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시장선거에 반려견 출마 ‘눈길’

7살배기 러시아 구조견 ‘몰리’
10대 소년도… 경쟁률 102대 1

다음달 26일로 예정된 캐나다 토론토 시장 보궐선거에 반려견과 10대 소년까지 출마하면서 경쟁률이 무려 102대 1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캐나다 CTV방송 등이 15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는 2014년 지방선거 당시 65명을 깬 최다 입후보 기록이다.

이번 보궐선거는 존 토리 전 시장이 30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3연임에 성공한 지 불과 4개월 만인 지난 2월 전직 직원과 혼외관계를 가진 사실을 시인하고 물러남에 따라 치러지게 됐다.

시의 대중교통 체계, 생활비 위기, 주거 문제 등이 주요 쟁점인 이번 선거에는 전·현직 시의원, 전직 경찰서장 등 말고도 7살배기 러시아 구조견 몰리(사진)와 12학년생(한국의 고교 3년생) 메이어 스트라우스가 출마해 눈길을 끈다.

지난 12일 마감시한을 1분 남기고 후보 등록을 하면서 자신을 몰리의 대리인이라고 밝힌 토비 힙스는 “방에 동물이 있으면 사람들이 더 인간적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아마 알고 있을 것”이라며 몰리가 당선되면 시의회에서 더 많은 “문명화된 담론”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힙스는 몰리의 가장 큰 걱정은 토론토시가 겨울에 도로에 소금을 너무 많이 뿌려 발을 다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스트라우스는 “대마초 냄새, 노동, 거리의 설교자, 불편한 벤치” 등에 선거운동의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했다.

토론토 시장 선거는 25명의 추천서, 수수료 200캐나다달러(약 20만원)만 있으면 토론토 거주자 누구나 출마할 수 있는 데다 도시의 변화에 대한 갈망이 큰 것이 후보 난립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토론토 메트로폴리탄대에서 민주적 참여 프로그램을 이끄는 존 비베는 캐나다 CBC방송에 “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면서도 “다수의 후보가 ‘진짜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좋지만, 후보가 너무 난립하면 유권자들이 정보에 입각한 선택을 하기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유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