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회의장, 미국서 무기 지원 논의에…중국 “죽음의 길” 경고

전혼잎 2023. 5. 16.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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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입법원장(국회의장)이 미국 국회의사당을 방문해 의원들과 대만에 대한 5억 달러(약 6,600억 원)의 무기지원 계획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유시쿤 대만 입법원장이 이날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무기 지원 계획을 논의했다고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관영 매체를 통해 미국의 무기 지원 계획이 대만을 '화약고'로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던 중국은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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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쿤 입법원장 미 하원 방문해
대만에 5억 달러 무기 지원 논의
11일 미국 워싱턴 DC의 국회 의사당 풍경. 워싱턴DC=AFP 연합뉴스

대만의 입법원장(국회의장)이 미국 국회의사당을 방문해 의원들과 대만에 대한 5억 달러(약 6,600억 원)의 무기지원 계획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미국에 항의하는 동시에 “미국이나 무력에 의지해 독립을 도모하려는 것은 ‘죽음의 길’”이라고 대만에 경고장을 날렸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유시쿤 대만 입법원장이 이날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무기 지원 계획을 논의했다고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유 입법원장이 누구를 만났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간 미 하원의 미·중 전략경쟁특위가 대만에 대한 무기 지원을 논의해온 만큼 유 입법원장은 해당 특위 소속 의원들과 회동했을 가능성이 높다. 유 입법원장은 또 이날 오전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의 사무실을 떠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지만, 매카시 의장은 “개인적으로 만난 적 없다”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유시쿤(가운데) 대만 입법원장이 지난달 타이베이 의회에서 대만을 방문한 마이클 매콜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 등과 기자회견을 갖고 발언하고 있다. 타이베이=로이터 연합뉴스

2020년 2월 입법원장 자리에 오른 유시쿤은 대만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 창립 멤버로 중국으로부터 ‘대만 독립분자’로 지목된 인물이기도 하다. 2002∼2005년에는 행정원장(총리), 2006∼2007년 민진당 주석을 지냈다.


‘중국 무력 압박’에… 미국, 대만에 무기 지원

지난달 대만을 방문한 마이클 매콜(왼쪽)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위원장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오찬을 갖고 있다. 타이베이=AP 연합뉴스

현재 대만은 미국에 조속한 무기 인도를 요청하고 있다. 중국이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과 지난달 초 차이잉원 총통과 매카시 미 하원의장 회동을 빌미로 사실상 대만 침공을 염두에 둔 강도 높은 군사훈련을 벌이는 데 따른 대응 성격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에 의회 승인 없이 무기를 대만에 이양하기 위해 대통령 집행 권한(PDA) 발동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궈정 대만 국방부장은 지난 1월부터 양국 간에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고 앞서 밝혔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갤러거 미·중 전략경쟁특위 위원장은 최근 성명을 통해 “중국의 잠재적인 침공을 막기 위해 대만을 완전 무장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미국은 대만과 약속한 무기 지원을 조속히 이행해야 한다”면서 “이외에도 양국 간 합동 군사훈련을 진행하는 등 대비 태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잘못된 행동…결연히 반대”

지난해 5월 중국 베이징의 공산당 역사박물관 내부에서 중국 공산당 깃발이 보인다. 베이징=AP 연합뉴스

관영 매체를 통해 미국의 무기 지원 계획이 대만을 ‘화약고’로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던 중국은 반발했다. 탄커페이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위챗에서 “미국은 민진당 당국과의 군사 연계를 끊임없이 강화하며 중미 관계의 근간을 흔들고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고 있다”며 “이것은 매우 잘못되고 위험한 행동”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강한 불만과 함께 결연히 반대한다. 이미 미국 측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탄 대변인은 또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 핵심이며 중미 관계의 첫 번째 넘을 수 없는 레드라인”이라며 “미국에 의지해 독립을 도모하거나 무력으로 독립을 도모하려는 것은 죽음의 길이라는 것을 민진당 당국과 대만 독립 분열 세력에 엄숙히 알린다”고 강조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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