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면, 버리는 지면인가 또다른 종합면인가
전담 조직 사라지는 추세지만
조선 등 지면 강화 움직임 눈길
신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지면인 인물면. 머리 아파지는 정치 기사, 사건·사고 소식 위주인 지면을 넘기다 인물면에 담긴 사람 냄새 폴폴 나는 기사를 읽다보면 잃어버린 인류애(?)를 다시 발견할 때도 종종 있을 것이다. 신문사들은 ‘사람과 사람’(경향신문), ‘People&Story’(조선일보) ‘투데이’(중앙일보), ‘사람&이슈’(서울경제) 등의 명칭으로 각자가 주목한 사람에 대한 인터뷰와 화제의 인물, 인사·부고 등의 간단한 소식 등을 이 지면에 싣고 있다.
그런데 인물면에 실리는 기사를 담당하는 전담 부서가 없어지고 있는 추세다. 보통 여론독자부, 오피니언부 소속 기자들이 기사를 생산해왔는데 문화부, 전국부 등에서 인물면을 맡게 되거나 아예 담당 부서 없이 각 부서마다 기자들이 발제한 기사들로 면을 채우는 경우도 있다. 기자 인력 운용 방식, 지면에 구애 받지 않는 일환의 조직개편 등 여러 판단에서 나온 결과인데 이런 변화로 고충을 겪은 기자들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기자협회보가 12개 일간지를 대상으로 인물면 담당 부서 현황을 파악한 결과 9개 종합일간지 중 동아일보(오피니언팀), 세계일보(오피니언팀), 중앙일보(투데이·피플팀, 온라인 콘텐츠 생산 중심), 한겨레(오피니언부 산하 인물담당) 정도가 전담 부서를 운영하고 있다.
경향신문은 전국사회부, 조선일보·한국일보는 문화부에서 인물면을 담당하고 있는데 국민일보, 서울신문은 별도의 조직 없이 각 부서마다 기자들이 인물면용 기사 아이템을 발제하면 편집회의에서 지면을 구성하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반면 매일경제(오피니언부), 서울경제(여론독자부), 한국경제(오피니언부) 등 3개 경제지 모두 인물면 전담 조직을 꾸리고 있었다.
인물면 전담 부서가 있다고 해서 인력이 많이 배치된 건 아니다. 평균 2~3명의 기자로 구성돼있는데 오피니언면 필진 섭외·관리 업무도 동시에 하면서 매일 인물면을 메우기엔 어려운 상황인 터라 타 부서의 인터뷰 기사로 채워지는 일도 일반적이다. 한국경제가 5명으로 그나마 오피니언팀 인원이 가장 많았고, 세계일보는 기자 한명이 오피니언팀을 이끌고 있는 상황이다.
인물면 전담 부서를 없앤 신문사들의 사정은 제각각이다. 경향신문은 2~3년 전 논설위원실이 오피니언면 관리를 맡게 되면서 여론독자부를 폐지, 전국사회부에서 인물면을 담당하도록 했다. 박재현 경향신문 신문국장은 “논설위원실에서 오피니언면을 맡으면서 인물만 따로 챙기는 사람이 한 명 정도가 남게 된 건데 팀으로 따로 하기엔 조금 애매해진 상황이었다”며 “그동안 인물 기사를 전국부에서 많이 써왔기 때문에 전국부장의 컨트롤을 받으면서 움직이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일보 인물면은 여러 부서를 전전하는 신세다. 한 때 부원이 5명까지 있었던 한국일보 여론독자부는 한두명 정도로 인력이 계속 줄어들다 지난 2020년 당시 뉴스룸국장이 기획·프로젝트 부서를 여러 개 신설하는 조직개편의 영향으로 없어졌다. 대신 지역사회부가 인물면을 맡게 됐는데 지난해 새 뉴스룸국장이 취임한 이후부턴 문화부 기자들이 인물 기사를 담당한다.
조선일보의 경우 지난 3월 인사에서 여론독자부장이 문화부장으로 발령받으면서 기존 인물면 업무를 그대로 가져온 사례다. 오피니언면을 담당하는 여론독자부는 그대로 운영된다. 이한수 조선일보 문화부장은 “피플면은 문화부에서 담당하지만 문화부 것만이 아닌 일종의 종합면으로, 각 부서의 인물 기사를 취합해 관리한다”며 “타사와는 달리 버리는 지면이 아니다. 이슈를 매의 눈으로 살펴보며 피플면을 더 강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인물 기사가 비교적 가독성 높고, 신문에선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콘텐츠 질을 높이기 위해 별도 조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종합일간지 기자는 “인물면이 신문에선 중요하다며 없애지 못하는 게 현실인데 타 부서에서 맡게 되며 사실상 제대로 다루지도 못하는 구조”라며 “다른 분야를 맡고 있는 특정 부서가 인물면을 맡게 되면 기사에 해당 부서의 성격이 많이 드러날 수밖에 없고 기자들도 업무에 많은 부담을 느낀다. 단독으로 부서가 있는 신문사와 질적으로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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