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터지자 15안타가 터졌다···KT 4번 타자의 완벽한 복귀[스경xMVP]
박병호(37·KT)는 지난 4월29일 삼성전에서 있는 힘을 다해 1루로 달렸다. 2-2로 맞선 2사 1·2루, 7연패 중이던 팀을 끌어내기 위해 안타를 치고 전력으로 질주하다 허벅지 근육을 다쳤다.
다행히 아주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열흘 넘게 뛰지 못했고 KT는 당시 9연패까지 했다. 부상병동에서 4번 타자 박병호까지 이탈한 것은 치명적이었다. 박병호가 지난 10일 엔트리에 복귀한 뒤에도 KT는 다시 6연패까지 놓였다.
돌아온 뒤 대타로만 나서던 박병호가 16일 잠실 LG전에서 복귀 뒤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다. 4번 지명타자로 나선 박병호는 3안타를 터뜨리며 KT의 12-7 승리를 이끌었다.
1회말 내야 실책이 빌미가 돼 4점을 내주고 출발한 KT는 3회초 추격하고 역전했다. LG 선발 김윤식 상대로 1사 1·2루에서 3번 조용호가 우전 적시타를 쳐 1점을 뽑은 뒤, 박병호의 2타점 2루타가 결정적이었다. 박병호는 김윤식의 4구째 직구를 받아쳐 대형 2루타를 우중간 펜스 앞으로 떨어뜨리며 1·3루 주자를 모두 불러들였다. 박병호에게 맞고 흔들린 김윤식은 바로 다음 타자 문상철에게 2구째 슬라이더에 좌월 홈런을 내줘 4-5 역전을 허용했다. 투구 수 45개를 기록하고 3이닝 만에 강판됐다.
KT는 5-5 동점이던 5회초에도 4득점을 몰아쳐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역시 박병호가 시작했다. 1사 1루에서 초구에 좌전안타를 때려 1·2루 기회를 만들며 LG 불펜 김진성을 몰아세웠다. 문상철이 볼넷을 얻어 만루를 채웠고 LG 포수 김기연의 패스트볼로 3루주자가 득점, 균형을 깬 뒤 2사 만루에서 8번 박경수가 정우영에게서 싹쓸이 2루타를 뽑아내 9-5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박병호는 선두타자로 나선 7회초에도 2루타를 치고나가 장성우의 적시타로 득점하면서 이날 4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4번 박병호가 터지자 KT 타선도 15안타로 폭발하며 홈런 4개를 쏟아낸 팀 타격 1위 LG를 상대로 대승을 거뒀다. KT가 두자릿수 득점을 올린 것은 11-4로 승리했던 2일 SSG전 이후 2주일 만에 처음이다.
박병호는 아직 100% 힘껏 달릴 수가 없다. 당분간 수비를 하지 못해 지명타자로 나가며 외야로 타구를 날린 뒤에는 외야수의 수비 움직임을 보며 주루 판단을 해야 한다. 그러나 “타격하는 자체에는 아무 지장이 없다”며 “중심타선에서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우리 팀 연패 기간, 치는 타자들만 쳤다. 나 역시 부상으로 빠져 있는 상태에서 미안한 마음을 많이 가졌다. 오늘을 계기로 팀 분위기가 올라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KT는 10개 구단 중 가장 늦었지만 10승을 신고했고, KT 선발 웨스 벤자민은 6이닝 5안타 7삼진 5실점(1자책)으로 시즌 4승째를 수확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선발 벤자민이 초반 빅이닝 허용했지만 이후 안정을 찾으면 자기 역할을 다했다. 이어 나온 불펜 투수들도 최소 실점으로 잘 막아줬다”며 “베테랑들이 공격을 이끌며 상하위 타선에서 집중력을 보여줬다. 특히 부상에서 돌아온 박병호와 장준원, 투수 전용주 등이 좋은 모습을 보여 향후 팀 전력에 보탬이 될 것 같다. 선수들 모두 수고 많았다”고 말했다.
잠실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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