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m 2루타가 동료들을 깨웠다. 돌아온 4번타자, 절뚝이면서도 3안타-2타점 투혼. "나에게도 장타가 필요했다."[잠실 인터뷰]

권인하 2023. 5. 16.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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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리 126m짜리 2루타.

가운데 펜스 끝을 맞고 떨어진 타구 하나가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선두타자로 나온 박병호는 좌익선상 2루타를 때렸다.

자신의 2타점 2루타에 대해선 "우리가 점수가 필요했고, 그 점수를 떠나 나에게도 장타가 필요했었다"면서 "따라갈 수 있는 점수가 됐고, 뒤에 문상철 선수의 홈런이 큰 역할을 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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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KBO리그 LG트윈스와 kt위즈의 경기가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KT 박병호가 3회초 1사 1,3루에서 2타점 2루타를 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5.16/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비거리 126m짜리 2루타. 가운데 펜스 끝을 맞고 떨어진 타구 하나가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중심타자는 팀 타선에 큰 영향을 끼치기에 중심이라는 말을 듣는다.

KT 위즈의 중심인 박병호가 터지자 팀 타선이 불타올랐다.

박병호는 16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서 부상 복귀 후 처음으로 4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박병호의 활약에 팀 타선이 덩달아 터지며 12대7의 승리를 거두고 2연패 탈출과 함께 마지막으로 10승 고지를 밟았다.

박병호는 지난달 29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서 허벅지 근육을 다쳤다. 다행히 빠르게 회복해 12일 1군에 다시 올라왔지만 14일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3경기에 모두 대타로만 나왔다. 완벽하게 회복된 것이 아니라 타격은 가능하지만 주루 플레이가 쉽지 않았기 때문.

이날도 역시 박병호는 타격을 한 뒤에 전력질주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2루타 2개를 때리는 등 3안타로 좋은 타격으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1회초 2사 3루서 삼진을 당했던 박병호는 1-4로 뒤진 3회초 1사 1,2루서 가운데 담장으로 날아가는 큼지막한 2루타를 쳤다. 담장위 철망에 맞고 떨어져 비디오판독 끝에 2루타로 인정. 3-4로 쫓아갔고, 곧이어 문상철의 좌월 역전 투런포가 터져 5-4로 역전하며 경기 흐름을 완전히 돌렸다.

박병호의 안타는 5회초에도 빅이닝을 만들었다. 5-5 동점이던 5회초 1사 1루서 박병호가 상대 두번째 투수 김진성을 상대로 좌전안타를 때려 냈고, 이후 볼넷과 패스트볼, 박경수의 싹쓸이 2루타 등으로 대거 4점을 뽑아 9-5로 리드를 잡았다.

7회초에도 2루타로 득점 찬스를 만들었다. 선두타자로 나온 박병호는 좌익선상 2루타를 때렸다. 전력질주를 할 수 없었지만 2루까지 달려서 안착. 대주자 정준영으로 교체됐고, 정준영이 장성우의 우중간 안타 때 홈을 밟아 득점을 했다.

2023 KBO리그 LG트윈스와 kt위즈의 경기가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KT 박병호가 3회초 1사 1,3루에서 2타점 2루타를 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5.16/

박병호는 경기 후 "1회초 찬스에서 득점을 못했고, 1회말 4점을 주면서 분위기가 침체됐던건 사실이다"라며 "다행히 3회초에 점수가 나고 문상철의 역전 투런 홈런이 터졌는데 중요한 홈런이어서 분위기상 팀에 에어지를 줄 수 있는 홈런이었던 것 같다"라며 문상철의 홈런이 이날의 키 포인트라고 했다.

자신의 2타점 2루타에 대해선 "우리가 점수가 필요했고, 그 점수를 떠나 나에게도 장타가 필요했었다"면서 "따라갈 수 있는 점수가 됐고, 뒤에 문상철 선수의 홈런이 큰 역할을 했다"라고 말했다.

달리기는 쉽지 않지만 타격에는 문제가 없다. 박병호는 "타격할 때는 문제가 없어서 다행이다. 그래서 지명타자로 나갈 수 있었다"면서 "그동안 나를 포함해 중심 타자들이 역할을 잘 못했다. 앞으로 중심타자들이 잘해주고 다른 타자들도 고른 활약을 해줘야 점수가 난다. 그래서 오늘 경기가 긍정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이날 주 권 전용주 장준원 등 부상 선수 3명이 1군에 올라왔다. 조금씩 빈자리가 채워지는 상황. 박병호는 "우리의 유일한 핑계가 부상선수들이 많다는 것이다"라면서 "그래도 부상선수들의 빈자리를 누가 기회를 받아서 성공시키느냐도 중요하다. 지금 있는 선수들이 오늘을 계기로 고른 활약을 하고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면 지금은 처져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될 것이다. 나 또한 준비를 잘해야 된다"라고 꼴찌 탈출의 의지를 밝혔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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