교체도 성공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K팝의 시장도 점점 넓어지고 있다. JYP엔터 뿐만 아니라 하이브도 미국 대형 레이블 기업인 게펜 레코드와 손을 잡고 하반기 미국 걸그룹 론칭을 앞두고 있다.
특히 과거 한국 증시를 이끌던 수출 업종들이 글로벌 경기 둔화나 변동성 확대 속에 뚜렷한 성장성을 보이지 못하는 만큼, 엔터업종이 증시에서 더욱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에 2차전지를 뒤이어 증시를 주도하는 업종이 될 것이란 기대다.
지인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제는 무형자산 기술을 수출하는 시대”라며 “한국 엔터사만이 가진 유일무이한 아티스트 트레이닝 시스템에 체계적인 팬덤관리, 굿즈와 플랫폼을 활용한 2차 수익 등에 글로벌 대형 레이블의 유통경쟁력과 마케팅 기술이 결합되는 구간인 만큼 모멘텀은 최소 연말까지 확실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인경 (5to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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